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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후쿠오카의 명동 - 텐진

by 깜쌤 2008. 5. 13.

 

 일본도시 건축은 세계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유럽의 도시들이 중세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면(물론 예외도 많이 있다) 일본의 도시들은 첨단을 달린다는 느낌이 들었다.

 

 

 

 

 도시 속에서 건물 사이로 물길을 낸다는 것은 멋진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 면에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신시가지 구성에 대해 생각해볼수록 아쉬운 마음이 그득하다.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한백년 뒤에는 새로운 명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지만 앞을 내다 볼줄 모르는 근시안적인 처사에는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질릴 뿐이다.

 

 

 

 

 그날따라 어린이들이 가득가득했다. 건물 안 매장마다 아이들 데리고 있는 부모들이 길게 줄을 섰는데 혼잡스럽지가 않았다. 일본인 특유의 질서의식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 때문이리라.

 

 

 

 

캐널시티! 한번은 방문해볼 만한 장소이다.

 

 

 

 

 캐널시티를 빠져나온 P형님과 나는 이제 텐진(天神)지구를 행해 걸었다. 텐진으로 말하자면 후쿠오카의 명동거리쯤이 될 것이다.

 

 

 

 

 캐널시티와 텐진 지구 사이에는 나카가와 하천이 흐른다. 우린 지금 나카가와 하천 가를 따라 걷는 중이다.

 

 

 

 

 후쿠오카 시내의 일부 지역에서는 100엔만 주면 시내 중심부만 한바퀴 돌아가는 버스에 오를 수 있다. 그 버스는 하카타 역과 캐널시티 부근과 텐진 지역사이를 돈다. 하지만 우린 걷는다. 시간도 널널하겠다 싶어 그냥 하염없이 걸어보는 것이다.

 

 

 

 

 예전 이부근에 어시장이 있었던 모양이다.

 

 

 

 

 나카가와 강변을 따라서는 포장마차들이 줄지어 서 있었지만 별로 들어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우리가 방문한 시간에는 이제 슬슬 저녁 장사 준비를 하는 중이기도 했지만 포장마차 주인들이 모두 젊은이들 같아서 신뢰가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젊은이들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괜히 들뜬 그런 분위기가 싫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다.

 

 

 

 

 텐진지구에는 고급 백화점들이 즐비하다. 대형 건물들의 매장 속에는 세계적인 명품들이 수두룩했다. 길거리 건물 가운데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 위한 갖가지 아이디어가 반짝거렸다. 이 집은 오토바이 가게다. 물론 스쿠터도 판다.

 

 

 

 

 니시테츠(西鐵 서철)철도회사의 종착역 건물이 자리잡은 곳 부근에는 일류백화점과 쇼핑몰이 가득했다. 우리가 둘러본 백화점 최고 꼭대기층에는 유명화가의 전람회가 개최되고 있었는데 지금 보는 이 작품은 약 3000만원 정도의 가격이 매겨져 있었다.

 

이 화가는 주로 프랑스에서 활동한 것 같았는데 스페인과 프랑스 남부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려온 것 같았다. 나는 이 분의 작품에서 화가 마티스를 떠올렸다.  

 

 

 

 

 이 할머니가 쓴 책은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일본을 방문할 계획인 모양이다. 그러길래 한 장면 찍어보았다. 갑자기 그녀가 쓴 책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아내에게 물어보아야 했다.

 

"타샤의 정원"

 

그렇다. 그녀가 쓴 책 제목이 바로 <타샤의 정원 Tasha Tudor's Garden>이다. 그녀는 동화작가이다. 작가이며 화가이고 정원가꾸기의 전문가이기도 하단다. <비밀의 정원>이라는 책의 삽화를 그린 분이기도 하다. 야생화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 자신이므로 그녀가 들어간 광고판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말이 났으니까 하는 말인데 나는 타샤처럼 살고 싶다. 정원을 가꾸고 허브차를 마시며 마음을 비운 채로 자연에 묻혀 나 자신을 숨겨가며 좀 더 너그럽게 살고 싶기때문이다.

 

기모노 천이 눈에 들어왔다. 기모노가 비싸다는 사실은 온 세계가 다 아는 사실이지만 이 옷감도 가격이 천만원대에 이르기에 찍어본 것이다. 직물세계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무엇이 좋고 나쁜지 잘 모르지만 얼핏 보아서도 확실히 귀품같은데 가격이 100만엔이니 입이 딱 벌어지고 만 것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억억거리며 다녔다. 놀랐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명품 찻잔 한개에도 수백만원씩 하니 다른 세계를 돌아다닌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자들의 세계를 곁눈으로라도 엿볼 수 있었으니 그나마 다행이리라. 사실은 그 비싼 뭉건들을 별로 가지고 싶은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그런데 이런 작은 건물은 탐이 났다는게 솔직한 표현이다. 갤러리였기 때문이다. 저런 가게는 하나 가지고 싶다. 정갈한 찻집도 좋다. 만약 내가 작은 찻집을 하나 열게 된다면 - 정말 이루어질 가능성은 눈꼽만큼도 없는  상상의 세계 일이긴 하지만 - 맡겨서 운영할 분은 미리 다 점찍어 두었다. 그 분이 누구냐고? 소문난 블로거 가운데 한분이신 ㅋㅋ님이시다. 그분의 음식솜씨와 데코레이션 솜씨에 반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이제 서서히 해가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나카가와 하천 가에도 사색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했다.

 

 

 

 

 5월인데도 날씨가 서늘해지기 시작했다. 사진을 보아도 서늘함이 감도는 것 같다.

 

 

 

 해오라비 한녀석은 시간을 쪼며 졸고 있었다.

 

 

 

 캐널시티 부근의 미니 공원 한구석에는 노숙자들이 머무는 작은 움막이 서너채 자리잡고 있었다. 일부러 철거를 하지 않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일본에서 이런 풍경을 본다는게 괜히 낯설어져 왔다.

 

 

 

 

 다시 캐널시티로 들어 온 우리들은 대강대강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역으로 걷기만 했다.

 

 

 

 

 공연장 부근에는 피에로 복장을 한 사람들이 공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공운하 가에는 청춘남녀들이 사랑을 속삭이고 있었다. 외출나온 가족들이 오붓한 분위기 속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고.....

 

 

 

 

 광고판에 불을 밝힌 차량들이 시내를 돌기도 했고.......

 

 

 

 

 하카타 역옆에 자리잡은 버스 터미널 건물에 불이 켜졌다. 장거리 야간 버스는 저 빌딩 3층에서 출발하는 모양이다. 야간 버스 속에서 밤을 보내기 위해서는 어디가서 저녁부터 찾아먹어야 했다.

 

 

 

우린 음식점을 찾아 다니다가 터미널 건물 8층 음식점에 가서 명물요리 하나를 찾아 먹었다. 나물과 밥을 넣고 철판 위에서 볶은 뒤 춘장 비슷한 것으로 옷을 입힌 뒤 썰어서 주는 것이었는데 자장밥을 볶은 것같은 그런 맛이 났다.

 

손님이 들고 날때마다 종업원들이 힘을 합쳐 "아리가토 고자이마스"를 외챠대고 있었다. 종업원끼리 힘을 합쳐 단합한다는 의미에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가식적인 소음으로 다가왔다. 나는 이 음식을 조금 남겼다. 맛은 있었지만 어쩐지 너무 달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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