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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화의 꽃:중서부(完)

캐널시티-도시 속의 운하 마을

by 깜쌤 2008. 5. 13.

 하카타 항구에서 기차역까지의 풍경은 저번에 자세히 소개해 드린 바 있으므로 생략한다. 정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 제목을 눌러 보시기 바란다.

 
하카타 역으로 3 19 0 2008.02.14
하카다 역으로 2 14 0 2008.02.12
하카다 역으로 1 14 0 2008.02.11

 

 

 

 우리의 목적지는 후쿠오카가 아니고 교토나라이다. 그러니 오늘밤에는 교토행 야간버스를 타야 하는 것이다. 왜 하필이면 야간버스를 타느냐고 묻고 싶은가? 가난한 배낭여행자들이 돈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동비와 숙박비를 줄이는 것이다. 아시는 분들들은 아시겠지만 일본의 교통비는 가히 살인적이다. 우리는 작은 나라에 살아가는 인생들이므로 4시간 정도 이동하면 나라끝에서 끝까지 이동할 수 있지만 일본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단순면적만을 가지고 비교해도 우리 남한(한반도 전체가 아니다)의 4배가 되는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가 일본이다. 일본 열도의 제일 아래와 제일 위 끝까지의 위도 차이만 해도 약 20도가 나는 그런 긴나라인 것이다. 그러니 끝에서 끝까지 가려면 얼마나 엄청난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지 모른다.

 

우리는 일본 중부의 교토까지 가려는 것이다. 교토는 엄밀히 말하자면 칸사이 지역이다. 칸사이(關西 관서)의 중심이 오사카라면 칸토오(關東 관동)의 중심도시는 토쿄이다. 토쿄와 교토는 다른 도시이므로 착각하시는 일이 없기 바란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우리가 도착한 날이 일본의 황금연휴기간 속에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일본 안에서도 여행객이 폭증하는 기간이니 여러가지로 힘들게 생겼다. 교통편 확보와 여관 구하기가 당장 발등의 불처럼 화급하게 되었다. 하카타 역 바로 옆에있는 버스 터미널 3층에 올라가서 확인을 해보았더니 교토와 나라가는 야간 버스는 모두 매진이라고 한다.    

 

 

 

 

 표가 모두 매진이라면 문제가 생긴다. 그렇다면 다음 수는 후쿠오카(하카다)에서 기차를 타고 고쿠라(小倉 소창)까지 가서 오사카로 가는 야간 페리를 타야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알아본 결과 그것도 표를 확보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으므로 고쿠라까지 간다고 해도 배표가 없으면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럴때 판단을 잘 해야 한다. 다행하게도 일행이 두사람뿐이니 시행착오를 겪어도 피해를 적게 입지만 일행이 많다면 문제가 커지는 것이다. 결국 하카다 역과 버스 터미널 사이를 몇번 왔다갔다 하며 정보를 확인한 결과 마지막으로 나고야까지 가보기로 결정했다. 매표소 아가씨에게 다시 물었다.

 

"나고야 행 버스표는 있소?"

"있습니다."

 

천만다행이다. 밤 8시 45분발 나고야행 버스표를 두장 구했다. 도착예정시간은 아침 7시 반이니 약 11시간 정도 타야하는 것이지만 어떠랴? 배낭여행자라면 그정도쯤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다. 표를 구했으니 코인락커 속에 짐을 맡겨두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오후 시간 여유가 생겼으니 이 시간을 잘 활용해야 본전을 뽑는다.  

  

 

 

역 지하도에 내려가서 카레라이스를 시켰다. 한그릇에 7,000원짜리인데 달랑 한접시 뿐이다. 밥 한공기 정도에 카레와 무우 절임 조금이 전부이다. 전통이 있는 자칭 유명한 집이라지만 밥 한공기로 버틸려니 어찌 허전하고 조금은 찜찜하다. 하여튼 음식 인심은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인 것 같다. 좋은 말로 하자면 그렇지만 나쁘게 보자면 그만큼 음식 낭비가 심하다는 이야기도 된다.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는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은 캐널시티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걷는데는 이력이 난 사람들이니 돈을 아끼기 위해서라도 걷는게 낫다.

 

 

 

 

 손에 지도만 잡고 있으면 너무 쉬운 것이니 캐널시티 건물을 찾기는 식은 죽먹기였다. 거기는 이름 그대로 건물군들 사이로 작은 운하가 흐르는 그런 곳이었다. 쇼핑몰과 극장들이 밀집했으니 젊은이들이 바글거리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겠는가?

  

 

 

 

 이런 극장들이 건물들 마다 가득한 모양이다. 우리나라에도 극장들이 한 건물속에 몇개씩 밀집한 곳이 있으니 그런 장면을 상상하시면 틀림이 없다.

 

 

 

 

건물 아래 광장엔 연주가 가능한 곳이 있었다. 아이들이 물장난을 하도록 한 곳도 있었고 연인들을 위한 커피숍과 대중적인 음식점들과 고급 레스토랑도 즐비했다.

 

 

 

 

 건물들 디자인도 아주 독특해서 새로운 멋이 풍겨났다.

 

 

 

 

 물이 있는 곳에는 아이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밟으면 압력으로 인해 물이 솟아오르는 그런 시설이니 아이들이 더 재미있어 한다.

 

 

 

 

 그런데 너무 깨끗했다.

 

 

 

 

 건물들 사이로 인공 물길을 만들고 물이 흐르도록 설계했다.

 

 

 

 

 건물들 색깔도 남다르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긴 오는 모양이다. 음식 모형을 보면 일본 물가가 짐작될 것이다. 세상에나..... 비빔밥 한그릇이 만원이다. 5월 환율은 1:10정도였으니 계산하기도 쉽다.

 

 

 

 

 아무리 젊은이들이 꼬이는 장소라고는 하지만 너무 비싸다. 이러니 가난한 여행자는 견딜 재간이 없는 것이다. 이번에는 엄청 굶게 생겼다.

 

 

 

 

 그러다가 저 밑바닥 광장에서 공연이 시작되는 분위기였는데.....

 

 

 

 

 바이올린과 아코디온과 신디사이저로 구성된 팀이 연주를 시작했다.

 

 

 

 

 관중들은 박수로 장단을 맞춰주었다.

 

 

 

예술과 문화가 발달한 나라가 선진국이다. 일본은 그런 면에서 젊은이들의 끼가 넘치는 예술가의 나라 같다.

 

 

 

 

일본 총각들은 거기다가 군대 입대에 대한 부담도 없으니 우리나라 청년들과는 입장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공연이 끝난 뒤엔 시디도 팔았다.

 

 

 

 

 음악에 맞추어 분수도 춤을 추었다. 나중에 보니까 백인으로 구성된 외국인들도 와서 공연을 하는 것이었다.

 

 

 

 

 전세계에서 모여든 젊은이들이 자기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는 곳이 캐널시티같다.

 

 

 

 

 물이 흐르는 운하에 내려와 보았더니 위에서 보는 것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도시 건물 한가운데 물이 흐른다는 발상이 얼마나 멋진가? 중국 운남성의 리지앙은 도시 한가운데로 물길이 골고루 흘러가지 않는가?

 

 

 

 

 화초를 기르는 솜씨도 남달랐다.

 

 

 

 

 멋진 곳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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