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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운동회 연습시키기 4

by 깜쌤 2007. 5. 29.

 시범을 보일 동작이 필요하다면 담임을 맡고 있는 반 아이들을 훈련시켜서 시범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시범을 보이면 무작정 설명을 하는 것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죠. 전체 아이들을 운동장에 모아두고 처음부터 설명을 해가며 하나하나 가르치는 것 보다는 소수의 아이들을 미리 연습시켜 두고 시범을 보이는 편이 가르치기에 훨씬 수월할 것입니다.

 

위 사진의 장면은 6학년 체육대회시 응원연습을 하는 모습입니다. 프로젝션TV에다가 꼭지점 댄스를 재생시켜서 보여주면서 아이들이 간단히 따라하게 하는 모습이죠. 이런 활동은 몸풀기 체조로 활용할만 합니다.

 

 

 

전체 연습을 하기전에 몸풀기 활동으로 이런 체조를 시켜도 됩니다. 매일 똑같은 국민체조를 하는 것보다 훨씬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즐거워합니다. 이제 저번 이야기의 뒤를 이어서 계속해나갑니다.

 

저번에 남자 아이들을 스탠드에 대기시켜두고 여자 아이들을 훈련시키는 방법을 시작하다가 말았습니다. 무슨 연습이든지 아이들을 집중시킨 뒤에 찬찬히 알아듣도록 이해를 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모습으로 운동회 단체 게임을 할 것이라고 비교적 상세히 이야기를 해 준 뒤에는 안전사고 발생 예방을 위한 지도를 철저히 해둡니다.

 

여자 아이들에게 놋다리 밟기를 하도록 시킨다면 제일 먼저 손을 잡고 입장하는 연습을 시켜야 합니다. 이럴 경우 자기 자리에서 옆 사람과 손을 잡고 뛰어보게 합니다. 먼지가 많이 날 가능성이 높으므로 아이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입을 다무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를 해두면 떠들라고 해도 떠들지 않습니다.

 

그 다음에는 허리를 굽혀 발목을 잡게 합니다. 무릎을 구부리면 공주가 건너가다가 떨어지게 되어 다치게 된다는 이야기를 미리 해두고 옆사람과 간격을 좁혀서 다리를 만들게하도록 상세히 이야기를 해둡니다. 몇몇 아이만 세워서 실제로 그 자리에서 다리를 만들어 보이고 설명을 하면 됩니다. 물론 다리만들기는 담임을 하고 있는 반 아이를 불러내어 시키는 것이 유리합니다.

 

남자 아이들을 스탠드로 보낸 이유는 이제 드러납니다. 6학년 여자 아이들은  거의 성숙해서 덩치가 큰 아이들이 많으므로 허리를 구부리면 보기에 민망한 장면이 연출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남자 교사들이 열 가운데로 들어가서 아이들을 지도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어떤 경우에는 속옷 선이 그대로 노출되기도 하므로 여자아이들이 아주 부끄러워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런 의식이 없는 아이들은 그냥 그 자체로 희희덕거리며 장난치기도 하지만 남자 아이들 입장에서는 성적인 호기심을 느끼게 되므로 그런 배려를 세심하게 하는 것입니다.

 

 

 

 여자 아이들이 다리를 만드는 연습을 하고 자기 자리에서 손을 잡고 뛰는 연습을 살짝 하는 동안 교사는 남자아이들을 슬쩍 살펴두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행동 특성상 교사의 눈에서 벗어나면 자기들끼리 떠들면서 장난을 치게 됩니다. 

 

그러므로 곁눈질로 아이들을 살피고 있다가 햇볕이 쪼이는 스탠드에 나가서 대기하고 있는 반 가운데 한반을 마이크로 불러서 '태도가 좋았다는 이유'로 그늘진 스탠드에 들어와서 쉬도록 해주면 다른 반 아이들이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그런 식으로 하면 아무리 멀리 떨어진 반 아이들이라도 얼마든지 통제하는 것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심리를 잘 파악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이들에게 무섭게 한다고 해서 아이들이 교사를 두려워하고 겁을 낸다고 생각하면 정말 큰 착각이라고 생각합니다.

 

치밀함과 세밀함, 자상함과 엄함이 어우러져야 아이들은 교사를 존경하게 되고 두려워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교사에게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카리스마가 형성되어 아이들을 휘어잡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유능한 장수나 지휘관은 무조건 부하들을 무섭게 대하고 엄하게 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학생들의 행동이 조금 못해진다 싶으면 이제 남학생들에게 연습 기회를 넘기면 됩니다.

 

"여학생들 연습 태도가 좋지 못하므로 이제 남학생들에게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다. 여학생들은 열심히 새로 할래? 아니면 스탠드에 와서 대기하고 있다가 나중에 연습할래? 물론 나중에 연습하게 되면 남학생들 연습이 다 끝날때까지 운동장에서 대기해 한다. 어느 쪽을 택할래?"

 

그런 식으로 물어봅니다. 그렇게 물어보면 여학생들 대답은 똑같이 나옵니다.

 

"지금 잘 하겠습니다."

 

여학생들의 대답을 들어 놓고 남학생들에게 물어봅니다.

 

"여학생들의 연습 태도가 조금 못한 것 같으므로 이제 여러분들에 연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고 한다. 어떻게 생각하니?"

 

물론 남자 아이들은 스탠드에 앉아 있으므로 자기들끼리 떠드느라고 교사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고 있으므로 대답소리가 작게 나올 것입니다. 그럴 경우 교사가 흥분해서 아이들이 말을 잘 안듣고 있다고 꾸중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꾸중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점잖게 한마디 해줍니다.

 

"남학생들은 정말 아깝게 되었다. 여러분들에게 연습을 빨리 하고 교실에 들어 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지만 여러분 스스로 기회를 날렸다. 그러므로 어쩔수 없이 여학생들이 계속 연습을 하도록 한다. 이것은 내 잘못이 아니고 여러분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아깝다~~~"

 

이렇게 한마디만 하면 여학생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남학생들은 시무룩해지게 됩니다. 서로 경쟁하게 만들어 가면서 교사의 말을 잘 들으면 손해보는 일이 없고 항상 이익만 생긴다는 것을 인식시켜 나가면 아이들은 자동적으로 교사의 말에 집중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 식으로 스스로 열심히 하도록 만들어 나가는 방법도 있는데도 어떤 선생님들은 무턱대고 아이들을 꾸중부터 하기 시작합니다. '오늘 잘못하면 늦게까지 하겠다',잘못하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식으로 이야기해봐야 아무런 소용이 없게 되는 것이죠.

 

 

 

 이제 여학생들에겐 입장하는 연습을 시킵니다. 어느 학교든지 운동회때 입장하는 곳은 조회대 맞은편 멀리 있는 곳에 자리잡고 있을 것입니다. 주로 응원석 부근일 것입니다.

 

거기에 아이들을 정렬시킬때 교사가 그곳까지 가서 호루라기 소리를 어지럽게 내어가며 줄을 세운다면 일류교사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사는조회대 위에 가만히 앉아서도 반대편 먼 곳에 아이들을 정렬시킬 수가 있어야 하고 또 충분히 그렇게 만들 수 있습니다.

 

도시 학교에서 운동회를 할 경우 학년의 모든 교사가 다 동원되어 줄을 세우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모습은 결코 아름답지 못합니다. 교사의 손신호에 맞추어 스스로 줄을 서도록 만들어가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봅니다.

 

다리 만들기 연습까지 끝낸 여학생들에게 손짓을 해서 조회대 바로 밑에까지 오게 한 뒤 입장하는 곳에 줄을 서는 요령을 간단히 이야기 해줍니다. 그런뒤 "헤쳐모여"구령이 떨어지면 뛰어가서 모이게 합니다.

 

물론 줄을 늦게 설 경우 남학생들에게 연습기회가 넘어간다는 이야기를 확실하게 해둡니다. 당연히 집합 시간은 항상 해오던 대로 30초만 줍니다. 준비가 다 되었으면 마이크를 들고 구령을 불러줍니다.

 

"헤쳐모여~~"   

 

 

 

 보통 아이들의 경우 교사가 그렇게 설명을 해도 30초만에 모이질 않습니다. 그럴때 호통을 치고 할 것이 아니라 연습하는 기회를 남학생들에게 그냥 넘기면 됩니다.

 

"여학생들은 모이는 시간을 초과했으므로 남학생들에게 기회를 넘길까 한다. 여학생들은 모두 스탠드로!! 남학생들은 조회대 앞에 헤쳐모여. 시간은 30초!"

 

이런 식으로만 해도 아이들 자세가 달라질 것입니다. 문제는 평소에 아이들과 약간의 교감이 조금이나마 있었어야 이런 방법이 통한다는 것입니다.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은 합동체육 시간을 함께 겪어본 상태이므로 효과가 즉각적으로 발생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이미 교사를 우습게 보는 상황이라면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다루어도 헛것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학생들을 스탠드에 앉힌 뒤 아까와 같은 방법으로 남학생들을 훈련시켜갑니다. 물론 종목이 다르니 이번에는 입장하는 법을 연습해보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법을 연습시킵니다. 이 말이 이해가 안되는 분이 계시면 종목을 설명한 글을 다시 읽어보시는게 낫습니다.

 

이 정도까지 해 둔 뒤에는 이제 입장하는 곳에 다서 헤쳐모이도록 해봅니다. 역시 시간은 30초만 줍니다. 이번에는 스탠드에 앉아있는 여학생들이 남학생들은 과연 정해진 시간 안에 바르게 설 것인지의 여부를 관심가지고 쳐다보기 시작합니다. 그런 식으로 서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죠. 한번 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들 눈빛이 달라지기 시작할 것입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