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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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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유후인 가는 길 1

by 깜쌤 2008. 4. 11.

 

 다시 쿠마모토 역으로 내려온 나는 저녁을 먹기 위해 식당을 찾았다. 어디를 갈까? 일본의 식당들은 대체적으로 깔끔하다. 그러니 결국 가격 문제이지 청결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맛은 배낭여행자가 크게 따질 것이 못된다. 물론 적당한 가격에 이왕이면 맛있는 것을 사먹는 것이 옳은 일이지만 돈없는 배낭여행자는 그냥 아무것이나 먹어도 맛있게 되어 있다.

 

 

 

 

한가지 확실하게 해 둘 것은 아무리 배낭여행자라고 해도 돈을 들여 먹을 때는 확실하게 먹어야 하고 놓치지 말고 봐야 할 것은 확실하게 봐두어야한다는 것이다. 돈만 아낀다는 것이 여행의 참목적이 아니며 짜게만 산다는 것이 인생의 참된 목적은 아닌 것이다.

 

아껴 살되 힘들여 번 돈으로 의미있게 사는 것이 인생의 본질이듯이, 아끼고 아끼되 꼭 먹어야 할때는 큰돈도 마다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 체인점은 여러 면에서 우수했다. 다음에 또 가면 이 체인점에 들르고 싶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나가사키에서도 들어간 본 체인점이니 안심이 된다. 

  

 

 

 나는 돼지고기에다가 밥한공기, 샐러드 하나를 시키리라고 마음먹었다. 하루 종일 걸었으니 양이 많은 것을 시켜야겠다고 생각했는데 580엔짜리였다.

 

 

 

 맛있다. 돼지고기 품질도 괜찮았고 무엇보다 깔끔했으니 만족한다. 일본식 된장국은 우리보다 훨씬 연하게 담백하게 나온다. 그래도 먹을만했다.  

 

 

 

 이젠 호텔로 돌아가자. 그리고 쉬자. 쿠마모토 기차역에서 내일 아침 유후인 가는 열차표를 예약해두었다.   

 

 

 

 아침 8시 52분 발 열차를 예약해 두었으니 7시경에 일어나면 되었다. 어제는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하고 놀았으나 크게 고되지는 않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라카와 천의 물새들은 잘놀고 있었고 해는 다시 정상적으로 떠 올랐다. 

 

 

 

 쿠마모토 역도 정상대로 돌아가고 있었고.....

 

 

 

 쿠마모토에서 쿠루메(久留米)까지는 릴레이 츠바메호를 타고 간다. 쿠루메에서 유후인 가는 열차를 갈아타게 되어 있었다.

 

 

 

 쿠루메 도착이 9시 47분이고 쿠루메에서 유후인 가는 열차는 9시 50분 발이니 갈아탈 시간은 딱 3분 뿐이다.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그런데 그들은 아주 정확하게 기차 운행을 해주었고 우리들은 딱 3분만에 유휴인 가는 열차를 쉽게 갈아 탈 수 있었던 것이다.

 

일본 열차운행 시스템의 우수성을 증명해주었다고나 할까? 유후인 가는 열차는 녹색이었다. 우리는 1호차에 승차를 했다. 좌석 지정제니까 정해주는대로 타는 것이다. 이 열차에서 처음으로 여행기분에 들뜬 젊은 여자 승객들의 수다소리를 들었다.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타니까 시끌벅적하다.    

 

 

 

 아가씨들은 분명 일본인들이었다. 어디 단체로 놀러가는 모양이다. 수다스러운 대화가 한동안 이어졌고 기차는 농촌 풍경을 옆구리에 달고 앞으로 나아갔다.

 

 

 

 겨울이라고 해도 여기 겨울은 따스함을 기본으로 깔고 있다. 밭에 심어둔 동백나무는 관상용으로 팔기 위한 것일까?

 

 

 

 우거진 숲과 단정하게 정리된 농촌 경관이 일본 경제의 윤택함을 나타내는 듯하다.

 

 

 

 

 일본에서 너무도 오랫만에 비닐하우스를 보았다. 정통 유럽인들은 비닐 하우스에서 재배한 철이른 식품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글을 읽어보고 그게 사실인지 아주 궁금했었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인들이 비닐 하우스 농법을 개발했다고 들었지만 막상 일본에서는 비닐 하우스 보기가 어려웠는데 이제사 처음 보는 듯하다.   

 

일본 정도의 경제력이라면 비닐하우스 대신에 유리 하우스 정도를 가지고 농사를 지어야하는게 아닐까? 낡고 삭아버린 비닐은 처리 문제도 심각하거니와 바람에 갈갈이 찢겨버리면 풍경 자체도 엄청나게 흉뮬스럽고 살벌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산을 끼고 벌판으로만 달렸다.

 

 

 

 우리가 탄 1호차에는 특별히 승무원들의 서비스가 좋은 것 같다. 사탕 한두알도 거져 준다. 

 

 

 

 승무원과 기념촬영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그러다가 기차는 점점 고도를 높여가며 산악지대로 올라섰다. 창가로 흘러가는 강물이 갈수록 맑아졌다. 마치 강원도 산골짜기를 지나가는 것 같다. 

 

 

 

 한두뼘짜리 작은 논밭도 제법 반듯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 같다.

 

 

 

 유후인이라는 마을은 최근 들어 각광을 받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전원과 예술이 어우러진 도시이기에 일본 여성들이 가장 가고 싶어하고 살고 싶어하는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 도시 모델은 우리나라에서도 한번 시도해볼만 하다. 아름다운 환경과 예술의 만남! 꽤 매력적인 접근법이 아니던가? 

 

 

 

 일본은 어딜가나 온천이 있는 모양이다. 긍적적으로 생각하면 온천이 많아 좋은 것이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화산활동이 많아 위험하다는 것이다. 나는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이 세상과 사물을 보고 싶다.

 

 

 

 

 이 열차의 현관은 아주 독특하다. 승강구도 매력적이고 차량과 차량을 연결하는 곳의 설계가 독특해서 매력적이었다.

 

 

 

 

 마치 고급 아파트로 들어서는 듯한 승강구 계단과 차량사이의 연결부가 인상적인 것이다.

 

 

 

 

  앞 뒤 차량 연결부이다. 관광열차다운 느낌이 든다. 

 

  

 

 열차는 골짜기로만 달려나갔고.....

 

 

 

 차창 가로는 일본 남부 산골 경치가 주욱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다가 제법 너른 분지가 나타나기도 했는데.....

 

 

 

 상당히 풍요로운 분위기를 머금고 있었다.

 

 

 

 산꼭대기가 두부모 자르듯이 납작한 것으로 보아 저 산도 화산이 아닐까 싶다.

  

 

 

 논에는 벼를 베어낸 자국이 그대로 있었다.

 

  

 

 농촌 산에는 의도적으로 심은 듯한 나무들이 울창했고.....

 

 

 

그러다가 마침내 유후인에 도착한 것이다. 차 안에서 승무원들이 나누어준 유후인 지도를 보고 대체적인 분위기 파악은 끝냈지만 막상 역밖으로 나와보니 상상한 것과는 경관이 너무 달라 입이 떡 벌어졌던 것이다.

 

중심도로 너머로 보이는 흰눈 인 산이 눈앞에 터억 다가서 있고 마을은 유럽의 아름다운 거리를 연상시키듯이 새색시처럼 싱싱하고 참한 모습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