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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쿠마모토 2 - 白川

by 깜쌤 2008. 4. 1.

역속에 있는 안내센터에서 부근에 있는 호텔을 추천받았다. 론리 플래닛 정보와 크게 다를바 없지만 비즈니스 호텔의 유용성을 깨닫게 된 우리들인지라 비즈니스 호텔에서 묵기로 했다. 어제 너무 추위에 떨었으니 오늘은 뜨거운 물에서 샤워도 한번쯤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찍은 것이 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이치반칸 호텔을 찾아 간 것이다. 쿠마모토 역에서 앞으로 똑바로 난 거리를 따라 조금만 가면 시라카와(白川)강이 나온다. 그 부근에 있다니 찾기도 쉬웠다. 그런데 바로 앞에 쿠마모토 스테이션 호텔이 자리잡고 있었는데 물을 뿌려가며 마당 청소를 하던 호텔 주인(?) 양반이 우리를 보고 들어오라고 권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일번관은 다음에 들러보기로 하고 일단 쿠마모토 스테이션 호텔에 들어가 보기로 했다. 권할때가 좋은 법이니까..... 카운터를 보시던 분은 나이드신 초로의 할머니였는데 영어가 조금 가능했다. 밖에서 청소를 하시던 어른과는 부부지간인 듯 했다.

 

방값을 물어보니까 양식 트윈룸(twin room)이 8400엔이고 일본식은 6300엔이란다. 하지만 일본식은 화장실과 욕실이 함께 있지 않다는 약점이 있다. 양식을 쓰면 일인당 4200엔이니까 우리돈으로 38,000원이나 되는 거금이 들어간다. 그 정도면 비싸다. 우린 가난한 배낭여행자니까.....   

 

 

 

 

 이치반칸으로 가볼까나 싶어 망설이는 눈치를 보였더니 할인을 해주겠다고 나왔다. 7350엔이다. 아니 7천이면 칠천이지 뭐 구차스럽게 350엔이 또 붙는가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았더니 350엔은 세금이었던 것이다. 정말 철저한 일본인들이다.

 

우리는 그 가격에 묵기로 했다. 자그마치, 그래도 1000엔이나 절약했지 않은가? 절약한 가격만 가지면 한끼 식사를 근사하게 먹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들은 방으로 안내되어 갔는데......

 

 

 

 

 

 트윈 침실은 예상외로 깔끔하고 깨끗했던 것이다. 와, 무슨 이런 복이 다 있는가 싶다.

 

 

 

 

 화장실 오우케이~~ 샤워시설 긋 앤 나이스(good & nice)~~

 

 

 

 

 책상, 전기스탠드, 냉장고.....  모두 오우케이~~

 

 

 

 

 침대까지 띵호우아~~

 

 

 

 

 모든게 다 호호호(好好好)!!!

 

이 글을 읽으시는 분이 쿠마모토 가실 계획이 있으시다면 이 호텔을 추천하고 싶다. 위치 좋고 조용하고 편리하고..... 창문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좋다.

 

 

 

 창문으로 내려다 본 경치이다.

 

 

 쿠마모토 시를 가로지르는 시라카와 천이다. 강물 수량도 괜찮고 물도 맑은 것 같다. 악취? 당연히 없다. 그런데 강이름이 시라카와라니? 어디서 많이 들은 이름이 아니던가? 1932년 4월 29일 중국 상하이 홍구 공원에서 의거를 일으킨 윤봉길 의사의 폭탄투척에 희생된 시라카와 요시노리(白川義則) 일본국 육군대장을 떠올릴 수 있다면 당신은 대단한 국사 실력을 가진 사람일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녹색 건물은 어디서나 보였는데 아나(ANA) 빌딩이었다고 기억한다. 아나라고 하면 전일본공수(ANA)라는 항공회사가 아니던가?

 

 

 

 

 강변의 경치가 제법 참하지 않은가? 일단 호텔 하나는 잘 잡은 것 같다. 짐을 풀어서 방을 정리한 우리는 쿠마모토 도시 탐험을 위해 호텔을 나섰다.

 

 

 

 

 일단 쿠마모토 역에 가서 거기서부터 다녀보기로 했다. 역에서 시라카와 강옆으로 난 도로를 따라 가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쿠마모토 성을 보러 가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이 도시에도 트램이 다닌다. 일본은 어지간한 도시마다 트램이 있는 모양이다. 지하철도 좋지만 이런 트램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본다. 왠지 고풍스런 느낌이 드는 트램도 도시를 정겹게 만드는 아름다운 수단이 될 것 같다.

 

 

 

 

 

 여행자를 위한 숙박시설 같다. 저런 곳에 묵어보는 것도 괜찮으리라.

 

 

 

 

 소송장(小松莊)이라.....   나는 저런 숙소를 운영해보는 것이 꿈이다.

 

 

 

 

 강변도로엔 벌써 봄이 와 있었다. 풀은 파릇파릇 했고 나무엔 가벼운 물이 올라 있었다.

 

 

 

 

 오동나무일까? 지난 겨울을 이겨낸 열매가 조롱조롱한 것이 귀엽기만 했다.

 

 

 

 

 강에는 쓰레기 하나 없었다. 우리나라 강변에 그렇게 흔한 비닐 한조각 없었으니......  그저 모든 것이 우리 현실과 비교되기만 했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호텔은 저 밑에 보인다.

 

 

 

 도심 한가운데 이 정도로 깔끔한 강이 흐른다면 멋지지 않은가? 강의 크기로만 본다면 경주 형산강이 두배는 더 클 것 같다. 관리상태는 과연 두배나 더 우수할까?

 

 

 

 

 도시를 지나다니는 차만 해도 우리나라가 더 많은 것 같다. 우리가 그만큼 잘살아서 그런 것일까? 쓸데없는 차가 그만큼 더 많이 다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요즘 너무 많이 혼돈스럽다.

 

 

 

 

 강변 둑길엔 동백�이 가득 피었다. 요즘 들어 동백의 아름다움에 새삼스레 눈을 뜬 이유가 무엇일까 싶다.

 

 

 

 

 나는 이런 푸릇함과 파릇함과 애틋함이 좋다. 초봄의 물오름이 너무 좋아진다.  

 

 

 

 잘 정돈된 거리와 길가의 풍경이 정겹다. 어렸을때부터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자라면 아름다운 인생을 살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러므로 도시는 깔끔해야하고 깨끗해야 하는 것이다. 도시뿐만이 아니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것을 배우기 위해 배낭을 매고 나서겠지만 이번 여행만큼 큰 자극으로 다가온 기회도 드물었다.

 

 

 

 

 시라카와 강엔 봄이 와 있었던 것이다. 봄이.....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