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아소 7 - 신사

by 깜쌤 2008. 3. 26.

카즈미상의 승용차를 타고 우리들은 아소 기차역 다음 정거장인 미야지 시내로 갔다. 미야지는 우리나라로 치면 시(市) 정도는 되는 도시같다. 쿠마모토역과 아소역에서 살펴본 기차시간표에 의하면 많은 열차의 종점과 출발점이 미야지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소산과 가깝다는 잇점이 존재하므로 기차 종점이 되었다는 생각을 해보기도 하지만 말이다.

 

 

 

 

카즈미씨의 승용차는 곧 이어 아소신사에 도착했다. 아소에서는 아주 가깝지만 걸어가기에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아소 신사가 이 부근에서는 아주 큰 신사에 들어가는 모양이다. 신사를 보면서 나는 일본인들이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의식구조를 가지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사의 분위기는 절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일본에는 절이 엄연히 다른 모습으로 존재한다. 얼핏보기에 신사는 불교와 일본인들의 원시신앙이 합해진 새로운 형태가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다.

 

  

 

 신사입구는 아주 특이한 문이로 이루어져 있다. 신사문은 토리이(鳥居)라고 하는 모양이다. 어찌보면 우리나라의 홍살문과 흡사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토리이를 들어서면 여기는 신의 영역이 되는지도 모른다. 토리이가 가지는 의미는 솟대가 있던 영역을 신성시한 사실과는 관계가 없는 것일까? 솟대는 성경에 등장하는 이스라엘의 도피성 제도와 흡사하다는 인식을 가지게 하는 것인데...... 그런 식으로 이야기가 벌어져 나가면 감당이 안되므로 그 정도로 그치자.

 

 

 

 짚으로 만든 것일까? 이 문을 들어서면 본격적인 신사 건물들이 나타난다. 신사의 구조가 이 사진에 등장하는 아소신사처럼 꼭 그런 것은 아닌 것이지만 대략 이런 형식을 지니는 것 같다. 그런데 말이다, 지붕 정면의 곡선이 왜 이리도 아름다운지 모르겠다.

 

 

 

 그 다음이 참배하는 장소인 모양이다. 참배하는 장소는 하이덴(배전 拜殿)아라고 한단다. 하이덴 처마에는 종이 달려 있고 굵은 밧줄이 내려져 있다고 하던데.... 헌금한 속에는 보통 동전을 던진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불전에 가보면 지폐를 넣은 것이 일반적이지만 일본인들은 작은 금액의 동전을 넣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입구 한쪽에 보니까 파마시(破魔矢)라고 써놓은 화살이 보였다. 대강의 의미는 알겠다. 운을 열어준다는 몽시(夢矢)도 보였다.

 

 

 

 신도는 창시자도 없고 경전도 없다니 더더욱 기이하다. 이는 일상생활속에서 자연스레 일반화되었다는 것을 의미하지 싶다. 하지만 신사는 아무곳에나 만들어지는게 아닌 모양이다. 거룩하다고 생각하는 곳에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그럼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장소도 나름대로는 거룩한 장소였다는 말이 된다.

 

 

 

에마(繪馬 회마)라는 것에 자기의 소원을 적어서 붙여두는 모양이다. 결혼배우자를 찾는 것도 있고 소원을 적어서 붙여두는 곳도 있었다.

 

 

 

 여긴 소원을 적어서 거는 곳이다. 일본어를 몰라서 자세히는 모르지만 돈을 벌게 해달라는 내용이 상당수였다.

 

 

 

 한쪽은 신주(神主)와 미코라고 부르는 무녀(巫女)가 거처하는 곳인 것 같았다. 신사에서 의식을 거행하고 신사를 관리하는 중심인물을 칸누시(神主), 신사에서 봉사하는 미혼여성을 미코라고 하는 모양인데 나는 거기에서 처음으로 미코를 보았다. 사진찍기가 뭣해서 그냥 보기만 했다.

 

 

 

 우리나라 절에 가면 산신각(山神閣)이라고 있는데 어찌보면 분위기가 비슷하다.

 

 

 

 하여튼 신사의 분위기는 절과 닮아있다는 느낌을 주면서도 또다른 묘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신사를 이해하면 일본인들의 의식구조를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신사에 들어서면 반드시 물이 나오는 쵸오즈야(手水舍)곳이 있다고 한다. 이런 곳에서는 그냥 손을 씻으면 된단다. 보이는 국자는 히샤쿠라고 한다는데 그것으로 물을 떠서 손에다가 붓고 나중에 입을 헹구면 된다고 한다.  

 

 

 

 신사 건물 바깥 한쪽으로는 일본 전통가옥이 보였다. 정원수를 가꾼 솜씨가 예사롭지 않은 것 같다. 

 

 

 

 신사구경을 마친 우리들은 다시 차를 타고 료칸으로 향했다. 이제 드디어 일본 시골 여관을 구경하는 것이다. 카즈미상은 우리에게 라면을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저녁에 우리를 모시러 다시 여관으로 오겠다고 제의를 해왔다. 그 분의 놀라운 친절을 기꺼이 받아들이기로 했다.  

 

 

 

 우리를 여관으로 데려다 주고난 뒤 그녀는 돌아갔고 우리는 주인의 안내를 받아 여관으로 들어섰다. 우리 방은 2층에 자리잡고 있었다. 밖은 이미 해가 기울어지고 있었다.

 

2층 우리방은 다다미 방이었다. 그렇다면 잠잘 때 등이 춥다는 의미가 된다. 이런 추운 밤에는 따뜻한 온돌방이 그립지만 일본 사람들은 다다미 생활을 하므로 그런 호사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엉터리 영어를 구사하지만 뜻은 완벽하게 통하도록 말해주는  주인 아주머니가 와서 차를 놓아두고 나갔다. 방에 있을 때나 잠을 잘 때 방문은 안에서 잠그고 외출할 때는 문을 잠그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아소역이 있는 곳만 해도 고원지대이므로 조금씩 한기가 몰려오며 으슬으슬 추워지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이 오시레라고 부른 이 속에 이불과 베개가 들어 있다. 문이 있는 곳이 출입구이다. 

 

  

 

 베란다에 나가 보았더니 아소화산이 바로 앞에 자리잡고 있었다. 일본의 농촌 풍경을 제대로 구경하는 셈이다.

 

 

 

 후모토 여관의 정원은 그런대로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었다.

 

 

 

 우린 짐을 풀어두고 난 뒤 기차역에 가보기로 했다. 원래는 쿠마모토를 건너뛰고 다른 곳을 가보기로 했었는데 쿠마모토가 임진왜란 당시에 선봉을 섰던 가토오 기요마사(가등청정)의 근거지라고 하니 갑자기 구미가 당겼다. 그렇다면 내일은 쿠마모토를 향해 가는 것이 옳다 싶었다. 의논 끝에 쿠마모토로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기 때문에 역에 가서 기차표를 확인해 보아야 했다.   

 

 

 

 

 주인은 아래층에 산다. 우린 위층에 자고...... 현관 입구도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마당에서 본 여관의 모습이다. 여름 같으면 제법 분위기가 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제일 왼쪽의 2층에 묵는것이다.

 

 

 

 밭엔 보리가 파릇파릇했다. 화산지대답게 밭흙이 검은 색으로 보였다. 검은 토지는 거의 다 비옥하다고 하지 않던가?   

 

 

 

 옥상 안테나로 보아서 여긴 유선방송이 들어오지 않는 모양이다.

 

 

 

 하늘에 구름이 덮힌데다가 해가 빠지기 시작하니 주위 경치가 조금 을씨년스럽게 다가섰다. 

 

 

 

 여관 입구의 간판이다. 간판에는 민숙이라고 써 붙였으니 우리로 치면 민박집이 되는 것인가?

 

 

 

 일본 농촌의 골목까지도 아스팔트로 깔끔하게 포장되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집들도 하나같이 크기만 했다. 일본집들이 작다는 것은 어디에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일까?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