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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나가사키 1

by 깜쌤 2008. 2. 15.

  

 하카다 역에 들어섰으니 이젠 JR 큐슈 레일패스를 찾아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두어야만 했다. JR이란 Japan Rail (일본 철도)를 의미한다. 큐슈지방은 남한 크기의 절반 정도이다. 그 땅덩어리를 기차로 마구 다닐 수 있도록 한 패스가 제이알 큐슈 패스인 것이다. 우린 5일간 큐슈지방 철도만을 무제한으로 사용이 가능한 패스를 16,000엔 주고 예매한 티켓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1월말경에 그 티켓을 국내에서 사려면 16,000엔이었으니까 당시 환율을 가지고 우리돈으로 따지자면 14만5천원 가량이었다. 2주일이 지난 2월 14일 밤 환율로 치면 17만5천원 정도가 되니 우리는 3만원 정도를 아낀 셈이 된다. 최근 원화대비 엔화의 상승속도는 무서울 정도이다. 그러므로 여행에도 때를 잘 맞추어야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 구입한 티켓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대로 사용가능한 것이 아니다. 일본 Joy Road회사나 기차역에 가서 사용이 가능하도록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다. 우리가 하카다 역에 도착했을때는 아직 조이로드 회사가 문을 열기 직전이었으므로 직접 기차역 매표소 창구에 가서 절차를 밟기로 했다.

 

(후쿠오카 항구에 도착해서도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 구입할 때 당연히 여권이 필요하다

 

 

 

 

 

 잘 아시다시피 요즘 어지간한 곳에서는 일단 한줄로 줄을 서 있다가 자기 차례가 되면 업무처리가 가능한 빈 창구에 가서 일을 보도록 하고 있다. 선진 여러나라들은 진작부터 이런 제도를 실시하고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도 도입되어 서서히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흐뭇하게 여긴다.  

 

이런 시스템이 제일 필요한 곳이 학교 같은 곳의 여자화장실이건만 실제 적용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아직도 우리 교육현장이 그만큼 뒤쳐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 기차역에서는 철저히 이런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구입한 예매표를 전해주니까 확인해 보고 나서는 바로 위 사진과 같은 표로 바꾸어 주었는데 이 표는 절대 잃어버리면 안된다. 잃어버리면 재발급을 해주지 않는다고 한다. 우린 분실해보지 않았으므로 모르지만 약관이 그렇게 되어 있다. 오른쪽 9번 문장 내용이 그렇다. 내 이름과 여권 번호가 기록되어 있는 곳만을 일부러 흐릿하게 처리했음을 밝혀둔다.

 

 

 

  

 

 

 

나는 그 자리에서 나가사키 행 기차표를 두장 예약했다. 일본 기차표는 위의 사진처럼 생겼다. 기차표 보는 법은 한자와 영어를 알면 아주 간단하고 편리하다.  

 

몇번 사용해보고 느낀 것인데 이런 패스로 예약하고 발권한 기차표는 집찰구를 빠져 나갈때 꼭 드러나도록 해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지하철 출구의 표를 받는 곳처럼 출구의 가림판이 작동하여 못나가도록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구별이 되도록 해둔 것 같았다.

 

 

 

 

 

 이제 표도 구했으니 어제 확인해둔대로 하카다 역 건너편의 요도바시 카메라 점에 찾아가서 110볼트용 충전기 전선을 구해야 했다. 그게 없으면 디지털 카메라 건전지 충전이 불가능하니 여행 자체를 망쳐버리기 때문이다. 일본의 전압은 110볼트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니 220볼트 용으로 제작된 우리나라 플러그나 콘센트와는 모양이 다르다.

 

이번 여행을 대비하여 재충전용 전지를 3개나 가져왔지만 워낙 사진을 많이 찍으려고 노력하므로 하루 2개 사용은 기본이니 충전기용 전선을 구해야 했다. 우리가 걸어온 길 말고 반대편에도 시가지가 있으므로 그쪽으로 나가서 물어보면 된다고 한다. 

 

정말 역 바로 옆에 거대한 전자상가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름하여 요도바시 카메라이다. 그곳에서 예상외로 쉽게 구했다. 미리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고 충전기 실물을 보여주니 쉽게 찾을 수 있었던 것이다. 쉽게 다 해결났다. 이젠 기차만 타고 가면 된다. 

 

 

 

 

 

 개찰을 받고 기차를 타러 가본 나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최신 유선형 고급열차였기 때문이다. 아무리 JR큐슈패스 대접이 좋다고 해도 이런 기차를 배치시켜줄 줄은 몰랐다.  이름하여 카모메 열차이다. 디자인이 삼빡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풍겨왔다. 흰색이므로 고급스럽고 청결한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고.....

 

 

 

 승강구를 들어서면 현관은 하얀 색으로 디자인해서 아주 청결한 느낌을 주도록 했다. 하얀 바탕에 검은 먹으로 붓글씨를 써둔 모습으로 장식을 했기에 일본다운 고급스러운 맛과 멋이 드러나게 했다. 기차 속 좌석은 검은 가죽을 씌운 의자를 배열해서 중후한 느낌이 들도록 했고.... 

     

 

 

 

 기차는 정확한 시간에 어김없이 출발을 했는데 승차감이 놀라웠다. 속도를 올려도 레일 이음매를 지날때 들리는 딸깍거리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게 너무 신기했다. 일본인들의 기차 제작 솜씨가 좋은 것인지 아니면 레일 길이를 아주 길게 만들어서 그런 소음을 배제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간에 정숙한 느낌이 들도록 만들어 둔 것은 사실이다.

 

 

 

 우리나라 열차 승무원들도 객실을 드나들때는 반드시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하는 법이지만 일본인들은 한수 더 뜨는 것 같았다. 기차 좌석이 열차가 달리는  전방 쪽으로 배치가 되어 있는데 열차표 검표를 할때 승무원이 반드시 열차 진행 방향쪽으로 갔다가 돌아오면서 차표 검사를 하는 것이었다.

 

서양인들 가운데 상당수는 뒤에서 말을 거는 것을 싫어한다고 한다. 물어볼 일이 있을땐 앞쪽에서 인사를 하고 말을 붙이는 것이 예의라고 하는데 일본인들의 의식구조 속에도 그런 것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반드시 앞쪽에서 다가와서 차표검사를 하는 것을 보고 나는 무릎을 쳤다. 

 

이 차장만 그런가 싶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유심히 관찰한 결과 다른 종류의 열차 승무원들도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었다. 역시 일본들의 세밀함이 우리보다는 한수 위 같다.

    

 

 

 

 일본의 산지 비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곳이라고는 해도 나가사키 가는 길에는 너른 벌판이 제법 보였다. 일본의 들판을 보며 제일 처음 느낀 점은 깔끔하다는 것이다. 물을 흘러보내는 봇도랑도 아주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논뚝 하나를 봐도 삐뚤게 되어 있는 것이 드물었다. 경지정리가 잘 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하리라. 농촌지역의 주택도 거의가 2층이었고.....

 

 

 

 

 농로 하나하나에도 안전을 위해서인지 가드레일을 설치해 두었다. 특히 모퉁이에는 반드시 설치해 둔 것이 인상적이었다. 푸르게 자라는 것은 보리가 아닐까 싶은데....

 

 

 

 유럽의 농촌을 보는 듯 했다. 귀티가 나고 부티가 났다. 지붕은 거의 다 반짝거리는 진한 회색 기와를 쓴 것 같았다. 그런 색깔이 압도적이었다

 

 

 

 농촌의 풍경만을 비교해 보아도 우리보다 훨씬 앞서 나가는 듯했다. 우리나라 시골에도 이젠 전원주택 스타일의 집들이 들어서는 추세이지만 일본은 이미 그런 주택 혁명이 끝난 것 같았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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