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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하카다 역으로 2

by 깜쌤 2008. 2. 12.

  건물 사이에 낀 작은 집이 애처롭기만 하다. 저 작은 집에도 나처럼 고집(?) 센 사람이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을 유심히 살펴보았는데 거의 다 안전한 거리를 두고 인도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성격 급하게 차도까지 내려가서 기다리는 사람들은 거의 보지를 못했다.   

 

 

 

 일본 횡단보도에서 가장 인상깊게 느낀 것은 도로를 건널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준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처럼 자동차 중심으로 신호체계를 운행하는 것이 아니라 보도를 걷는 통행인 우선으로 신호체계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 있었다.

 

우리나라처럼 초록색 신호등으로 바뀐지 얼마 안되어 깜빡이기 시작해서 길을 건너는 사람들에게 불안감을 주는 일은 거의 없는 듯 했다. 한참 신호를 주고 난 뒤 마지막으로 세번 정도 깜빡인 뒤 다른 색깔 신호등으로 바뀌는 것 같았다. 

 

 

 

 

 정지선 앞으로 튀어 나오는 자동차는 한대도 보지를 못했다. 신호등이 없는 도로에서는 인도에 사람이 들어서기만  하면 자동차들이 사람을 기다려 주었다. 한국에서처럼 길을 건너지 않고 있으면 거의 모든 운전자들이 우리보고 먼저 건너가라고 손신호를 해왔다.

 

나는 그런 장면을 보며 슬픔이 북받쳐 오름을 느꼈다. 근본을 따지자면 같은 핏줄을 가진 사람들인데 어떻게 해서 두나라 사람들의 살아가는 방식이 이렇게도 다를 수 있는지...... 우리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신호등이 바뀌었을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꼬리를 물고 따라가는 차들이 서너대씩은 꼭 있는 법이지만 여긴 그런 차들은 거의 만나보지 못했다. 철저한 준법의식의 표본을 보는듯 했다. 왜 우리나라에서는 기본 질서가 안지켜지는 것일까? 무엇이 우리 사회를 이렇게 어수선하게 어지럽혀 놓았을까?  

 

 원인이야 수없이 많을 것이다. 지도층의 솔선수범이 부족했을 수도 있고 입시위주로만 교육을 한 것도 원인이 될 것 같고 사회 구성원 사이의 지나친 경쟁의식 때문일 수도 있겠고 준법의식 자체가 부족할 수도 있겠고.......  정말 인정하기 싫은 소리지만 우리들 자신의 자질 부족일 수도 있겠고.....

 

 

 

 

 횡단보도 한쪽은 자전거가 다니도록 표시를 해두었다, 표시를 무시하고 사람들이 건너는 곳으로 지나치는 자전거 운행자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 같았다.

 

 

 

 도로 정비상태나 화단 관리상태도 우리와는 다른 것 같았다. 도로가 누더기 모양으로 해진 곳은 거의 찾아내질 못했다. 화단에도 잡초가 거의 없었고..... 남쪽 지방이어서 겨울에도 푸르름을 간직하는 기후조건이 부럽기도 했지만 이런 것은 기후탓만이 아닐 것이다.

 

 

 

 빈틈없는 관리와 세심한 보살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 아니겠는가? 나는 우리나라 인부들이 도로가에 설치한 화분에 꽃모종을 심는 장면을 아주 유심히 살핀다. 꽃모종을 화분에 심고 난 뒤 빗자루를 가지고 인도위에 떨어진 흙을 싹싹 쓸어담는 장면은 내가 사는 경주에서 한번도 본 일이 없다. 아무렇게나 뒷 정리를 하고 그냥 가버리는 경우는 숱하게 보아왔다.   

 

지금까지 내가 가르쳐본 학급의 아이들은 학년초 첫주일에 내가 청소검사를 하면 인상 자체가 벌레씹은 상으로 바뀐다. 심지어는 울면서 항의를 해오기도 했다. 어떤 아이에게 이런 소리도 들어 보았다.

"선생님! 이렇게 철저하게 청소 검사하는 법이 어디있습니까?" 

 그럴때 내 대답은 아주 간단하다.  

"여기 있다. 올해는 이렇게 철저하게 청소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도로엔 담배꽁초 하나 발견할 수 없다. 시각장애자를 위한 특수 보도 블럭은 도로 끝날때까지 계속되고 있었고 보도 블럭 자체도 저질품이 아닌 고급품이었다. 몇번이나 유심히 살폈는데 시멘트롤 대충 만든  싸구려 불록이 아니라 타일로 된 블럭 같았다. 그러니 도시 전체의 색깔 자체가 아주 부드럽다. 

 

 

 

 이 사진을 보면 자전거용 횡단보도로 건너는 사람이 한명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 사람은 자전거 공간을 사용해서 건너갔다. 나는 이런 장면에서 속으로 눈물을 삼켰다. 슬픈 정도를 넘어 가슴이 떨리기까지 했다.   

 

일본을 극도로 싫어하는 분들이 보면 정말 속상하는 말이겠지만(물론 이런 글 쓰는 나도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를 정도이다) 이런 식으로 가면 우리가 일본을 이겨내는 것은 너무 힘들고 어려운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요일 저녁에 터진 숭례문 방화사건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어이가 없고 기가 차서 말이 안 나올 지경이다. 명색이 국보 1호인데 그것을 다 태워먹는데서야 말이 되는가 말이다.

 

 

 

 

 일본 주유소의 풍경이다. 기름을 넣는 주유기가 위에 매달려 있었다. 우리나라와 차이점이 난다. 물건 정리상태를 보면 아주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걸어가면서 본 수많은 작은 주차 시설에서도 모두 반듯하게 줄을 맞추어서 세워 두었다. 우리가 흔히 보는 식칼 주차 차량은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었다.

 

 

 

 건물 벽면에 붙은 간판의 크기는 일정했고 울긋불긋 하지 않았다. 단정한 간판은 도시 자체를 깔끔하게 만든다.

 

 

 

 

 현수막이 하나도 없다는게 신기했다. 우린 선거철만 되면 현수막으로 도배를 하지 않는가? 인도주차는 또 어떻고? 여긴 대로변에 주차해 놓은 차도 한대 없었다.  

 

 

 

 건물 앞에는 예쁜 꽃을 심은 화분을 가지런하게 두어 장식을 했다.  

 

 

 

 음식점이든 커피 숍이든 간에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가격을 표시해서 혼란을 일으키지 않도록 안내해 두는 것은 기본이다.

 

 

 

 

 가로수 하나도 모두 알맞게 전지를 했고 단정하게 가꾸어 두었다. 도대체 이사람들 머리 속은 어떻게 생긴 것인지 너무 궁금했다.

 

 

 

 

 

 유럽의 어느 나라에 온 것 같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자동판매기 가격은 거의 다 비슷했다. 도시나 거리 위치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곳의 가격이 거의 같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나는 특정 커피 캔의 상표를 봐가며 도시마다 확인을 했었다.   

 

 

 

 여긴 확실히 남쪽인가 보다. 겨울에 보는 동백꽃이 너무 화사했다.

 

 

 

 아주 좁은 공간을 기가 막히게 활용한 이런 건물들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도대체 일본인들의 약점은 무엇일까? 이들도 인간인 이상 어딘가에는 약점이 있을 것이지만 내가 관찰을 잘못해서 그런지 찾아내기가 어려웠다. 하기사 언뜻언뜻 스쳐 지나가며 살펴 본 내가 어떻게 쉽게 찾아낼 수 있을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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