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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하카타 역으로 3

by 깜쌤 2008. 2. 14.

 우리가 머물렀던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카타 기차역까지 걷는데는 30분이면 충분했다. 그런데 여행기에서는 3일째 같은 길을 보여주며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

 

처음에 말씀드린대로 나는 이번 여행을 구경하기 위해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내 직업이 남의 집 귀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여 가르치는 것이므로 내 스스로 더 배우고 눈을 넓히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나는 돈이 없는 사람이므로 사치스런 여행과는 거리가 멀고 쇼핑과는 더욱 더 거리가 먼 사람이다.  

 

 

 

 그러니 사진이라도 많이 찍어 하나하나 더욱 더 자세히 훑어보며 아이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고 먼 훗날을 위해 멋진 인간성과 실력을 지닌 그런 아이들을 길러 내고자 하는 뜻 말고는 없는 사람이다.

 

대로에서 옆으로 난 골목의 모습이다. 큰 길을 끼고 있는 건물의 옆면이라고 생각하면 틀림없다. 빌딩 옆면 거리의 조경을 봐 주시기 바란다. 작은 대나무와 돌 몇개로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어 둔 감각을 보자는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모양을 보고 자란 아이들이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법이다. 30년 세월동안 아이들을 상대해보고 나서 뼈저리게 느낀 것이다. 성장한 어른이 가지는 품격과 인격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 개개인이 지니는 내면적인 아름다움이 어느 날 갑자기 벌컥 형성되는 것이 아니더라는 말이다.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찍은 사진이다. 하얀 벽을 지닌 건물 외부를 자세히 살펴보면 흰색 네모난 구조물이 보일 것이다. 흰색 건물이므로 외부 구조물을 흰색으로 해서 튀어보이지 않게 처리한 것이 아닐까?

 

흰색 건물을 배경으로 서 있는 검은 줄기의 나무가 보여주는 조화로움은 어떻게 생각하시는가? 나는 이런 것 하나하나까지 다 살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의원님들이나 공무원들이나 교사들을 상대로 해서 해외연수를 보내면 무엇하는가? 안보고 못느끼고 돌아오는데..... 그냥 술이나 퍼마시다가 헤롱거리며 돌아와서 보고서 한장도 안써내고 넘어가는 판인데.....

 

(혼자 잘난체 해서 미안합니다. 괜히 열냈네요)

 

 

 

 

 자전거를 세워 둔 모습이다. 일본인들이 자전거를 많이 이용한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자전거를 세워 둔 모습은 또 어떠한가 말이다. 보도 블럭을 잘 보시기 바란다. 자전거 세워두는 공간까지도 흰색 페인트로 구별해두지 않았던가? 

 

 

 

 자전거 꽁무니를 일부러 맞추어 세워둔 것일까? 내가 사는 경주의 기차역 앞에는 작은 공원이 있고 자전거를 세워 두는 공간이 있다. 거기 모습은 이런 장면과 비교를 안하는게 편하다. 나도 자주 이용하지만 사진으로 공개하는 것 조차 부끄러울 정도이니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이 사진은 2005년 유럽을 헤매고 다닐 때 오스트리아의 수도 비인에서 찍은 모습이다. 자전거를 묶어 놓은 모습을 보시기 바란다. 비인에서 찍은 증거는 사진에 나타난 서명의 색깔이 다르다는 것을 보면 아실 것이다. 믿지 못하겠다면 왼쪽의 카테고리 '로마에서 이스탄불까지'라는 곳을 찾아서 클릭해보시면 될 것이다. 거기에 당시의 여행기가 있으니까......

 

 

 

 

 

 일본이 한수 위 같지 않은가? 오스트리아가 어떤 나라인가? 스위스와 더불어 깔끔한 풍광을 자랑하며, 음악을 지극히 사랑하는 예술적인 성향이 가득한 나라 아니던가? 아무리 봐도 일본은 유럽 이상이지 싶다. 선진국들이 즐비하다는 서부 유럽에 비해 일본이 뒤쳐진다는 인상은 조금도 들지 않았다.

 

 

 

 

 

 역시 비인에서 찍은 사진들이다.

 

 

 

 다시 일본이다. 무엇이 이들을 이렇게 만든 것일까?

 

 

 

 나는 이것저것 살펴가며 길을 걸었다. 슬픔과 비애를 느껴가며 길을 걸었다는 것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일본을 이겨낼까? 어떻게 해야 우리도 초일류 국가가 되는 것일까?

 

 

 

 쓸데없이 오지랍 넓은 인간 마냥 이것 저것 시시콜콜한 것에 관심을 가져 가며 길을 걷다가 드디어 우리가 목표로 한 하카타 역까지 다 오게 되었다.  

 

 

 

 역앞 광장에도 쓰레기 하나 보이지 않았다.

 

 

 

 

 역 앞 너른 광장에 자전거를 세워둔 모습은 또 어떻고?  에효~~~

우리는 앞에 보이는 저 큰 길을 걸어 온 것이다. 참 오랫동안 걸어온 셈이 되었다. 이러다가 도대체 언제쯤 일본 여행기를 끝내게 될지......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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