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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8 일본문명의 시원-큐슈(完)

일본은 없다? 있다?

by 깜쌤 2008. 2. 4.

 

일본은 참으로 대단한 나라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 여러 나라 중에서 일본 알기를 발톱 밑의 때 정도로 우습게 아는 민족이 있으니 그게 바로 우리 한민족이라고 한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우스개에 올라와 있으니 읽어본 분도 많으리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 부류는 아무리 일본이 잘났다고는 해도 결국 섬나라 왜인들이며 쪽바리 정도로 비하하여 멸시하는 사람들로서 '일본은 없다'라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두번째 부류는 일본의 실체가 보기보다는 엄청나서 배울게 많은 선진국이라고 여겨 '일본은 있다'라고 여기는 사람들이다. 

 

나는 이 글 속에서 어느 쪽 의견이 옳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객관적인 시각에서 일본이라는 나라를 보고 분석하여 배울 것은 배우고 흉볼 것은 흉보고 싶다는 것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그러므로 일본을 칭찬하는 내용의 글을 쓴다고 해서 매국노 정도로 판단하지 말기를 바라며 일본 흉을 본다고 해서 우리 민족 우월주의자로 판단하지도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내 시각으로 보는 글을 쓰고자 하는 것이므로 알아서 읽어달라는 것이다. 미리 확실하게 밝혀두지만 나는 일본 제품을 거의 안쓰는 축에 들어가는 사람이다. 일제 가전제품이나 전자제품, 카메라 등은 철저히 사용하기를 배격하는 사람이며 우리 상표를 애용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일제 물건을 애용하는 사람을 싸잡아 매도하고 싶은 뜻도 절대 없음을 밝혀두고 싶다. 아쉽게 여긴다는 것은 있지만 모두 다 개인의 판단사항이고 개인의 자유인 것을 내가 어떻게 하겠는가 말이다.  단 내 직업이 가르치는 것과 관계있는 사람이므로 애국적인 차원에서 교육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임을 명확하게 밝혀두고자 한다.

 

 

 

 

 배에 오르기 전에 부산항의 모습을 잠깐 잡아 보았다. 일단 배에 오르면 사진 촬영을 위해 선내를 돌아다니는 것도 꼴불견이 될 것 같아서 미리 밖에서 촬영을 한 것이다. 보기에 따라서는 부산항도 참 아름답다.

 

 

 

 세계 최빈국으로 지목되어 거지발싸게 만큼도 못하게 멸시받던 것이 불과 40여년전의 우리나라 모습이 아니었던가? 그랬던 나라가 경제 규모로만 따진다면 세계 10위권 안팎을 들락거리는 나라가 되었으니 어찌 기적이라고 부르지 않을 수 있겠는가?

 

2007년 작년말로 우리나라 수출 수입 총량은 7,000억 달러를 기록하여 세계에서 11번째 규모를 자랑하는 국가가 되었다. 연간 무역액 7천억달러라고 하면 이는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캐나다, 네덜란드, 벨기에, 중국에 이어 11번째라고 하니 놀라운 발전을 한 것이다.  '7천억달러 클럽'에 가입한 국가들은 중국을 제외하면 모두 1인당 연간 국민소득이 3만달러를 넘는 선진국이라는데 이 또한 불가사의한 일이 아니던가?

 

그런 나라들 가운데에서 우리나라보다 작은 땅덩어리와 인구를 가진 나라는 네덜란드와 벨기에 뿐이니 우린 당연히 이런 나라들을 제쳐야 하는 것이다. 부산항 모습을 보며 이런 감회에 젖는 것은 값싼 낭만이 아닌 것이다.

 

  

 

 

 부산항과 일본을 왕복하는 여객선만 해도 상당수가 된다. 어떤 배는 시모노세키로 어떤 배는 오사카로, 또 어떤 배들은 후쿠오카를 다닌다. 예전에는 시모노세키(下關) 항구 정도만 왕복 했지만 이젠 많이 다양화 된 것이다. 울산에서 일본으로 가는 배도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쪽 항구도 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멀리 용두산 타워가 보였다. 저기 올라가본지도 한참 되었다. 참, 이름이 맞는지 모르겠다. 어떤 사람들은 부산 타워라고 부르기도 하기에..... 

 

 

 

 팬스타 드림호는 부산과 오사카 사이를 왕복하는 배로 알고 있다. 다음에는 이 배를 타고 오사카로 가서 칸사이(關西) 지방과 시코쿠(四國) 지역을 보고 싶다. 그 다음은 토쿄를 중심으로 하는 칸토오(關東) 지방을 다녀 본 뒤 마지막으로 홋카이도(北海道)를 보면 될 것 같다. 그러면 일본 열도를 이루는 큰 섬 4개나마 대강 보게 될 것이다.

 

 

 

 부산은 최근들어 중국의 심천, 홍콩, 상해뿐만 아니라 일본의 요코하마나 오사카 같은 항구 도시들을 상대로 하여 물류 허브(hub) 중심 도시로 살아남기 위해 엄청난 발버둥을 치고 있는 모양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반드시 이겨야 한다.    

 

 

 

 나는 처음에 이 배를 발견하지 못했다. 청년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 자세히 살펴보니 부두 한쪽에 얌전하게 정박해 있는게 아닌가? 크기로 보아 독도함이 아닌가 싶었다. 귀국해서 인터넷 검색을 해본 결과 우리나라가 자랑하는 독도함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비틀호의 선체 내부는 깔끔했다. 우리는 오른쪽 좌석을 배정 받았다. 그것도 창가 좌석으로 얻었으니 나쁜 편은 아니다. 예쁜 여자 승무원들이 다니면서 출발 전에 안전띠를 매어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안전띠 정도는 매자. 그게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또한 유리한 일이다. 작년으로 기억하는데 일본을 다니던 여객선이 고래와 충돌하여 승선하고 있던 손님 가운데 한분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던가?   

  

 

 

정확한 시간에 배는 출발했다. 후쿠오카까지는 약 세시간이면 간다고 한다. 후쿠오카가 어디냐고 물으신다면 대답은 다음과 같다.아래 지도를 보기 바란다. 지도의 출처는 미국 야후이다. KoreA라고 표시된 곳의 A글자가 있는 곳이 다 잘 아시는대로 배가 출발하는 부산의 대략적인 위치가 될 것이다. 부산 바로 아래쪽으로 있는 섬이 큐슈이고 큐슈 섬 속에 Fukuoka라고 써놓은 곳이 내가 가고자 하는 후쿠오카(福岡)인 것이다.

 

 

 

 

 

 이제 위치 확인도 끝났으니 가면 된다. 미리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를 큐슈섬으로만 한정해 두었다. 일본의 면적은 약 38만 제곱킬로미터로서 남북한을 합친 우리나라 전체 면적보다 약 16만 제곱킬로미터나 더 큰 나라이다. 인구만 해도 우리가 남북한 합쳐서 약 7천만일때 일본은 1억 2천만이니 우리보다가 5천만명이나 더 많은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은 결코 작은 나라가 아니다. 남한과 단순 비교하자면 면적에서는 우리의 4배가 되고 인구에서는 약 3배가 되니 만만한 상대가 아닌 것이다. 큐슈 섬만 해도 면적이 약 44,000제곱킬로미터가 되므로 조금 과장하자면 남한 면적의 반이나 되는 셈이다. 그러니 일주일간의 여행은 큐수를 보는데도 턱없이 부족한 편이니 일정이 바쁘게 생겼다.

 

 

 

 배는 바다 위를 미끄러지듯이 달려 나갔다. 흔들림이 거의 없으니 책을 보는데도 편하고 멀미로 고생할 일도 없다. 유리창 바깥으로 대마도 섬이 한참동안 나타났다가 사라져 갔다. 세종대왕때 쓰시마 정벌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고 구한말 최익현 선생이 끌려간 곳이기도 하다.

 

 

 

 

 한곳에만 붙박이처럼 박혀 앉아 있으니 몸이 근질거릴 무렵 후쿠오카 항구가 나타났다. 이제 목적지에 거의 다 온 것이다. 비교적 조용했던 배 안이 수런거리기 시작하며 하선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부산을 출발한지 거의 3시간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가까우면서도 그 동안 너무 멀게만 느껴졌으니 참으로 묘한 나라임에 틀림없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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