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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자녀교육, 초등교육/내가 꿈꾸는 학교

문화학교 2

by 깜쌤 2007. 12. 6.

 < 이글 속의 내용은 가상 공간속에 존재하는 신바람초등학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므로 실현 가능성과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절대사절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아이들이 노동의 즐거움과 사육재배의 즐거움을 모른다는 것이 정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일하는 즐거움과 수확의 즐거움은 농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가져보는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고 깜쌤교장은 생각했습니다.

 

조금 오래 전 이야기이긴 해도 운동장이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어느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운동장에 난 풀을 뽑도록 시켰다가 학교로 걸려온 항의 전화에 혼줄이 난 친구의 이야기를 생각하면 정말 너무 씁쓸했습니다. 아이들로 하여금 운동장 구석에 난 풀을 조금 뽑도록 시켰는데 즉각 휴대전화로 연락이 오더랍니다.

 

"교장선생님! 우리 아이가 풀이나 뽑기 위해 학교에 보낸 줄 아십니까? 다른 아이들이 모두 다 공부하고 있는 이런 시간에 학교에서 우리 귀한 아이들에게 그런 쓸데없는 일이나 시키는 당신이 진정한 교육자라고 할 수 있소? 도대체 뭐하는 짓거리요?"

 

 

 

 

 

 사실 따지고 보면 그 친구의 잘못도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마음 한구석이 편치 않은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깜쌤교장은 아이들에게 일방적인 노동을 시키는 것은 잘못이지만 노동의 즐거움을 맛보는 기회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길래 그는 학교에는 반드시 자그마한 농장이 있어서 수확의 즐거움을 느껴보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아름다운 학교 정원 뒤로 숲으로 둘러쌓인 작은 농장을 갖추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진한 숲으로 둘러쌓인 농장이라면 짙은 그늘 때문에 일조량 부족현상으로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는 단점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숲으로 둘러싸인 그런 땅이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5,6학년 아이들 만이라도 거름기가 많이 들어가서 푹신푹신한 흙의 부드러운 촉감을 직접 느껴볼 수 있도록 하고 보리나 밀을 길러 빵을 구워보는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학생들과 교사들이 직접 기른 보리나 밀을 가지고 빵을 만들어 아이들이 먹을 간식을 만들어 보는 것도 깊은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번에 이야기 한 것처럼 운동장 한쪽으로 맑은 물을 댈 수 있는 조건이라면 그 물을 끌어들여서 다시 농장 한쪽으로 흐르게 한 뒤 자그마한 논을 만들고 연못정도라도 좀 만들어두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논밭갈이 같은 일은 학교에서 고용한 다른 분의 일손을 빌어서 할 수 있겠지만 직접 씨를 뿌려보게 하거나 수확을 해보게 하는 일은 크게 어렵지 않으므로 얼마든지 가능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일은 아이들 수준에 맞는 철저한 계획이 필요합니다만 노동과 수확의 즐거움을 한번은 느껴보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리라고 여겼습니다. 아이들 손으로 직접 식물을 재배해보고 가꾸어보는 것은 정말 필요한 일일 것이지만 무조건하고 공부만 강요하는 일부 학부모님들의 사고방식만은 어떤 식으로든지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깜쌤 교장의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벼를 길러보는 것도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작은 함지박과 수도시설만 있어도 벼농사는 얼마든지 가능했습니다. 콘크리트 덩어리와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서만 아이들이 평생을 보낼 것이 아니라 보드라운 흙의 촉감을 느껴보고 이마에 흐르는 땀의 소중함을 체험해 볼 수있는 기회를 잃어버린다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노동은 천한 것이 아니고 보람찬 것이며 곡물은 어느 한순간에 저절로 우리 입속에 들어오는 것이 아님을 가르쳐보고 싶은 깜쌤교장의 희망은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지만 그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쨌거나 학교에 작은 농장이 하나 딸려있다면 해볼수 있는 프로그램은 수없이 많았습니다. 농장이 없어도 작은 공간을 잘만 활용한다면 농사짓기가 터무니 없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아이들이 직접 구운 빵이나 과자를 가지고 바자회를 열어보기도 하고 그런 곳에서 나오는 작은 수익금으로 직접 기부를 해보게 하는 것도 아름다운 일이라고 여겼습니다. 물론 아이들의 작은 노동력을 어른들이 착취하는 그런 더러운 모습만은 결단코 있어서는 안될 것이었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정도, 그런 행사를 학교가 주관해서 실시해보고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요? 깜쌤교장은 다시 한번 더 깊은 생각에 잠겨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