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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가 꿈꾸는 학교

학교는 예뻐야 한다 3 - 꽃과 물이 넘치는 학교

by 깜쌤 2007. 11. 28.

< 이글 속의 내용은 가상 공간속에 존재하는 신바람초등학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므로 실현 가능성과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절대사절합니다>

 

 

깜샘교장은 현재 흔히 볼 수 있는 초등학교의  교정이나 전체적인 분위기가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 그렇게 효과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른들 입장에서 보기에 깔끔하게 단장된 학교는 이제 조금씩 찾아볼 수 있다고는 해도 아이들 처지에서 보아 크게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여겼습니다. 학교 운동장이 잔디로 깔려있는 것은 기본이고 초등학교 교정도 잘 가꾸어진 대학의 아름다운 캠퍼스처럼 멋지게 단장되고 가꾸어져서 누구나 들어와서 쉬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아이들이 수업중일때는 외부 사람들이 교정에 함부로 접근하는 것이 마구잡이로 허용되어서는 안되겠지만 오후시간이나 야간시간에는 최대한의 안전시설을 하고 개방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았습니다.

  

 

 

 

 

 " 어리버리 선생님! 선생님 생각에는 어떤 나무를 학교 교정에 심어두는 것이 옳다고 여기십니까?"

 

깜쌤교장은 평소에 생각하는 바가 서로 비슷해서 자주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어벌이 선생을 붙잡고 이야기를 걸어보았습니다. 어벌이 선생은 스스로 자기 별명을 어리버리라고 정해두고는 남들에게 그런 식으로 소개를 하곤 했습니다만 이 선생님이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깜쌤교장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많이 낮추는 사람치고 무섭지 않은 사람이 없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기에 자주 불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 깜쌤 교장선생님! 아무래도 학교에 심는 나무는 아이들의 정서와 관계있는 그런 나무를 택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1980년대 이전에 만든 학교나 일제강점기에 개교를 한 학교를 보면 전통적으로 교실 앞 화단에 향나무나 전나무를 심기도 한 것 같은데 그런 나무들은 사철 푸르름을 제공하는 대신 성장하면서 창문을 가려 교실 전체 분위기를 어둡게 만들어 주더군요.

 성장을 억제시키기 위해 위를 잘라버리기도 합니다만 그러면 모양이 흉해져서 나중에는 애물단지 비슷하게 되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향나무도 현관 입구 동산에 많이 심기는 합니다만 교육적인 효과나 가치를 생각한다면 새싹이 틀때 예쁘고 여름에는 그늘을 제공할 수 있고 가을에는 단풍이 멋있게 들면서 겨울에는 교실을 가리지 않는 그런 나무들이 어떨까요?"

 

 

 

 

 

 과연 듣고보니 그럴듯 했습니다. 어떤 나무를 골라 심느냐 하는 것은 학교 화단과 정원, 기후조건과 토질, 학교의 위치, 운동장 배치 등 다양한 여건에 맞아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사실 시험문제 정답처럼 꼭 집어 이것이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그렇다면 운동장 주위에는 성장이 빠르면서도 그늘을 짙게 만들어주는 느티나무를 심고  위치에 따라 적당한 곳에  은행나무와 단풍나무를 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나무들은 가을에 단풍도 곱게 들뿐만 아니라 잎들이 떨어져서 밝게 보이는 효과가 있겠네요."

"저도 동감입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성장하면 멋진 의자를 꼭 배치해서 누구나 찾아들어와서 쉬고 싶은 학교를 만들어 두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학교가 주민들과 너무 동떨어진 그런 곳이 아니라 누구나 찾아와서 쉬어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으흠...... 그렇겠습니다. 그리고 시멘트 담장으로 학교를 둘러싸는 그런 모습은 이제 그만 벗어나야 할 것 같습니다. 담장 밖에서도 안이 환하게 보이도록 낮은 생울타리로 학교 경계를 표시하는 식으로 만드는 것이 어떨까요? 쥐똥나무나 영산홍 종류들로 낮은 담장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으리라고 봅니다. 줄장미를 올리는 것도 좋겠지요."  

"학교 담장과 화단에는 작은 키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절마다 꽃이 가득하도록 배치를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좋은 생각입니다. 우리들 생각이 다 옳다고는 할 수 없으니 언제 그런 방면에 뛰어난 식견을 가진 전문가를 찾아뵙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시도록 합시다. 그때 꼭 동행하도록 해 주시지요."

 

깜쌤교장은 꼭 학교 운동장 한쪽으로 물이 흐르는 아담한 도랑을 설치하고 싶었습니다. 가능하다면 지하수가 아니라 천연개울물을 끌어 들여서 학교를 거친 뒤 개울이나 강으로 흘러들어가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개울가로는 아름다운 나무를 심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물에다가 발을 담그고 물장난을 쳐주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언제든지 맑은 물이 흘러내려가는 아름다운 개울이 학교 안을 통과한다는 생각은 평소부터 하고 있었지만 그것을 실현시킬 방도가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깜쌤교장은 경주 문화엑스포 현장을 방문해보고 실마리를 얻게 되었습니다. 행정기관에서 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학교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여기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음에 학교를 만들때 입지조건을 잘 따져봐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런 조건이 안되더라도 현재 기술로는 얼마든지 인공적으로도 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학교가 자리잡은 곳 부근에 저수지가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문제는 아이디어이고 생각이며 실천력이고 자금이지 불가능하다고 포기할 성질의 것임은 아닌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이런 일을 하는 자금도 월 1만원씩 기부해주는 학부모가 2천명만 되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2만원씩 기부해주는 분이 계시면 1000명만 있는 학교가 되어도 실천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명문학교로 만드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시설투자에 3년간만 계속하면 소문나는 것은 순식간입니다. 시설에 투자하는 동안 어벌이 선생님같은 분들만 초빙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열심히 가르친다면 모든 것이 가능할 것입니다. 깜쌤 교장은 생각할수록 신바람이 났습니다.  

 

 초등학교도 명문이 만들어지고 잘하는 학교, 멋있는 학교, 누구가 다니고 싶은 그런 소문나는 학교가 있어야 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나라 살림을 맡은 곳에서 예산타령이나 하고 앉아있을 것이 아니라 좀 더 적극적이고 열린 생각을 하는 사람을 발굴하고 기르는 것이 우선일 것 같았지만 세상은 그런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깜쌤교장도 잘 알기에 함부로 이야기하기가 망설여졌던 것입니다. 

 

 

 

 

 깜쌤교장이 마음속으로 그린 상상의 교정을 밟으며 그는 흐뭇해 했습니다.

 

"그래, 하나씩 꿈을 이루어 나가는거야. 꿈은 꾸는 사람의 것이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