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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가 꿈꾸는 학교

학교는 예뻐야 한다 2 - 잔디가 푸르른 학교

by 깜쌤 2007. 11. 26.

< 이글 속의 내용은 가상 공간속에 존재하는 신바람초등학교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이므로 실현 가능성과 내용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절대사절합니다>

 

 

깜쌤교장은 잔디밭이 아름답게 깔린 운동장을 아이들에게 꼭 제공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남학생들보다는 활동량이조금 적은 여학생들만 있는 학교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 초등교육이라는게 남녀학생들이 섞여 배우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하니 조금 문제가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만 되어도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모험심과 도전정신에 불타오르는 나이들인 만큼 활발하게 뛰어놀 운동장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깜쌤교장은 잘 알고 있습니다. 기운차게 뛰어 놀아야 한다는 것은 여학생도 마찬가지이지만 문제는 아무리 잘 가꾸어둔 잔디 운동장이라고해도 아이들의 활기찬 발걸음을 견뎌낼만한 튼튼한 잔디는 드문 법입니다.  

 

 

 

 

 

 잔디라고 하는 것이 잘가꾸어두기만 하면 보기에는 좋아도 관리하는데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저절로 날아들어와서 섞여 자라는 잡초들의 위력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한두해 정도만 손질하기를 게을리하면 곧 잡초밭으로 변해버리는 것이 잔디밭이므로 특별한 관리와 꾸준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니 그런 운동장을 만드는 일에 선뜻 뛰어들기가 망설여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잘 가꾸어둔 잔디운동장이라고 해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지 못하는 운동장이라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입니다. 여기에서 깜쌤교장은 고민을 거듭하며 신중하게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인조잔디를 까는 방법도 있지만 그것도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깜쌤교장은 자신의 집 옥상에 인조잔디를 깔아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인조잔디가 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강한 햇빛에 노출을 계속시켜두면 조금씩 상하기도 하거니와 아이들이 심하게 넘어질 경우 화상을 입을 염려가 있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인조잔디 틈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갈 경우 청소하기가 어렵다는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역시 대안은 천연잔디밖에 없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의 프로축구경기장엔 겨울에도 경기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잔디밑에 특수보일러 시설을 해서 아무리 추워도 파릇파릇한 잔디 특유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성장까지도 가능하도록 해두었다고 하지만 초등학교 운동장에 그런 큰 돈을 들여 시설을 해야 하는가라는 의문에 쌓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 아열대지방과 열대지방의 나라들이 부러웠습니다. 일년내내 파릇한 잔디가 자랄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나라들이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깜쌤교장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은 서너가지로 압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1. 중심이 되는 본운동장에 잔디를 깔고 관리하되 적당한 규제를 한다.

 2. 보조 운동장을 하나 더 마련하여 인조잔디 운동장을 만든 뒤 항상 개방한다.

 3. 학교 규모를 줄여 적당한 학생수를 유지하고 천연 잔디 운동장을 유지하도록 한다. 

 

 

 

 

 

 

그런 뜻에서라도 깜쌤교장은 새로운 학교를 하나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급당 25명 내외가 되는 학교로 하되 한학년에 2개 학급을 두면 1학년부터 6학년가지 다 합해도 전교생이 모두 300명 정도가 되니 그 정도면 충분히 가능하리라고 여겼습니다.

 

더 나아가서 깜쌤 교장은 4,5,6학년 만 있는 학교를 상상해보았습니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생각해본다면 5,6학년만 있는 학교도 좋을 것 같았습니다. 그럴 경우는 더욱 더 큰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5학년 5개반이면 125명, 6학년 5개반이면 125명, 합계 250명 정도의 학교가 되는 것입니다. 4학년부터 있는 학교라면 전교생이 375명 정도가 되니 이상적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모습의 학교가 대한민국 교육법상으로는 불가능한 것이지만 실험적으로 운영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고정관념을 깨는 학교! 깜쌤교장은 상상만 해도 즐거웠습니다. 좁은 틀속에 아이들을 가두어두고 붕어빵 찍어내듯이 똑같은 모습과 생각을 가진 학생들을 길러내는 학교는 산업화 시대에 알맞은 모습의 학교이지 창조성과 다양성이 요구되는 산업정보화시대의 학교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제 학교가 변해야 한다고 깜쌤교장은 생각했습니다. 학교가 시대의 변화에 쳐져서 뒤따라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희망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여겼습니다. 그러기에 깜쌤교장은 4,5,6학년만 있는 초등학교를 생각해보기도 했고 1,2,3학년만 있는 학교를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6학년만 있는 학교도 가능했고 5,6학년만 있는 학교는 또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논의와 주장은 사실 어설픈 지식만 가지고 접근하기엔 너무 무거운 주제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의 발달과정에 대한 충분한 이해도 있어야하고 사회와 국가의 변천과정과 변화모습에 대한 역사적인 충분한 고찰도 필요하며 미래사회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모습도 있어야 논의가 가능한 영역임을 깜쌤교장이 모를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함부로 섣부른 주장을 하고 마음대로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어쨌거나 학교 교정에 잔디밭이 깔리고 그 위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학교를 만들 수 있다면 상상해보고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깜쌤교장은 얼마든지 행복할 것만 같았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학교는 아름답고 예뻐야 하며 깨끗하고 깔끔해서 아이들이 항상 가고 싶어하고 마음껏 뒹굴고 싶어하고 놀고 싶어하고 공부하고 싶어져야 한다고 여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