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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출근길에

by 깜쌤 2007. 11. 7.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출근하는 사람이니 숲을 가로 질러 걷는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입니다. 경주에 살면서느끼는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시내 어디에 있든지 간에 걸어서 10분이면 어느 공원이라도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나는 매일 아침 황성공원을 가로질러 갑니다. 여유가 있으면 걸어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전거를 타고 다닙니다. 요즘은 확실히 우리나라 가을이 아름답다라는 사실을 느끼며 삽니다.

 

 

 

 가을의 정취가 너무 확실하기 때문입니다. 바람이 없는 고요한 날에 떨어져 쌓인 나뭇잎을 보는 것은 커다란 즐거움입니다.

 

  

 

낙엽을 밟고 지나기가 너무 아까워서 그냥 조심스럽게 옆으로 피해갈 정도입니다. 혼자 보고 즐기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려봅니다.

 

 

 

 11월 초순만 해도 아직 푸른 기운이 가득합니다. 11월 하순이 되면 푸른 기운은 다 사라지고 짙은 갈색 기운이 넘쳐 흐르게 되겠지요.

  

 

 차가워진 날씨에 의해 식어버린 마음을 따사롭게 만들어주는 것은 나무가지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입니다.

 

 

 

 

 벤치 위에 떨어진 나뭇잎들은 1955년에 돌아가신 시인 박인환씨의  시 "세월이 가면"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돌이켜보면 저도 적게 산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많이 산것은 아니지만 짧게 산것은 더욱 더 아니니 그저 감사함만 가득할 뿐입니다.

 

 

 

 작년에 찍은 사진들과 올해 찍은 사진들을 교차해서 한장씩 넣어봅니다. 유심히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그래서 사진 속의 색조가 다르게 나타난 것이죠.

 

 

 

 갈색기운이 짙은 사진들은 작년 11월 하순에 찍은 것들입니다. 제 컴퓨터 속에 저장된 온갖 사진들이 이젠 약 7만장 정도가 넘으니  그것들이 모두 재산이 되어 가는 중입니다.

 

 

 

 

좋은 카메라도 아니고 그냥 흔히 쓰는 똑딱이 디지털 카메라로 찍는 것이어서 인쇄를 하면 볼품이 없겠지만 화면에 나타나는 모습은 그런대로 봐줄만 하지않습니까?

 

 

 

 아침부터 숲사이로 걷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가볍게만 보입니다.

 

 

 

주거지 부근에 이런 공원이 있다는 것은 크나큰 행복이지 싶습니다. 이 커다란 숲속에 시민 운동장이 자리잡고 있어서 히딩크 축구감독이 비밀 연습장으로 애용했습니다. 

 

 

 

 초록잎이 연두색으로 그러다가 노랑으로, 다시 갈색으로 변해가는 과정이 너무 신비스럽기만 합니다.  

 

 

좀더 나무가 빽빽했다면 더 없이 좋은 산책로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작은 굴곡도 조금만 더 있다면 싶지만 그것은 지나친 욕심이겠지요. 

 

  

또 한해가 간다고 생각하니 아쉽긴 하지만 이 아름다운 순간을 즐기고 싶습니다. 저는 이런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해가며 살아갑니다.

 

 

아무쪼록 제가 머물렀던 자리가 조금은 향기로워야 하는데 말이죠.....  이모저모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은근히 걱정이 됩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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