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망할 것이 없고
● 한 아내의 남편이 되며
● 절제하는 생활을 하며
● 근신하며
● 아담하고
● 나그네를 대접하고
● 가르치기를 잘 하며
● 술을 즐기지 않고
● 구타(때리기)하지 않으며
● 관용하여 다투지를 않고
● 돈을 사랑하지 않으며
●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이 단정하게 복종하고
● 방금 믿은 자가 아니며
● 다른 사람들에게 선하다는 증거를 얻은 사람.
교회에서는 이런 사람을 뽑아 장로(長老)라는 직분을 줍니다. 우리가 흔히 개신교라고 부르는 교회에서는 교파에 따라 이름은 다를지언정 일반적으로 장로라고 부르는 사람을 임명하는게 일반적입니다.
가만히 따지고 보니 저는 위에 든 항목에 적합한 자(者)로 들기가 어렵게 되어 있습니다. 요구조건이 참 까다롭기도 하거니와 어지간해서는 보통 사람이 그렇게 변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보통 교회에서는 세례를 받은 사람들에게 장로 선출을 위한 투표권을 주는데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전체회의를 공동의회라고 부릅니다. 공동의회에서 후보없이(대형교회일 경우 미리 후보를 천거할수도 있습니다) 무작위로 자유롭게 투표하여 전체 투표자의 3분의 2이상 득표를 하면 장로에 선출되게 되므로 장로가 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임을 알 수가 있습니다.
장로를 뽑아 세우기 위한 투표는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하나님께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여서 뽑은 것으로 인정되느니만큼 장로 선출은 아주 신중하게 하는 법입니다. 교인 숫자가 칠팔백여명만(700~800명) 넘어서면 같은 교회 안에서도 누가 누구인지를 모르게 되므로 투표자의 3분의 2이상 득표를 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됩니다.
장로 선출방법이나 자격을 이런 글 속에서 자세히 이야기하기가 그렇습니다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에 의미가 남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주 큰 교회에서 선출된 분들은 남다른 명망가(名望家)들이거나 유명인 혹은 특별한 신심(信心)을 가진 분들일 가능성이 큽니다.
구약 성경에서 장로에 해당되는 단어는 자켄이라고 한다는군요. 그 말은 나이가 든 사람 혹은 연장자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합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장로들은 하나님의 계시를 받고,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의 증인이 되었으며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그런가 하면 백성들의 재판관이 되기도 했고, 제사의식을 담당하기도 했으며 공적(公的)인 문제를 논의하는가 하면 상업적인 매매를 증거하는 증인이 되기도 했으니 참으로 막중한 책임을 진 사람들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신약시대에 들어와서 장로는 구제를 관리하며 병자들을 돌보았고 감독자가 되어 교회를 잘 돌보아야 했습니다. 거기다가 권면하고 책망하며 안수하고 복음의 오해를 교정하는 일을 맡기도 했으므로 눈물로 기도해야 했으며 주님의 말씀으로 세움을 입어야 했습니다.
그러니 뽑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뽑힌 후에 행동하는 것과 처신하는 것도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장로도 사람이기에 때로는 잘못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는 것이 되기 때문에 예사 일이 아니게 된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비난하고 비판을 할때는 교회와 교인들의 행동을 보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교회가 하는 선한 일에 대한 칭찬보다는 비난과 비판을 앞세우는 모습을 보며 저는 마음아파하기를 많이 했습니다.
이 글 속에서도 장로 선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면 그렇게 어렵게 뽑혔다는 것을 자랑하는 쪽으로만 생각할까봐 두렵기 짝이 없습니다. 사물을 어떤 식으로 보느냐 하는 것은 모두 개인의 몫이므로 가타부타할 성질의 것이 못됨을 알지만 그러기에 더욱 더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장로에 뽑혔다고 해서 즉시 임명되는 것이 아닙니다. 보통 교회에서는 6개월간 교육을 실시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이번에는 교회의 연합체인 노회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몇달간 받아야 합니다. 그런 교육을 받지 않으면 이번에는 장로고시라는 시험을 보고 통과해야하는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성경적인 지식과 상식, 그리고 인품을 갖추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이죠.
그런 과정을 거쳐 임명되는 장로가 개인적인 실수나 고의로 잘못이라도 하는 날에는 개인의 망신은 물론이요, 교회에도 누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게 되니 사람들과 하나님을 뵐 면목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이 일어나므로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장로라면 아주 조심을 하며 살게 됩니다만 본의아니게 실수라도 하게 되면 사람들로부터 뭇매를 맞게 되니 정말 부담스러운 자리가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저 모자라고 부족하기만 한 저가 어제 제가 섬기는 교회의 장로임직식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저는 위에서 말씀드린 조건에 완전하게 합당한 자가 못되기에 부끄럽기만 합니다. 저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없는 가정에서 태어나 부족함이 많은 모습으로 자랐고 크게 많이 배운 사람이 되지도 못했으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모습을 보인 것도 아닌 그저 그런 평범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부러워할만한 좋은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고 재물을 모아서 넉넉한 생활을 해나가는 사람도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서 특별히 인간관계를 잘 맺는 사람도 아니니 어찌보면 지극히 많은 숱한 서민 가운데 한사람에게 지나지 않음을 잘 알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 임직을 했다는 이런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극도로 조심스러워 집니다. 잘못하면 자랑이 되는 것 같아 두렵기도 하고 그냥 넘어가자니 제 생활의 일부를 남기는 기록물로서의 블로그 가치가 오그라드는 것 같기도 해서 여러가지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러다가 용기를 내어 글을 써보는 것이지만 지난 여름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아프가니스탄 인질 사태를 겪으면서 워낙 개신교에 대한 여론이 안좋은 때여서 한편으로는 두렵기만 합니다.
저는 그리스도교인이 아닌 다른 분들의 생각이나 사상도 모두 다 존중해드리고 싶습니다. 제자신부터 남을 존중할 줄 알아야 남도 저를 존중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와 생각과 신념과 가치관이 다를지라도 우리는 얼마든지 한형제가 되고 자매가 되며 동포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블로그 친구분들께 미리 알려드리지 않았음은 폐를 끼치기 싫었기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자랑으로 비칠까봐 두려웠기 때문입니다. 널리 양해해주시고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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