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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다시 탑리에서

by 깜쌤 2007. 11. 1.

 10월 26일 금요일에는 직장에서 하루 휴가를 얻어 어머니를 뵈러 갔습니다. 눈에 백내장이 와서 수술을 해야하는데 경주에 내려오시지를 않으니 궁금하기도 했는데 이미 부근의 중소도시에서 수술을 하셨다기에 경과를 보러가야만 했던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사시는 곳에는 기차가 서질 않으니 할수없이 의성부근 탑리에서 내려 버스를 타고 가야만 합니다.

 

 

 

 

 어머니 상태가 양호해서 마음이 놓였습니다. 아버지도 안계신 시골집에서 혼자 계시려면 얼마나 적적하실까 싶어서 마음이 아려옵니다. 그래도 음식은 해잡수실 수 있으니 저으기 안심은 됩니다만.....

 

"어무이요, 제가 며칠 뒤면 장로가 되니더."

"그래, 야야, 이왕 할끼라카마 욕 안얻어묵는 장로가 되야 한데이. 여기도 보이끼네 욕얻어 묵는 사람들 많데. 조심해야 한데이."

 

어머니로부터 얻어듣는 덕담 한마디에 마음이 녹아내립니다. 그 동안 응어리졌던 것이 화악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지난 봄 4월 22일에 장로로 피택된지 한달 뒤에 장로로 뽑혔다는 소식을 전했다가 욕만 바가지로 얻어 먹었으니 더욱 더 감사하기만 했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길에는 손위 동서가 며느리를 보는 잔치에도 참가를 해야했습니다. 잔치는 토요일 경기도 화성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도저히 멀리까지 갈 수 없는 형편이었기에 미리 들여다보고 축하를 드렸습니다. 시골 음식점에서 하는 마을 잔치가 보기 좋았습니다. 마침 부근에 국보로 지정된 탑이 있으니 잠시 시간을 내어 둘러보았습니다.

 

 

 

 

 저번에도 한번 소개를 해드린 사실이 있지만 그때도 시간에 �기어 정면 사진만 달랑 몇장 찍고는 황망하게 자리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이번에는 탑을 한바퀴 돌며 이모저모를 살펴봅니다.

 

 

 

 

 탑에 대한 기초상식이 워낙 모자라는 사람이니 설명해드릴 재간이 없습니다.

 

 

 

 

 어제 밤에 비가 와서 그런지 잔디에 물기가 촉촉했습니다만 그게 오히려 분위기를 살려주었습니다. 사진 색깔이 선명하게 나오더군요.

 

 

 

 

 탑 바로 옆에는 시골 중학교와 교회가 자리를 잡아서 운치를 돋구어 줍니다. 묘한 어울림이라고나 할까요?

 

 

 

 

 시골학교 교정에는 느티나무와 단풍나무가 고운 가을 단풍을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혼자 조용히 바라보는 이런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담장에 고욤나무가 자라고 있었고 이제는 아무도 거뜰어보지도 않는 고욤 열매가 소복이 달려 있었습니다. 고욤은 감나무의 원조가 되는가 봅니다. 예전엔 이 열매를 따서 작은 단지에 넣고 밀봉하여 발효시킨 뒤 겨울밤에 조금씩 꺼내서 먹기도 했습니다. 고욤 한숟가락 얻어먹는게 왜 그리 맛이 있던지......

 

 

 

 

 하나 따서 맛을 보았더니 아직은 떫었습니다. 이제 서리를 몇번 더 맞고나면 푸욱 익지 싶습니다.

 

 

 

 

 가방을 잠시 벗어놓고 앉아서 쉽니다. 한 5분 쉬는 것이지만 역사의 향내를 맡을 수 있어서 의미가 깊습니다.

 

 

 

 

 저번에 한번 소개해드린 금성산에 구름이 걸렸습니다. 이번 겨울에는 한번 올라가 볼 생각입니다.

 

 

 

 

 탑을 감싸고 있는 마을에도 가을이 완전히 내려앉았고요.....

 

 

 

 

 다시 탑리역까지 걸어와서 기차를 기다립니다. 수업이 있는 날에 하루 연가를 얻었으니 아이들이 걱정되어 교실로 전화를 걸어서 아이들 소리를 들어보았습니다. 전화기 속으로 들려오는 점심시간 소리가 아이들 상태를 짐작하게 합니다.

 

 

 

 

 오후에 경주로 내려가는 기차가 있습니다. 기차를 타고 다시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기차 속에서 책을 보다가 사진을 찍다가.....

 

 

 

 

 경주시내로 들어가는 초입을 가로지르는 모량천에는 벌써 가을철새들이 찾아와 보금자리를 틀고 물나들이를 즐기는가 봅니다. 멀리 보이는 경주 남산에도 가을이 묻어 있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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