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 갔습니다. 15년전에 가르쳤던 아이가 당당한 청년이 되어 해병대를 거친후 회사에 들어가더니 결혼한다는 소식을 전해왔으니 만사제쳐두고 가보아야 할 입장이 되었습니다.
시내 신흥 주택가에 자리잡은 아담한 교회에서 거행되는 예식이어서그런지 분위기가 제법 정겨웠습니다. 결혼예식을 주관하시는 목사님도 아는 분이니 모두 다 아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축가 순서를 맡은 팀이 넷이나 되어서 그런지 작은 음악회에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만 덕분에 한결 진지해져서 결혼식 자체가 빛을 내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예배당 안에서 듣는 바이올린 소리가 가슴을 파고 듭니다.
축가를 부르는 또 다른 아가씨는 국내 최고의 S대 성악과를 수석으로 입학하고 수석으로 졸업한 뒤 같은 대학교 대학원에서 더 공부를 하는 재원입니다.
그러고보니 신랑이나 축가를 부르는 아가씨나 모두 제가 가르쳐서 졸업시킨 아이(?)들이 되는 셈입니다. 졸업반 아이들만 줄기차게 가르쳤더니 이런 영광스런 자리에 초대를 받게 되는 모양입니다.
정말이지 그녀의 목소리는 하늘나라에서 울리는 소리 같습니다. 조수미씨가 젊었을 때 저랬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아주 밝은 표정으로 노래하는 이 아가씨지만 정말 견디기 어려운 시련을 이겨내고 저만큼 자라나준 그녀가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그녀의 노래로만 이런 자리를 채운다면 신랑신부와 하객들도 더 없이 행복해하지 싶습니다. 신부와는 예고 동기동창이라고 하더군요. 친구가 와서 저런 멋진 노래를 불러준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습니다.
새로 인생을 사는 이 한쌍의 새부부가 항상 행복하기만을 빌어드립니다.
앞으로도 새가정을 꾸려야할 젊은이들이 가득하니 그 풋풋함과 싱그러움에 아담한 예배당안이 더욱 더 환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모두 다 행복해야해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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