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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경주 돌아보기 Gyeong Ju 1 (完)

무녀도(巫女圖)의 장소를 찾아서

by 깜쌤 2007. 10. 1.

 

 

 

<모든 사진을 클릭해보시면 큰 사진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모화, 낭이, 욱이이고 경주가 소설의 배경으로 되어있는 작품은 무엇일까요? 국문학에 자그마한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김동리 선생의 대표작품이라고만 해도 단번에 떠오르는 제목이 있지 싶습니다.  

  

 

 

 

 

 

 

 

정답은 누구나 다 아는 소설 "무녀도(巫女圖)"입니다.  오늘 저녁엔 소설 '무녀도'에서 모화가 마지막 굿을 하다가 물에 빠져 죽고마는 예기청수 앞을 지나가게 되었습니다. 바로 위 사진에서 볼 수 있는 절벽 밑 소를 예전부터 예기청수라고 불러 왔습니다. 경주 토박이들의 말을 빌리면 애기소라고도 하고 애기청소, 애기청수라고도 한다니 한참 헷갈리기만 합니다.

 

 

 

 

 

 

 

일반적으로 늪처럼 되어 있는 곳을 소(沼)라고 하지만 어떤 지방에서는 물이 감돌아 나가는 곳을 소(沼)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본다면 애기소라는 말의 의미가 대강은 짐작이 되지 싶습니다. 애기는 아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고 애기(愛妓)라고도 쓸 수 있겠습니다.

 

예부터 풍치가 뛰어난 곳으로 소문이 자자했으니 이 지방을 다스렸던 벼슬아치들이 기생들을 데리고 주연을 베풀었던 장소로 전해지기도 합니다.

 

 

 

 

 

 어떤 기록에 보면 이 장소를 예기청수(藝妓淸水)라고 부른다고도 하는데 어느 것이 가장 정확하게 맞는 표현인지는 저도 잘 모르므로 그냥 애기소라고 부르겠습니다. 

 

강건너편에 보이는 현대식 건물은 동국대학교 부속병원입니다. 그 부근에 동국대학교 경주분교의 핵심건물들이 자리잡고 있으므로 경주에 처음 오시는 분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경주 시내에서 볼때는 형산강을 건너서 있는 맞은 편 골짜기에 동국대학교가 자리잡고 있으므로 누구에게라도 물어보면 쉽게 가르쳐줄 것입니다. 동국대 가는 다리를 찾으셨다면 애기소를 찾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다리에서 보아 하류쪽에 있는 절벽 앞의 푸른 물이 애기소이니 삼척동자라고 쉽게 확인하여 볼 수 있습니다.

 

 

 

 

 

 

 

 며칠 잔뜩 흐리기만 했던 하늘이 오늘따라 해빠질 때쯤 서쪽 하늘부터 구름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습니다. 애기소 앞 강물이 누르게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동국대학교 쪽으로 건너가는 다리입니다. 다리 너머 가장 높게 보이는 산 정상부근을 유심히 살펴보면 조금 반듯하게 잘린 듯이 보이는 곳이 있는데 바로 그곳에 절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거기서 보는 경주 경치가 일품입니다.

 

 

 

 

 

경주 시가지를 흐르는 강은 형산강입니다. 경주 시내에서 형산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지류는 3개가 있는데 각각 남천, 모량천, 북천이라고 부릅니다. 형산강을 경주 사람들은 서천이라고 부르죠. 모량천은 모량 쪽에서 흘러들어오는 작은 지류인데 모량 출신의 유명한 시인이 바로 목월선생입니다.

 

 

 

 

 

 

 서천(=형산강) 둔치를 아주 아름답게 꾸며서 경주 시민들이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는 장소로 쓰고 있습니다. 경주 오시면 꼭 한번 걸어보시기를 권합니다. 이 길은 보문단지까지 이어져 있으므로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특히 아침과 저녁과 밤이 걷기에 좋습니다.

 

 

 

 

 

 

 강 건너 하류쪽으로는 새로 아파트들이 들어서서 새로운 주거지를 형성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다리에서 본 하류쪽의 모습입니다. 이젠 부근 경관이 대강 눈에 익숙하시지 싶습니다.

 

 

 

 

 

다리에서 시내쪽 황성동 주거지를 본 모습입니다. 사진속의 다리 부근에서 북천이 서천과 합류합니다. 저는 지금 저 도로를 따라 온 것이죠.

 

 

 

 

 

 

 

큰 아파트가 보이는 곳 부근 동네에 동리 선생의 생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마 김동리 선생은 애기소를 자주 보며 자랐을 것입니다.

 

 

 

 

 

 

 

다시 동국대학교 방면 학교건물들입니다. 건물 상단에 동국대학교라고 써두었으므로 쉽게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진의 오른쪽 산자락 밑이 애기소입니다.

 

 

 

 

 

 

 

 애기소가 확실하게 보이는군요. 모화는 저 물에 빠져 죽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귀머거리인 낭이와 낭이를 데리고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게 되는 모화의 남편, 무당으로 일생을 보내는 모화와 모화의 사생아인 욱이....... 모두 다 비참한 생을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입니다.

 

 

 

 

 

 

 

영안실에 들러 위로하고 돌아올 즈음엔 애기소에 어두움이 내려앉고 있었습니다.

 

 

어리

버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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