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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옛날의 금잔디 Long Long Ago (고향)

다시 20년이 지나서 아이들에게

by 깜쌤 2007. 7. 29.

 

  

화영아, 옥례야, 명숙아, 현정아!

그저께 그러니까 7월 27일 금요일에 너희들이 살던 동네를 들러보았단다. 졸업한지가 20년이 지났으니 이젠 서른 서넛이 되었겠다. 결혼을 했다면 아이들이 졸망졸망할지도 모르겠다. 

 

아는 분이 운전하는 승용차를 타고 쉽게 올랐던 길이었지만 너희들은 아침 저녁으로 험한 산길을 내달렸겠지. 올라가고 내려가는 길이 너희들에게 얼마나 힘들었겠니?

 

 

 

 

 

 

 한번 학교 오는데만 15리였으니 매일 30리 산길을 걸어다녔구나. 유금 마을 가는 도로에다가 차를 세우고 아치골(=아치곡)을 보며 셔텨를 눌러 보았단다. 이젠 동네에 연로하신 어른들만 계시는게 아닌지 모르겠다.

 

 

 

 

 

 너희들 맑은 눈망울이 내 눈에 선하다. 잘 가르쳐주지도 못했고, 잘 이끌어주지도 못했으니 그저 미안하고 아쉬운 마음 뿐이다. 남자 아이들 얼굴도 선한데 이상하게도 오늘은 여자아이들 이름만 불러 보았으니 한쪽은 되게 섭섭해하지 싶다. 

 

 

 

 

 

 다시 사진으로 봐도 깊은 산골이다 싶다. 이젠 어디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다. 친정 나들이라도 한번 가려면 너무 고생하겠구나 싶어서 마음이 아려온단다. 시내버스가 유금 마을까지 다니는지 모르겠다. 아치곡은 도중에 내려서 한 오리 정도를 걸어서 들어가야겠더구나.

 

 

 

 

너희들이 오늘 쓴 글을 읽어본다는 기약은 없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소식 전해본단다. 같은 교실에서 복닥거렸던 쉰명의 친구들 모두를 하나씩 다 그려본단다. 우리 모두 같은 하늘을 머리에 이고 살아가지만 얼굴 한번 보는 것은 그리도 어렵기만 하구나.

 

오늘도 행복한 나날이 되기를 바라며.......

 

 

깜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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