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으신 어른!
선거때가 다가오면 지하철 한번 타보시겠지요.
시장에도 한번 찾아가보고 좌판 벌여놓은 할매로부터
살기 팍팍하다는 이야기 정도는 한번 들어보시겠지요.
표 앞에서는 한없이 약해지는 그런 분들만 어리석은 제가 부르는
높으신 어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오.
결재권자가 되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분 정도가 되면
높은 분들이 아니겠소?
그 할매가 푼돈 몇푼 벌겠다고 아침버스 타고
새벽기차타고 시장바닥까지 찾아가는 것을 본적이 있기나 있소?
시골 촌로(村老)들이 병들어 야윈 몸으로
허리 구부정한 모습으로 병원 찾아가는 모습을 보기는 보았소?
시골 사람들은 이제 새벽기차도 타지 못하오.
기차 자체가 사라졌으니 말이오.
서민들의 발이던 그런 기차가 사라진 이유를 나도 잘 알고 있소.
어지간한 사람들은 모두 다 자가용 승용차를 가지고 살게 되었으니
기차에 손님없는 이유 정도는 무지렁이 같은 나도 알고는 있소.
헛돈 쓰는 기분이 드는 곳에 어찌 피같은 세금을 퍼부을 수 있겠소?
그런데 말이외다.
다르게 생각해볼수는 없겠소?
사라진 기차편을 다시 운행하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소이다.
잘 생각해보면 불편을 안줄수는 있지 않겠소?
예를 들어보리다.
6월 1일부터 기차가 안서는 역이 생겼소.
하루 10명 미만의 이용객이 있는 곳은 기차가 안서고 지나간다는 결정 말이오.
잘 하신 일이오.
나도 나무만 보고 숲을 못보는 인간은 아니니까......
시골역에 손님 없다는 것도 사실이오.
그러면 이런 생각은 해보았소?
어떤 시골역에 사람이 내릴 경우 출발지에서는 표를 끊어서 그냥 타게 두고
내릴 필요가 있을 때는 승차후에 차장 어른에게 미리 예고를 해서
그 역에 내릴 손님이 있으면 잠시 정차하면 안되겠소?
차장은 기관사에게 휴대전화를 하든지
내부 연락 체계를 가지고 이야기 하든지
정차하는 역에 미리 연락을 하든지 해서 다음 간이역에 하차 손님이 있으니
기관사에게 신호를 해서는 잠시 선다는 식으로 하면 어떻겠소?
번거롭게 그런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 하느냐고 말하고 싶소?
그런 식으로 생각하시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하오.
세밀하게 배려하고
국민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면 얼마나 존경받겠소?
그러면 이번에는 원가 계산하여 들이밀겠지요.
기차가 한번 감속하는데 기름이 얼마들고 브레이크가 어느 정도 닳으며
정차하는 시간만큼 늦어져서
복잡하기 짝이 없는 전국 기차시간표를 조정하는데 얼마나 힘이 들며
열차 운행을 조정하는 사령실에서는 그만큼 신경을 더 써야하고.......
옳은 말씀이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시골 사람들에게 작은 편리를 주고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동력이 되지 않소?
모든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오.
있는 것을 홀랑 없애는 것은 잘합디다만
생기는 불편함을 어떻게 보완하는 대책은 왜 세밀하게 안챙겨주시오?
간이역에서 기차 탈 사람이 있으면
플랫폼에 붉은 깃발을 걸어 두었다가 탈 사람이 흔들어 세워서 탈수는 없겠소?
아니면 간이역 승차 손님을 위한 전국 단위 전화를 하나 만들어두어서
기차타기 10분전까지 손님이 직접 전화를 하면 예약한 것이나
마찬가지나 되게 해서 잠시만 서면 안되겠소?
자가용 없는 시골 어른들은
이제 외부 출입도 하지 말고 살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요.
높으신 어른들이 언제 한번
불편 겪으며 투덜거리며 살아보셨소?
나도 예전에 그렇게 고생하며 살았다고 하지 마시고
억울하면 출세하라고 하지말고
지금 서민들이 겪는 불편과 어려움에 대해 생각을 새로 한번 해주시구려.
큰 돈 안들이고 서민들 가려움 긁어주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는 법이오.
결재권자로 계시거든
도장 찍기 전에, 서명하시기 전에 담당자분들께
문제점을 찾아 보완책을 세우라고 하시고
세밀히 신경 좀 써 주시구려.
제발.......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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