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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운동회 연습시키기 1

by 깜쌤 2007. 5. 18.

 

 일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행사 가운데서 교사들에게 가장 많은 부담을 주는 대표적인 것의 하나로 운동회를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초등학교 형편을 잘 모르는 분들은 그게 무슨 부담을 주는 일이냐고 하는 식으로 이야기를 쉽게 하기도 합니다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여사 일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보통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운동회의 모습이나 형식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방법을 답습하는 선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이 있음을 봅니다. 가장 빨리 개선되어야 하고 다른 건전한 대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하지만 크게 나아질 기색도 없으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대안 모색은 여러 가지가 가능하겠지만 워낙 광범위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아서 대안 탐색에 관해서는 다음 기회로 미뤄두고 싶습니다. 그 부분에 관해서는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만 이 글 속에서는 전통적인 운동회 모습 속에서 아이들을 쉽게 지도하는 기법을 생각해보고 고민해보는 정도로 이야기를 풀어나갈까 합니다.

 

 

 

운동장에 타탄 트랙이 깔리고 필드에는 잔디가 잘 가꾸어져 있으며 스탠드가 완비된 선진 학교의 운동장이라면 다른 모습으로 하는 운동회를 계획해 볼 수도 있겠지만 거의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 그런 시설을 꿈꾼다는 것 자체가 현재로서는 요원한 이야기가 될 것 같습니다.

 

제일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좁은 운동장에 이천여명이나 되는 아이들이 복닥대는 곳에서 하는 운동회라면 종목 선정이나 연습 시간 확보가 여의치 않음을 쉬게 짐작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한학년의 아이들이 300명을 넘어서는 경우 한꺼번에 즐길만한 종목을 선정하는 것도 어렵거니와 짧은 시간에 재미있는 경기를 즐긴다는 것 자체가 힘들어지고 맙니다.

 

무엇보다 어려운 것은 산만하기 짝이 없는 요즘 아이들을 훈련시켜 깔끔하게 경기를 운영한다는 그 자체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게 뭐가 그리 어려우냐는 식으로 이야기를 합니다만 그런 이야기는 초등교육의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가 되고 맙니다.

 

  

 

 사실 운동회 내용은 단순히 결정될 사항이 아닙니다. 교육과정과의 연관성, 지역사회와 학교와의 관계,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수준, 지역의 특수성 등의 요소를 고려하여 결정할 것이지 학교의 일방적인 결정이나 학부모들의 요구를 무작정 수용하는 식으로 운영하는 그런 행사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그런 원론적이고 이론적인 이야기는 여기에서 별로 하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보통 학교의 운동장은 마사토나 모래성분의 흙이 다량으로 함유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아이들은 하루종일 흙바닥 위에서 보내어야 할 경우가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현실은 경기종목 선정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운동장 바닥 상황도 열악하고 아이들을 통제할 수단이 제한된 가운데에서 학년전체 경기를 해야 할 입장이라면 종목 선정과 경기 방법의 선택에서부터 정말 신중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나는 이 글(운동회와 관련된 글) 속에서 5학년이나 6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200명 이상의 아이들이 한개의 학년을 이루는 다인수 다학급의 경우를 상정해두고 이야기를 해나가는 중입니다. 그러므로 이해하는데 착오가 없기를 바랍니다.

 

시골지역이나 도서 지역의 경우는 형편이 완전히 다르므로 다른 각도에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다인수 아이를 통제하는 효과적인 방법에 대해서는 이 카테고리 속의 다른 글 속에서 대강 이야기한바가 있으니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수백명의 초등학생 아이들을 한꺼번에 통제하는 것은 정말 힘듭니다. 우리나라 운동회를 보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응원석에서 떠들고 장난치는데다가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음악이 흘러나오는 식이므로 교사의 목소리로 아이들을 통제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거기다가 운동회 날에는 수많은 학부모님들까지 교사의 일거수 일투족을 살피는 상황이므로 말을 듣지 않는 아이를 마음대로 꾸중하기도 어렵거니와 영악해진 요즘 아이들은 이런 형편임을 더욱 더 잘 알고 있으므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죠.

 

이런 것이 이른바 진퇴양란이라는 것입니다. 교육의 목적은 달성해야 하는데 모든 여건은 최악이라면 어떤 방법을 택하겠습니까? 아이들을 방치해두면 질서는 간곳이 없어지고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므로 결국 그런 습관에 익숙해지면서 교실에서의 수업까지 엉망으로 변하게 되고 맙니다.

 

  

 

 그러므로 종목 선택과 지도 방법은 정말 중요합니다. 놀이마당 중심의 운동회를 하거나 민속놀이 중심의 운동회를 하거나 하는 식으로 어떤 주제를 가지고 운동회를 해나가면 좋겠지만 그런 학교가 과연 얼마나 될 지 모르겠습니다.

 

대부분의 학교는 학부모님들에게 보여주는 운동회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는 그런 흐름을 아주 못마땅하게 여기는 사람 가운데 하나이지만 현실의 벽은 높은 것이어서 아이들도 함께 즐기면서 남에게도 보여 주는 운동회를 꾸려나가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되고 맙니다.

 

그럼 이쯤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가면서 지도 기법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도록 해보겠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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