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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죽기위해 나선 길 1

by 깜쌤 2007.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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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버스를 타고 통일전에 가서 내렸습니다. 작은 배낭 하나를 매고 인생길 마지막을 가기 위해 내린 길이니 아무런 후회가 될게 없었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목표는 사진 오른쪽 먼산 끝에 보이는 절벽입니다. 평소에 많이 가봐서 아는 장소이니 거기서 밑으로 뛰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정말 그 동안의 세상살이가 너무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죽으면 다 끝날 것이라는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아이들 눈망울과 아내의 모습이 눈 앞에 아른거렸지만 죽는 길 밖에는 다른 해결책이 없었습니다.

 

 

 

 

 내가 내린 시내버스 정류장입니다. 그때는 정류장의 위치가 조금 다른 데에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게 20년전인 1987년 8월 3일의 일입니다. 그날 자살을 감행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한번 더 생각하고 절벽 끝에서 돌아선 덕분에 나는 살아남았고 그 이후 20년동안 나는 여러가지로 변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그해 9월 9일에 다시 사망선고를 받았습니다. 제 죽을 날을 지정받은 것이죠. 사력을 다해 빌고 또 빌어서 그날 나는 살았습니다만 다른 분이 대신.........

 

그 이야기를 하려면 소설책 한권을 쓸수 있지 싶습니다. 1987년 11월에는 수술을 위해 직장에서 한달간 병가를 얻어두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다시 기적을 체험하면서 병이 나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지금까지 20년이라는 여분의 세월을 주셨습니다. 앞으로 얼마만큼의 여분의 시간을 더 주실른지는 알 수 없지만 하여튼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은 한없이 소중한 시간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어제 24일 석가탄신일에는 남산을 갔습니다. 20년전의 생각이 나서 혼자 조용히 그 길을 걷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가사와 노래와 번역문을 차용해 와서 조금 손을 보았습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원문보기 글쓴이 : 비오는날의수채화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나 같은 죄인 살리신)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I'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놀라운 은혜여! 얼마나 그 소리가 감미로운지요!
그 은혜가 저와 같은 비참한 인생을 구원했습니다.
저는 한때 잃어버려진 존재였지만, 지금은 찾아졌고,
한때 눈이 먼 존재였지만, 지금은 보게 되었습니다.

 

 

 벤치가 놓여진 곳 너머 서출지가 있습니다. 신라시대의 전설이 어린 곳이죠.

 

 

 

 

 서출지의 모습입니다. 작은 못 가로는 물풀이 누웠고 저수지 속에는 연이 가득합니다. 둑에는 원숭이도 미끄러진다는 배롱나무(=백일홍나무)가 소담스럽습니다.

 

 

 

 

 언제봐도 정겨운 곳입니다.

 

 

 

 

 20년 전 제가 뛰어내리려고 했던 절벽이 저멀리 보입니다.

 

 

 

 지금 살아있는 것이 얼마나 복된 일인지 모릅니다. 나는 바람에 미루나무 이파리가 찰랑거리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아려옵니다. 왜 그런지 모릅니다. 터키에 갔을때에도 그런 광경을 보면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사진 속에 우뚝 솟은 미루나무를 보며 인생의 의미를 생각해보았습니다. 산다는 것과 죽는다는 것의 차이와, 삶이 가지는 깊은 뜻을 되새겨보지만 원래 철학적이지 못한 모습으로 태어난 나는 인생의 심오한 의미를 아직도 잘 깨닫지 못합니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히 아는 것은 있습니다. 개개인의 인생과 역사를 움직여나가는 신의 섭리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나는 죽을 고비를 몇번 넘겼습니다. 정말 아슬아슬하게 죽을 고비를 넘긴 것이 세번이고 죽음앞에 가서 돌아선 것도 서너번은 됩니다.

 

 

 

 

 이 부족한 자를 사랑해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면 도저히 짐작이 안되는 것이 부지기수입니다. 어떨 땐 자주 눈물을 흘립니다. 무엇 때문에 아직까지 살려주신 것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보이지 않는 거대한 손길은 확실하게 느끼며 삽니다.

 

 

 

'Twas grace that taught my heart to fear,
And grace my fears relieved.
How precious did that grace appear!
The hour I first believed!

나의 영혼에 두려워하는 마음을 가르쳤던 것도 은혜였고,
나의 두려움들을 없어지게 해 주신 것도 은혜였습니다.
그 은혜가 제게 나타났다는 사실이 얼마나 소중한지요!
그 시간에 제가 처음 믿게 되었습니다!

 

 

 

 

 어떤 믿음을 가지고 사느냐 하는 것은 모두 개인이 알아서 스스로 잘 판단할 문제입니다. 나는 나만 옳다는 식으로 우기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모든 인생과 생각, 사상은 하나하나가 다 소중하기 때문에 남의 믿음을 가지고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뒤로 보이는 산이 남산입니다. 이 동네는 아주 조용해서 제가 제일 살고 싶어하는 곳이지만 기회가 닿지를 않습니다.

 

 

 

 

 20년전 그해 저는 이 부근에서 사람을 죽이고 싶은 살의를 느꼈습니다. 나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해주시는 분이 얼마나 밉던지 돌을 들어서 치고 싶은 마음이 마냥 치밀어 올라왔습니다. 부근에 주먹만한 돌만 있었더라도 저는 살인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Through many dangers, toils, and snares
We have already come.
'Twas grace that brought us safe thus far,
And grace will lead us home.

많은 위험들과 고통들과 유혹들을 지나서
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이 순간까지 우리를 안전하게 이끄셨던 것도 은혜였고,
그 은혜가 아버지의 집까지 우리를 인도할 것입니다.

 

 

 

 

 

Amazing Grace! How sweet the sound!
That saved a wretch like me.
I once was lost, but now I'm found.
Was blind, but now I see.

놀라운 은혜여! 얼마나 그 소리가 감미로운지요!
그 은혜가 저와 같은 비참한 인생을 구원했습니다.
저는 한때 잃어버려진 존재였지만, 지금은 찾아졌고,
한때 눈이 먼 존재였지만, 지금은 보게 되었습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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