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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수수한 아름다움

by 깜쌤 2007. 5. 5.

 

 

저번 글에서 작은 것에 대한 아름다움을 느끼고 산다는 이야기를 드린바 있습니다. 서재 창틀에 놓아두었던 야생화와 작은 소품 분재들을 이제는 모두 서재 밖에다 놓아 두었습니다. 이젠 봄이 한창이니 내리는 빗방울도 좀 맞고 햇빛도 듬뿍 받아가며 커야한다는 마음에서 약 3주일 전에 밖으로 내어 놓은 것이죠.

 

그간 무심하게 지냈는데 오늘 자세히 보니 아주 작은 꽃이 달려있는 소품 분재가 보였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이 녀석은 이름도 모르고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 친하게 지내는 금강초롱님과 함께 대구에 갔을 때 하나 구해온 것이죠.

 

그런데 꽃이 달려있길래 그만 놀라고 맙니다. 이파리의 아름다움도 대단하지만 하얗게 달린 꽃이 얼마나 순수하게 보이는지 그만 눈길을 뺐기고 말았습니다. 자기 혼자서 꽃을 피우고는 봐달라고 하소연 할때까지 모르고 사는 이런 둔한 감각으로 꽃을 키우려니 힘이 드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사진이 실물크기와 거의 비슷하지 싶습니다.

 

 

 

 

 

 

 나는 야생화 가운데 패랭이꽃을 좋아합니다. 야생화라고 부르게에는 뭣하지만 나팔꽃도 좋아하고요..... 방금 화분을 잘 살펴보았더니 나팔꽃 새싹이 제법 올라왔습니다.

 

땅을 뚫고 솟아오르는 새싹이 가진 에너지의 총량을 연구해서 박사학위를 받으신 분도 있는 모양입니다만 과학적인 눈을 가지지 못한 어리버리한 내 눈에는 새싹들이 가진 힘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작년에 꽃집에서 패랭이꽃을 하나 샀습니다. 지난 여름에 조금 잘 자라는 듯 해서 올해는 살짝 큰 분에 옮겨 심었는데 벌써부터 꽃 잔치를 벌려놓았습니다. 피어있는 꽃보다 망울을 터뜨려야 할 꽃봉오리가 더 많은 듯해서 이제부터 살판이 났습니다. 다시금 화분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나리도 필 차례가 되어가는 듯하고 올망졸망한 다른 녀석들도 줄지어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흐뭇합니다.

 

이따가 외출다녀 온 뒤 혼자서 감상하며 국화차라도 마셔야겠습니다. 꽃 자체가 별로 좋은 귀품이 아니니 손님을 청할 것 까지는 없고 그냥 수수한 것에서 작은 아름다움을 찾는 재미를 느끼며 혼자 차한잔 하는 멋으로 살아가는 것이죠. 남들이 보면 쓸데없는 짓이라고 하지 싶습니다.

 

이제 혼자서 토요일 저녁을 차려 먹고 찬양대와 남성합창단 연습을 하러 나가야지요.  어허허허허허~~ (부러우시지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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