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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아부지요~~

by 깜쌤 2007. 5. 1.

 

처음 세상에 태어난 내 자식을 보고 신기해했듯이

반세기 전에 아버지께서도 저를 보고 그렇게 여겼으리라 믿습니다.

 

 

 

 

 

 

아버지와 제가 발딛고 살았던 땅이 남아 있는 한

얼굴 모르는 우리 후손들도 이 땅위에 군데군데 터잡고 살겠지요.

 

 

 

 

새로 돋고

시들어 늙고....

함께 살다가 시든 쪽이 먼저 사그라지겠지요.

새로 돋은 싹도 언젠가는 다 고스러질 것이고요......

 

 

 

 

 

 

참 오랫동안

세월은 줄기차게 제 갈길을 내달렸습니다.

 

 

 

 

 

 

달리는 세월 속에 

생판 얼굴도 모르면서 중매장이 말만 믿고

남의 집 귀한 따님을 만나

소중한 가정을 이루고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내셨습니다.

 

 

 

 

 

그렇게 매끄랍고 윤기나는 삶은 아니었지만

함께 살아주신 정겨운 터가 유난히 그립습니다.

 

 

 

 

 

들판에 나가셔서

묵묵히 땅을 파고 갈아 엎고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나락 베던 젊은 모습이 그립습니다.

 

 

 

 

 

 

세월이라는 대책도 없는 병마에

야금야금 갉아먹히는 육신을 안고

자식 걱정하시는 내 아버지......

 

저도 그런 보통 아버지가 된지 꽤 오래 되었습니다.

이젠 저도 함께 늙어갑니다.

 

 

 

 

 

아버지!

 

그냥 한번 불러 보았습니다.

 

 

 

 

 

 

 

아직은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는 날이 고맙기만 해서

다시 한번 더 불러 봅니다.

 

"아부지요~~~~

사랑합니데이~~~~"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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