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우리가 못본지가 30여년이 훌쩍 넘었으니
이젠 네 모습도 너무 가물거리만 해.
갓 피어나던 꽃봉오리 같은 모습만 생각나지만
이젠 시들어가는 나이이니 이런 목련처럼 청초하지도 않고
생기가 가득하지도 않으리라고 여겨.
물론 나도 이젠 많이 늙었어.
하얀 목련꽃 망울만큼이나 희게 변한 내 머리칼을 보면
세월의 더깨를 짐작할수 있을거야.
어떤 심성 고우셨던 시인은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고' 하셨지만 이젠 그런 편지를 읽을만한 낭만도
모두 다 날려버리고 말았어.
오늘 내 삶의 터전으로 발걸음을 옮겨가면서 보았더니
글쎄 벌써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거야.
확실히 작년보단 한 열흘쯤 빨리 피는 것 같아.
아마 이번 주말이면 내가 사는 이 도시 전체가 꽃으로 덮이지 싶어.
나 혼자 즐기기엔 너무 아쉬워.
네가 이 글을 본다면 좋으련만.......
우린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어.
공원 한모퉁이엔 참꽃도 피었어.
너도 진달래는 많이 따먹었지?
어쩌면 진달래를 뿌려가며 부침개를 만들어 먹기도 했지 싶어.
우린 다 없던 시절을 힘들게 보내지 않았니?
조금 있으면 개나리도 필거야.
계절의 전령들이 세월보다 앞서 달리지만
우린 이제 너무 많이 산거야.
우리 얼굴 자체가 세월이 된 나이가 된 거지.
네가 볼 기약없는 글이지만
이렇게라도 써 놓으니 자그마한 바램이라도
하나 만들어진거야.
그리운 이여!
그럼 이제 그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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