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벌써 꽃이 피었어

by 깜쌤 2007. 3. 26.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우리가 못본지가 30여년이 훌쩍 넘었으니

이젠 네 모습도 너무 가물거리만 해.

 

갓 피어나던 꽃봉오리 같은 모습만 생각나지만

이젠 시들어가는 나이이니 이런 목련처럼 청초하지도 않고

생기가 가득하지도 않으리라고 여겨.

 

물론 나도 이젠 많이 늙었어.

하얀 목련꽃 망울만큼이나 희게 변한 내 머리칼을 보면

세월의 더깨를 짐작할수 있을거야.

어떤 심성 고우셨던 시인은 '목련꽃 그늘 아래에서 베르테르의 편지를

읽는다고' 하셨지만 이젠 그런 편지를 읽을만한 낭만도

모두 다 날려버리고 말았어.

 

 

 

 

 

오늘 내 삶의 터전으로 발걸음을 옮겨가면서 보았더니

글쎄 벌써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거야.

확실히 작년보단 한 열흘쯤 빨리 피는 것 같아.

아마 이번 주말이면 내가 사는 이 도시 전체가 꽃으로 덮이지 싶어.

나 혼자 즐기기엔 너무 아쉬워.

네가 이 글을 본다면 좋으련만.......

 

우린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어.

 

 

 

 

 

공원 한모퉁이엔 참꽃도 피었어.

너도 진달래는 많이 따먹었지?

어쩌면 진달래를 뿌려가며 부침개를 만들어 먹기도 했지 싶어.

우린 다 없던 시절을 힘들게 보내지 않았니?

 

 

 

 

 

조금 있으면 개나리도 필거야.

계절의 전령들이 세월보다 앞서 달리지만

우린 이제 너무 많이 산거야.

우리 얼굴 자체가 세월이 된 나이가 된 거지.

 

네가 볼 기약없는 글이지만

이렇게라도 써 놓으니 자그마한 바램이라도

하나 만들어진거야.

 

그리운 이여!

그럼 이제 그만.......

 

 

 

어리

버리

 

 

 

 

 

'사람살이 > 영상수필과 시 1 Photo Essay & Poem'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먹기  (0) 2007.05.12
아부지요~~  (0) 2007.05.01
순수하되 지혜롭게......  (0) 2007.03.10
결국 그렇게 될거요.  (0) 2007.01.30
다시 살기  (0) 2007.0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