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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비, Be, 悲 !!

by 깜쌤 2007. 4. 13.

시들고 곯아가는게 인생길이라고 하더니만

정말 우물쭈물 하다가 이만큼 살아버리고 말았어.

그 화려했던 청춘의 잔쪼가리가 길거리에 뒹구는 날은

아침부터 추적이며 비가 내렸어. 

 

 

 

 

날아가버린 젊음이 아쉬워서 오늘은

걷기로 했어.

비가 왔거든....

 

그러니 더 더욱 자꾸 걸어야했어.

 

 

 

 

참 이상하기도 해.

이 많은 빗물들이 어디 터잡고 살다가 쏟아지는 것인지

이젠 더 이상 궁금하지도 않아.

 

삶에 대해 너무 알아버려서 그럴거야.

그리 많이 산 것도 아닌데 다살아 버린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것을 보면 나도 이젠

너무 겉늙어 버린 모양이야.

 

  

 

 

너도 혼자 중얼거릴때가 있니?

늙었다는 증거야.

아님 네 자신도 나처럼 부끄러운게 많든지......

 

설마 나처럼 인생길에서 비만 맞고 다닌 것은 아니겠지?

가슴 깊숙히 슬픔 덩어리를 안고 다닌 것은 아닐테지?

 

 

 

 

칼 빼든 영웅들이 대륙을 호령할 때

나는 그냥 바보처럼 땅만 보고 살아왔어.

큰 꿈은 이제 더 이상 꾸지도 않아.

 

 

꾸어야 할 꿈이 없다는게 슬픔이야.

그게 슬픈거야.

 

 

 

 

이젠 큰집을 갖고 싶지도 않고

호사스러움을 원하지도 않아.

 

살아있다는 자체가 즐거움이야.

이만큼 살아낸 것도 나에겐 지나친 복이었어.

이젠 고개를 숙일 줄도 알게 되었고

내가 아무 것도 아닌 것이란 걸 깨닫게도 되었어.

 

내가 아무 것도 아니란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제법 세월물을 먹고 난 뒤야.

 

 

 

 

 

비틀어진 겨울 가지에 물이 올랐어.

세월 보낸 증거들은 대지위에 흩뿌리고 이젠 새로

싹이 돋고 있어.

이젠 너도 나도 우리 모두 떠날 때가 되어 가는거지.

 

 

 

 

이젠 우리가 밑거름이 되어주어야 해.

새 삶들이 둥지를 틀도록 우린 떠나가주어야 하는 거야.

 

 

 

 


 

재촉하는 소릴 들어봐.

우리에겐 떠나도록, 새것 들에겐 움트도록 속삭이는 그 소리가

네 귀에 들려?

 

 

정말 들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