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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경주에 초청하지 못한 두분을 위하여~~

by 깜쌤 2007. 4. 8.

 먼저 공개적으로 두분께 사과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달에 만나뵌 뒤 벚꽃이 피면 꼭 한번 내려 와주십사하고 당부를 드렸습니다만 어찌 일이 너무 꼬여 버렸습니다.

 

아시다시피 부친께서는 지난 3월 28 수요일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에 입원하셨다가 지난 4월 5일 목요일에 퇴원을 하셨습니다. 사실 속으로 조마조마 했었는데 그렇게 일이 번져버리니 저로서도 어쩔수 없는 형편이 되고 말았습니다.

 

 

 

 약속을 지켜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여기며 공개적으로나마 송구스러운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제가 말한 것은 거의 지키려고 노력해가며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몇가지 지키지 못한 약속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지간하면 노력이나마 해보려고 몸부림치기도 했습니다.

 

 

 

식언을 해가며 살아도 되긴 됩니다만 그렇게 살기엔 우리 인생이 너무 짧은 것 같고 무엇보다도 부끄러움을 많이 남기며 죽긴 싫습니다.

 

 

 

 맨날 피는 꽃도 아니기에 한번 흐드러지게 피었을때 모셔서는 그리운 분들 얼굴이나마 다시 보고 싶었는데 그리하지 못했으니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속죄하는 의미에서 오늘 부활절 11시 대예배를 드린 뒤 오후 예배를 드리기까지 잠시 짬이 나기에 카메라를 들고 대릉원으로 갔습니다. 우리 경주 시민은 무료 입장이 가능하므로 사진이나마 찍어 두분께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한분은 여기 묻힌 분들의 후손이시니 조상님들 묘소를 보여드리고 싶었고 또 한분은 산을 좋아하시니 작은 산(?)이나마 보시고 스트레스라도 푸시라고 나름대로 의미를 부여해가며 나선 것입니다.

 

 

 

 

무덤 사진이 많으니 잘못 오해하시면 기분 나쁘시게 만들어 드릴 수도 있는 일이어서 죄송스럽습니다만 선하게만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 사진의 최대 수확이라면 이 나무입니다.

 

 

 

 작은 무덤과 큰 무덤의 조화, 그리고 나무가 그려내는 곡선과 직선의 미학이 제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두분 마음에 드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꽃이나마 보시고 마음 푸시기 바랍니다.

 

 

 

 

별것 아닌 작은 것에서 아름다움을 찾는게 어리버리한 저같은 인간의 특징이니 너그러이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고분이 그려내는 부드러운 곡선과 먼산의 선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저는 가슴에 와 닿습니다만 두 분 눈에는 어찌 비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저 그러려니 하시기 바랍니다.

 

 

 

 저 멀리 보이는 산이 선도산입니다. 잘린 듯한 산 정상 부근에는 절이 하나 자리잡고 있는데 거기서 내려다 보는 시내 경치도 일품입니다.

 

 

 

 원숭이도 한번씩 미끄러진다는 배롱나무에는 한여름이 되어야 꽃이 달릴 것입니다.

 

 

 

 외국인을 만나면 드리려고 부활절 달걀을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습니다만 마음에 드는 분을 만나지 못했기에 그냥 들고 왔습니다.

 

 

 

제법 봄 내음이 풍겼습니다.

 

 

 

 이제 대릉원을 나가는 길입니다.

 

 

 

 공중전화 부스와 영산홍, 신록이 어루러졌기에 셔터를 눌러 보았습니다.

 

 

 

 

 멀리 남산 산자락이 흘러내립니다. 다음에 오시면 가벼운 트래킹이라도 한번 즐기십시다.

 

 

 

 첨성대 쪽으로는 오늘 굉장한 안파가 몰렸습니다.

 

 

 

 

기마 순찰대는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언제 중국에라도 한번 모시게 될 날이 온다면 말타고 황룡이나 구채구 정도도 갈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이 얼마나 몰려드는지요......

 

 

 

반월성 앞에는 유채꽃이 장관을 이루었고 반월성 언덕에는 벚꽃이 만발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분들이 오셨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두분을 모시지 못해서 제 마음속에는 미안함만 가득했고요..... 사실 편찮으신 우리 부모님께도 이런 경치를 보여드리지 못했으니 그저 죄송스러움만 가득합니다.

 

 

 

 청춘이 왜 그렇게 부럽던지요......

 

 

 

 두분 가정과 가족분들 모두에게 아름답고 귀한 나날이 이어지기를 빕니다. 언제 다시 뵐 수 있는 날이 어서 빨리 오기를 기다리며 거듭 죄스러운 마음을 담아 글 올려 봅니다.

 

 

어리

버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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