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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고급 선생이 되는 길 1

by 깜쌤 2007. 3. 19.

 

아이들을 오랜 세월동안 가르쳐본 결과 키우는대로 자란다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진리 속에 스며들어 있는 의미는 깊고 깊다는 것도 함께 깨달았습니다. 교사가 아이들을 고급으로 키우면 고급인간이 되고 저속하게 키우면 싸구려 삼류인생이 된다는 것도 함께 깨닫게 된 것이죠.

 

아이들을 일류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말로만 일류가 되라고 해서는 안된다는 사실도 함께 깨달았습니다. 선생 자신이 일류가 되지 못하는데 무슨 재주로 아이들이 일류로 자라나게 될 수 있을까요?

 

일류교사가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제가 젊었던 시절엔 승진과 좋은 학교로의 전출을 위해 여러가지 실적을 올리는데 기를 쓰는 선배들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저 자신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런 흐름에 동참하여 교육현장연구 논문을 써보기도 했습니다.

 

나는 평교사 생활만 약 30년간을 하고 있으니 어찌보면 무능교사의 표본이 될수도 있습니다. 구차한 변명 같지만 나는 부패가 만연했던 시절 교육에 종사한다는 사람들의  어두운 그림자를 보고 승진과 전출을 위해 연구논문쓰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그런 구린내나는 이야기를 이런 열려있는 공간에 다 쓸 수는 없으므로 그 정도로만 하고 넘어갑니다만 이런 것은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을 얼마나 많이 했는지 모릅니다.

 

제가 보기로 선생은 크게 돈벌어서 떼부자가 될일이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시되는 요즘 세상에서는 경제적인 능력을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만 어쨌든 국가에서 주는 월급만으로 살아갈 경우 부자가 되는 것은 아예 포기하고 사는 것이 현명합니다.

 

선생은 사회적인 지위 면에서도 좋은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입니다. 교장 정도가 되면 교직사회에서는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기도 합니다만 다른 조직에 비해 교장이나 교감 같은 경영자의 숫자가 훨씬 적다보니 평교사로 일생을 마치는 많은 선생들의 슬픔과 비애는 조금이나마 헤아려나 보았는지 궁금합니다.

 

초등학교 선생은 크게 명예를 거머쥘 일도 거의 없습니다. 자기가 가진 재능을 잘 발휘하여 예술적으로 성공을 한다거나 하면 몰라도 잘가르친다는 것이 명예가 될 일도 없으니 어찌보면 불쌍한 직업이기도 한 것입니다. 요즘처럼 일찍 퇴출되는 사회분위기 때문에 교직이 안정적이라고 해서 조금 인기를 끄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만 안정적이라는 말은 그만큼 크게 발전적인 것은 아니라는 말을 의미하고 있기도 합니다.

 

결국 선생이라는 직업은 크게 돈을 벌 일도 없고 사회적으로 높은 지위에 올라갈 일도 없으며 명예를 누릴 일도 없는 직업이라는 것이죠. 요즘 같은 시대에는 조그마한 실수라도 하는 날엔 당장 민원이 발생하여 망신당할 일만 남아 있는 것은 물론이고 스승의 날이 들어있는 5월이되면 모든 대중매체로부터 집단 공격을 받는 그저 그런 존재이기도 합니다.

 

 

 

선생도 다른 직업과 마찬가지로 평가를 해서 퇴출시키겠다고 나서는 세상이므로 안정적이어서 직업으로 선택하겠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생각이라고 봅니다. 못가르친다는 평가를 받는 선생을 골라내어서 퇴출시키겠다는데 반대를 하다가는 보수 수구꼴통 정도로 욕을 얻어 먹는 것은 기본입니다. 

 

이젠 교사들도 각성을 할 시대가 되었습니다. 세상이 이러니저러니 하기 전에 이왕 하는 선생이라면 그 분야에서는 일류가 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가르치는 것 하나만은 최고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옳은 일일 것입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도 일류교사가 못되니 할말은 없습니다만 제가 일류가 아니라고 해서 말조차 안하고 살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봅니다.

 

일류교사가 되기 위해서는 밟아나가야 할 많은 길이 있겠습니다만 그 한가지 방편으로는 가르치는데 필요한 많은 자료를 조직적으로 수집하고 정리해서 소장해두고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무능교사로 찍히기 싫다면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다. 

 

교수학습활동에 필요한 많은 자료를 개인적으로 확보해두면 여러가지로 편합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제 블로그 속에는 영화에 관한 글들이 조금 들어있습니다. 머리 회전이 늦고 어리버리한 저같은 사람은 그런 글 한편을 쓰기 위해 죽을 고생을 합니다. 학창시절부터 읽어둔 많은 잡스런 지식 나부랭이가 큰 도움이 된 것은 물론이고 청년기 시절에 만들어 둔 독서노트도 무시못할 훌륭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관심있는 분야의 글을 스크랩해두는 것은 기본이었습니다. 요즘이야 인터넷 속에 수많은 관련정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렇지 못했기에 관련 기사를 스크랩해두는 것은 좋은 자료를 쉽게 확보할 수 멋진 방법이었습니다. 그런 작업을 거치면서 엉터리 정보도 많음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정확하지 않은 많은 지식들이 판을 치고 있으므로 잘못 인용을 하면 망신살이 뻗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되고 맙니다.

 

 

 

신문이나 잡지 기사도 틀린 부분이 있으므로 권위있는 사전을 확보해두고 이것저것 비교해 보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봅니다. 어떤 하나의 글을 쓰기 위해서 수많은 관련 정보가 필요하듯이 아이들을 가르치는데도 수많은 자료가 필요한 법입니다. 

 

다른 글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만 아이들에게 우유를 하나 마시게 하는 것도 클래식 음악과 관련지어 지도할 수도 있고 그냥 "유우 마셔라"라는 간단한 말한마디로 지도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높은 지식수준과 교양을 가진 교사는 그가 가르치는 아이들의 교양과 지식수준을 높이는데도 훨씬 수월하게 할수 있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지금은 CD자료가 흔하고 인터넷에 수많은 자료들이 올라오므로 자료 검색하기가 그만큼 쉽지만 아직도 개인화해서 보관하는 데는 약간의 어려움이 존재합니다. 컴퓨터로 자료를 소장하는 것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이야기를 하기로 하고 이 글에서는 예전부터 내려오는 구식 방법을 이야기해보기로 합니다.

 

위의 사진은 제 서재에 보관하고 있는 비디오 자료들의 모습을 찍은 것입니다. 별것은 아니지만 제가 소장하고 있는 비디오 자료들은 120분용 테이프와 90분용 테이프를 기준으로 할때 약 350여개 정도가 됩니다. 120분 테이프일 경우 3배속으로 녹화를 한다면 한개의 비디오 테이프 속에는 2시간짜리 영화를 보통 3편 정도 저장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영화에 대한 관심이 조금 있는 편이므로 비평가들로부터 평가를 잘받은 우수작을 엄선해서 녹화를 해두었는데 어지간한 비디오 가게에서는 가지고 있지 않은 명작 영화들을 상당수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제 직업이 선생이므로 아이들에게 보여줄만한 영화를 선별하여 녹화하는 작업도 함께 해왔습니다.

 

 

 

 

테이프 숫자가 늘어나면서 소장하고 있는 영화가 어느 곳에 저장되어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당연히 색인목록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바로 위의 사진이 색인목록입니다. 보시기에 따라서는 별것 아닌 영화로 여기실지 모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귀한 자료들이 제법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한글 자모 순서를 기준으로 하여 색인목록을 만들었는데 ㅇ 항목에만 144편의 영화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제 비디오 테이프 자료가 시대에 뒤쳐져 간다는 것이죠. 물론 이제부터는 새로운 저장 매체를 이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저장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야기하고 싶은 핵심은 이것입니다. 컴퓨터에 자료를 내려받아서 저장을 하든 테이프로 혹은 문서로 저장을 하든지 간에 교사는 많은 교수학습자료를 확보하고 소장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투자를 해서 소유할 수도 있으나 그런 것은 방법상의 문제이고 어쨌거나 이왕 직업으로 교사를 선택했다면 방대한 자료를 가지고 있는 것이 유용하게 쓰인다는 것이죠.     

   

 

 

 단순히 영화자료만을 수집한다면 그것은 개인의 취미 생활 정도로 끝나고 맙니다. 초등학교 교사는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쳐야 하는 직업이므로 다른 분야에도 눈을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저는 취미 생활의 하나로 합창단원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노래를 부르고 음악을 감상하며 연주회장을 찾아다니는 것도 제 생활의 일부이기도 합니다.

 

취미가 그러니 녹화자료 가운데는 음악과 역사 여행 관련 자료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따로 색인목록을 만들어서 관리를 합니다. 이렇게 확보한 자료들을 가지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죠.

 

수없이 많은 자료들을 확보해두고 한개의 학년을 집중적으로 선택해서 가르치다보면 무엇인가를 깨달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초등교사는 학년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평생 한두과목을 가르치는 중등 교사들과 달리 다양한 교과목을 가르쳐야 하므로 자료모으기가 그만큼 더 어렵고 자료의 양도 많아야 하며 폭도 넓어야 하는 것이죠.

 

    

 

 

 잘 따지고 보면 초등학교 교사라는 것이 그리 쉽고 만만한 직업이 아닙니다만 우리 사회에서는 한때 선생질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우습게 여김을 받고 멸시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남에게 멸시를 받지 않으려면 당연히 우리 교사들은 전문가가 되어야 합니다. 남의 귀한 자녀들을 가르치고 다스리고 다루는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이 그리 쉬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다음 글에 계속됩니다.

 

 

어리

버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