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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수수하기에, 정붙이고 삽니다.

by 깜쌤 2007. 3. 17.

 

 

요사이는 퇴근할때마다 공원 안에 있는 분재원에 갑니다. 신라토기 화분에 담아 놓은 야생화가 너무 예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은근히 탐도 나고요..... 남의 것을 탐내지 말라고 합디다만 아름답고 앙증맞고 귀여운 것에 대한 미련은 어쩔수가 없는가 봅니다.

 

 

 

 

 아침마다 서재에 올라가서는 제일 먼저 제가 기르는 꽃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서재에 들어가는 입구에 어설픈 분재 나부랭이들이 몇점 있으므로 그녀석들에게도 당연히 인사를 합니다.

 

"잘 잤니? 어디 아픈데는 없었니? 밥은 잘 먹었고?"

 

인생 살면서 느낀 것인데 기르는 동식물들도 주인의 관심에 대해 확실하게 응답을 해준다는 것입니다. 이 장미는 학교 쓰레기장 부근에 굴러 다니는 것을 주워와서 가꾼 것입니다. 드디어 올해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원래는 미니 장미인 것 같았는데 거름을 좀 주었더니 큰 꽃 한송이를 피운 것이죠.

 

 

 

 

 

 

사진을 찍을 때 손이 흔들린 모양입니다. 만냥금인데  빨간 열매가 매력적입니다. 이 녀석은 저번에 기르다가 실패를 했었습니다.

 

 

 

 찔레입니다.  봄에 솟아오르는 새순을 꺾어 먹고 허기를 달랬던 기억이 납니다. 하얀 꽃을 피워주더군요. 이제는 고인이 되신 최무룡씨(탤런트 최민수님의 부친이십니다)가 부른 "찔레꽃" 노래가 생각납니다.

 

"찔레꽃 붉게 물든 남쪽 나라 내고향

언덕 위에 초가삼간 그립습니다.

자주 고름 입에 물고  눈물 흘리며

이별가를 불러주던 못잊을 사람아"

 

가사가 다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녀석도 병에 걸려 골골거리는 것을 주워와서 치료를 했습니다. 작년에는 진딧물 공세에 꽤나 고생을 했었지요.

 

 

 

 

제가 좋아하는 패랭이꽃입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은 꽃을 피워주리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조금 큰 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얘 이름은 가물가물하네요. 꽃집에 가서 조사해 와야하지만 이 밤중에 그럴수도 없고요..... 이젠 한번 잊어버리면 도통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이 녀석도 이름을 모르겠습니다. 외국 계통인 것은 확실한데요..... 밑천이 짧으니 이럴때 다 드러납니다. 이름도 잊어버리고 키우려니 부끄럽네요. 얘도 올해 2년째입니다.

 

 

 

 

아주 작은 측백나무입니다. 작년에 밖에 놓아두었다가 물관리를 잘못해서 가지의 반 정도를 태웠습니다. 마른 가지를 잘라낼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이제 이름 이야기는 안하렵니다. 다 모르니까요. 작년에 이끼를 살짝 덮어주었더니 이끼에 눌려 비실거립디다. 죽어버린 줄 알았는데 이끼 틈사이에 살아남아서 기어이 올해 꽃을 피웠습니다. 이 녀석에게 정말 미안해집니다.

 

 

 

 

집 부근 꽃집에서 약 한달전에 하나 샀습니다. 잎사귀를 비비니까 아주 멋진 향기를 뿜어내더군요. 몇개를 더 구해서 한꺼번에 주욱 나란히 놓으면 멋지지 싶습니다. 유럽에서 많이 보는 사이프러스 삼나무를 보는 것 같아 이국적인 분위기를 내어 줍니다. 별것 아닌 것을 가지고 의미를 부여하고 사니 좀 우습지요?

 

 

 

 

신라토기에 심은 것입니다. 작은 분에 옮겼더니 제법 귀엽게 보입니다.

 

 

 

 

 

얘도 신라토기 작은 것에 심었습니다. 작년에도 한번 길러보았지만 일년밖에 못살고 죽더군요. 한해살이는 아닌 것 같기도 한데 말입니다.

 

 

 

 

 위에서 본 것 하고 같은 종류입니다. 역시 신라토기에 심어보았습니다.

 

 

 

 

신라토기는 아랫부분이 매력적인데 제가 사진을 너무 꽃 중심으로만 찍어버렸네요. 아직도 미적인 감각이 많이 부족하다는 증거겠지요.

 

 

 

 

처음엔 아주 아담하고 소담스러운 분위기였는데 며칠 사이에 그만 쑤욱 자라 오르더군요. 서서히 징그러워져 가는 것 같아 내심 불안합니다.

 

 

 

 얘는 우리나라 꽃이라고 합디다. 백두산 뭐래나...... 바람꽃이라고 하던가? 으이그, 한심한 내 기억력~~

 

 

 한모퉁이에 작은 나무를 같이 심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돈이 모자라 얘들 끼리만 달랑 외롭게 심었더니 영 볼품이 없게 되었습니다.

 

 

 

 

아주 호감이 가는 귀여운 녀석입니다. 빠닥빠닥거리는 빠닥종이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처음엔 아주 귀여운 녀석이었는데 일년을 자라니까 줄기가 너무 길어져서 결국은 이런 모습이 되었습니다. 줄기를 잘라 심어볼까 하다가 죽으면 어쩌나 싶어 참고 있는 중입니다.

 

 

 

 

이 녀석도 꽃이 수수한 것이 보기 좋았습니다. 의외로 여름엔 가뭄을 타더군요.

 

 

 

 

 할미꽃입니다. 아직은 꽃을 피우지 않네요.

 

 

 

 

이런 수수하고 시시한 녀석들을 서재 창가에 두고 그냥 정붙여가며 기릅니다. 남이 보면 별것 아닌 것에 마음주며 사는 모습이 우습겠지만 저는 얘들이 너무 귀엽습니다. 나이 들어 이런 것에 정붙이고 산다니 좀 우습지요? 어허허허허허~~

 

 

어리

버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