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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국화차를 마시며~~

by 깜쌤 2007. 2. 28.

 

 

얼마전에 텔레비전에서 국화차를 만드는 농부를 보았습니다. 그 분을 보면서 언제 한번 마셔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공교롭게도 어떤 분이 국화차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오전에 자전거를 타고 한시간이나 달려가서 3시간 동안 밭 일을 하고 난 뒤 집에 왔더니 거의 녹초가 되었습니다. 돌아올 땐 맞바람을 뚫고 자전거 페달을 밟아야만 했으니 나중에는 기진맥진하고 말았습니다.

 

 

  

 

합창단 창단에 관한 일 때문에 여기저기 들렀다가 집에 와서는 샤워를 하고 국화차를 마시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차상(茶床)은 한과(韓果)를 담았던 통이고 차받침은 중국 리지앙에서 구해온 나시민족 공예품입니다. 그러니 차를 그럴듯하게 마시는 분들이 생각하는 다도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멉니다.

 

 

 

 

 

 

개봉을 했더니 국화 특유의 냄새가 사알살 풍겨납니다.

 

 

 

 

드디어 찻잔 속에서 국화꽃이 피기 시작합니다. 화차(花茶)는 이런 멋으로 마시는가 봅니다.

 

 

 

 

혼자 마시기가 아쉬워서 잔은 두개로 준비해두고 이쪽을 한잔 마시고 저쪽을 한모금 마시는 식으로 했습니다. 이런 멋진 차를 주신 분을 마음 속으로 모셔두고 대작을 하는 것이라고 여기면서 마시는 것이지요. 제가 원래 많이 모자라는 사람이거든요.

 

제 잔은 작은 것이고 대작하는 분은 큰잔입니다. 마시기는 제가 다 마시는 것이지만 그래도 혼자서 주거니받거니 해봅니다. '인생 사는게 뭐 있어?'라고 하던 어떤 개그맨의 유행어가 생각납니다.

 

"인생 사는게 뭐 있어?"

 

 

 

 

 

졸지에 신선이 된 것 같습니다만 사실 제 수준으로는 신선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일이 없으니 그냥 인간으로 남아 저 혼자 제 방식대로 즐기는게 마음 편합니다. 나중에는 국화차를 마시기 위한 다관을 따로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그냥 그렇게 마시고 분재원으로 가서 남이 하는 분갈이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가 아내의 호출을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하루해가 저뭅니다. 이젠 또 공연 연습하러 나가야지요. 4월에 공연이 있거든요.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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