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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만남

by 깜쌤 2007. 2. 25.

 

 

 

땡감이 주는 맛을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은 드물 것입니다. 떫은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떫은 맛을 없애고 나면 달콤한 홍시가 만들어지고 껍질을 깎아 잘 말리면 곶감이 되기도 합니다.

 

나는 곶감이 주는 그 달짝지근한 맛을 좋아합니다. 곶감만이 주는 오묘한 맛은 정말 헤아리기 어렵습니다. 그러길래 금수강산을 누비고 다니던 호순이와 호돌이도 그렇게 두려워했던가 봅니다.

 

 

 

 

 

 

예전같으면 노인 취급을 받을 나이만큼 살다보니 이제는 인생에 대해 아주 조금 무엇인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세상살이에는 사람과의 만남이 아주 소중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도 사실 그리 오래되지는 않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어리석기만 한 제 자신은 아직까지도 떫디 떤 땡감의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이 나이 정도가 되면 떫은 맛은 사라지고 홍시가 되기 위한 과정을 밟거나 아니면 곶감이 되어가는 맛이라도 나야하는데 아직까지 부족하기만 하니 어떨 땐 헛살아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때도 많이 있습니다.

   

     

 

 

꽃망울을 아래로 늘어뜨린 초롱꽃을 볼때마다 나는 묘한 매력을 느낍니다. 남이 봐주지 않은 산골 풀숲에서도 고아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자태가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입니다. 나는 최근에 그런 느낌이 나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내 자신은 그런 매력을 갖지 못한 존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으므로 사람에게서 맑은 내음이 나는 분들을 보면 너무나 부럽기만 합니다. 최고의 경지에 들어가 있으면서도 겸손한 사람과 소탈한 모습을 지닌 분들은 한결 더 고귀하게 보이는 법입니다.

 

 

 

 

 

 

인생을 사노라면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보다 내면의 세계가 깔끔한 분들을 곁에서 흘끔거리는 것만으로도 같은 하늘을 이고 산다는 행복한 기분에 젖게 만들더군요.

 

 짧은 인생길을 가면서 느릿느릿 걷는 소걸음만으로도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사람을 만나보기도 합니다. 그 우직함과 강건함은 진정 배우고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만 종종걸음치며 안달하며 어리버리하게 살았던가 싶어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부드럽기만 한 목화꽃 속에는 단단한 씨앗이 숨겨져 있습니다. 부드러움과 온화함, 푸근함 속에 자기만의 멋을 간직한 사람이 되는 것은 쉽게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압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만나는 분들 가운데는 그런 멋있는 내면의 세계를 가진 분들이 제법 되는 것 같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좋은 차는 쓴 맛 뒤에 오는 달콤함을 지니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분들을 만나본 어제 24일 토요일은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주었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숙여 고마움을 전하고자 합니다.

 

 

어리

버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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