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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빗소리를 들으며

by 깜쌤 2007. 2. 11.

 

 

 

지난해 말부터 올해 지금까지 경주에는 눈다운 눈도 내리지 않았고 비다운 비도 내리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따뜻한 겨울이 계속된다면 경주에 함박눈이 쏟아져 내리는 것은 역사적인 유물 사진으로만 존재하는게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됩니다.

 

 

 

 

어제 토요일 저녁에도 잠시 빗방울이 뿌려졌습니다. 모처럼 집에 있으면서 책을 보고 음악을 듣고 청소를 하다가 빗소리가 듣고 싶어서 분재원 비닐하우스에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역시 빗소리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들어야 제맛입니다. 후두둑거리는 소리가 비닐 천장에 맞으면서 반달 모습의 하우스 속에는 공명효과까지 일으켜 선명하게 잘 들리기 때문입니다.

 

빗줄기가 굵어졌다가 가늘어지기도 하고 서쪽 하늘부터 비구름이 걷혀가기 시작했으므로 그냥 셔터를 누르고 말았습니다. 사람 소리가 조금 섞여있지만 개의치 말고 아래 그림 속의 재생버튼을 눌러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잘 아는 친구 한분은 시내 한가운데 땅을 빌려 수천그루의 소나무와 분재용 잡목 묘목을 키우고 있습니다. 밭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찜을 해놓을 정도로 가치가 엄청 높아졌습니다. 잘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그런 나무들을 찾기가 힘이 들 정도라는 생각이 듭니다.

 

 

밭에서 자라는 나무들을 관리하는데만 해도 시간이 모자라고 정신이 없다고 하면서 하우스 속에 있는 분재들은 거의 처분을 하고 남아 있는 것도 다시 밭에 내리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소사나무 모아심기를 한 것들은 제가 보기에도 좋은 것들이 많이 있는데 말이죠.

 

 

 

 

 밭 한쪽에는 매화나무 밭입니다. 봄이되면 매화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룹니다. 워낙 마음 좋은 친구인지라 매실 정도는 그냥 주고 맙니다. 그럴때마다 제가 한번씩은 말리기도 합니다. "그렇게 장사를 하면 남는게 없으니 조금이라도 받고 팔아야 된다"고 하지만 저절로 생긴 것은 그냥 주는게 맞다며 사람좋은 웃음만 날리고 맙니다.

 

 

 

바로 위 사진 장면은 마치 초록색 양탄자 같습니다만 사실은 알고보면 이끼입니다.

 

 

 

 

 

 

이끼는 잘 묻었는데 대표적으로 잘못 가꾼 작품이라고 하면서 밭에다가 새로 나무 전체를 내린다는 소사나무들입니다.

 

 

 

 

 

 제 눈이 까막눈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제가 보기에는 제법 참한 녀석들인데 친구 사장은 마음에 안든다면서 계속 투덜댑니다. 커피 한잔 얻어마시고 집에 돌아와서는 라면으로 저녁을 떼운 뒤 올 봄 공연 준비를 위한 노래연습 참가도 할 겸, 찬양대 연습도 할 겸해서 집을 나섰습니다. 어제 토요일 저녁에 말이죠.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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