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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살이/세상사는 이야기 1 My Way (完)

기차가 사라져간다

by 깜쌤 2007. 2. 5.

 2월 3일 토요일, 병환으로 고생하시는 아버지의 생신을 축하해드리러 경주에서 안동으로 올라가는 오후 4시 발 기차를 타기 위해 경주역으로 나서는 길이었습니다. 아내와 경주역에서 만나기로 해두고 혹시 싶어서 최근 기차시간표를 꺼내어 확인해 보았더니 그런 기차 시각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잠시 황당해져서 안내 대표전화를 사용해서 물어보았더니 그런 기차는 찾아볼 수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사라진 것이죠. 손님이 없다는 이유로, 적자본다는 이유로, 경영합리화를 위해서 없애버렸다는 말이 되는가 봅니다. 아내와 시내에서 만나서 결국은 택시를 타고 경주시외버스 터미널로 갔습니다. 안동으로 가는 버스도 오후 2시, 4시 부근과 오후 6시 10분경에 있더군요.

 

우리는 중간에서 내려야하니 안동으로 직통해버린다는 오후 4시 차를 탈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아내와 함께 해장국집들이 밀집해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이른 저녁을 먹고 밍그적거리다가 천천히 걸어와서 오후 6시가 넘어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버스를 타야만 했습니다.   

 

문제는 버스도 승객들이 적다는 것입니다. 얼마 안있으면 노선 버스도 폐쇄될까봐 걱정이 됩니다. 하루에 너댓번 있는 직행버스도 폐쇄되고 나면 결국 자가용을 가지고 살라는 말이 되는 셈입니다. 극심한 논리비약인 것 같지만 결국 지구 온난화를 위해서 모두 한몫을 단단히 하라는 말인 것 같습니다. 

 

 

 

           <시골 기차역 시간표에는 달랑 몇대만 올라 있습니다. 기차표는 아예 팔지를 않습니다>

 

 

 두시간이나 걸려서 시골 집에 가긴 갔지만 참 어이없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래도 천만다행인 것은 아침에 안동으로 올라가는 차는 살아있으니 앞으로는 아침에 시골 올라갔다가는 오후에 내려오는 방법을 택해야겠습니다. 하지만 그 기차도 언젠가는 사라지지 싶습니다.

 

경북 북부지방은 지금까지 발전에서 쭈욱 소외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것만은 사실이지만 이런 경우를 당하고 보니 당국이 조금 원망스러워지기도 합니다. 포항은 제철소 때문에 인구가 급증해서 그런지 요즘은 대구에서 포항으로 오가는 기차들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서 제법 심심치않게 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백성들은 발전하는 대소시를 끼고 살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철도공사의 논리를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조건 없애는 것만이 능사일까요? 기상이변과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나처럼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겨울이 따뜻하니 손해볼 것은 없지만 우리 후손은 다가오는 대재앙으로부터 어떻게 살라는 것인지 점점 더 걱정스럽습니다.

 

기차를 없애면 나같은 사람도 자가용을 끌고 다녀야 할 것이니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해야할 것이고 결국 지구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데 일조를 할 것이 뻔합니다.

 

그것 뿐이겠습니까? 타이어와 아스팔트와의 마찰로 인한 고무가루의 증가는 공기 속의 미세가루 양을 더욱 더 증폭시킬 것이니 기후변화와 질병의 증가는 필연일 것입니다.

 

나도 무식한 사람이니 잘은 모르지만 "임계치"라는 과학용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나 한사람이 내뿜는 배기가스량이 임계치를 초월할 경우 그 폐해는 상상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데......  제가 걱정이 너무 많은가 봅니다. 어쨌거나 이제 나도 자가용족 대열로 접어들어야할 것 같습니다.

 

    

 

경주로 내려 올때는 다시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만 철도공사에 미안해지기는 매일반이었습니다. 기차가 텅텅 빈 상태로 왔기 때문입니다. 경주에서 울산가는 손님들이 몰려드는 것을 보고는 그분들이 얼마나 반갑던지요? 안동계시는 ㅅㄴㄹㅁ님은 참고로 하시기 바랍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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