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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영어연극, 아이들이 스스로 하도록 만들자 6

by 깜쌤 2007. 2. 2.

 

 

마지막 주에는 연기연습을 철저히 시켜 나갑니다. 그와 병행하여 소품 준비를 미리 다 해두게 해야 합니다. 이쯤되면 아이들도 정신없이 바쁘다는 소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대사 외우고 연기 연습하고 손발 맞추고 호흡맞추고 음악 준비하고 효과음악 찾고.......

 

이틀에 한번 정도는 교실로 아이들을 불러 올려 모둠별로 실제 하는 것처럼 해서 보여달라고 요구합니다. 교사는 발음교정도 해주어야하고 준비상황도 봐주어야하고 연기지도도 해야하니 정말 바빠질 것입니다.

 

이때 아이들의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서로 선의의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합니다. 질투와 시기는 없애고 경쟁을 붙여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죠. 결국 교사는 심리학의 달인이 되어야 하고 적당히 부추기고 칭찬해주면서도, 못하면 혼을 내어가며 잘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른 글에서도 몇번 이야기했지만 교사는 아이들을 마음대로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명심할 것은 절대 때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안때리고 말을 듣도록 만드는 기술이야말로 교사가 가지는 가장 최고의 강력한 무기이며 기술일 것입니다. 그런 기술이 없다면 교사와 보통 일반인과의 차이점을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 것일까요?

 

  

 방학 하루전에 거의 모든 교과를 마칩니다. 책걸이를 하는 모습이죠. 사실 이것은 장난으로 하는 것이고 정작 중요한 책걸이 행사는 그날 저녁에 하는 연극공연이 되는 것입니다.

 

실제공연을 하는 날은 일찍 마치고 보내줍니다. 공연이 저녁 8시로 되어있다면 저녁을 먹고 나서 6시 반까지는 공연장소로 오도록 해두어야 합니다. 공연장소가 학구내가 아니고 시내 한가운데이므로 사전에 행사에 관한 내부 결재를 받아두는 것이 무난할 것입니다.

 

하여튼 안전지도 하나만은 철저히 해두어서 결코 사고가 나지 않도록 해두어야 합니다. 미리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해서 끝나고 난 뒤 집으로 돌아가는 방법까지 철저하게 약속을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시작 한시간 반전에 아이들이 모여들도록 합니다. 간단한 분장만 집에서 하고 오독 하고 옷차림은 공연장소에서 갈아입도록 시킵니다. 화장실도 미리 다녀오도록 만들어두어야죠. 아이들이 모두 흥분을 해서 분위기가 들뜨기 때문에 냉정함을 찾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너무 아이들을 침착하게만 만들어두면 연기 열정이 죽어버리므로 냉정과 열정 사이를 교묘하게 유지하도록 해두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데서 교사의 능력이 들어나게 됩니다. 아무리 떠들더라도 교사가 무대에 올라가서 얼굴 표정만 바꿔도 아이들이 조용해지도록 만들어 두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것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가능하겠느냐고 의심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공연장소에서는 모둠별로 공연의 처음과 끝부분 만을 연습해보는 정도로 끝내야 할 것입니다. 전체 내용을 모두 다 해보면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8시에 공연이라면 7시 반 전에는 모든 연습을 끝내어야 합니다.

 

손님들이 와 계시는 가운데서도 연습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 신비감이 떨어지고 말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이 대기하는 장소가 따로 있다고 해도 다른 모둠이 하는 것을 아이들도 직접 보고 즐겨야 하기 때문에 제일 앞 두줄에다가 아이들을 모둠별로 앉도록 해두고 학부모님들이나 손님들은 그 뒤로부터 앉도록 미리 이야기를 해둡니다.

 

저는 이런 공연에 3학년 이하의 어린아이들은 절대로 데리고 들어오지 못하도록 이야기 합니다. 처음부터 데리고 오지 말라고 부탁해두는 것이죠. 관람능력이 없는 아이들을 데리고 공연장에 가지 않는 것은 기본 예절에 속합니다. 그러나 우리 교육의 현장에서는 그런 것들이 아예 무시되거나 처음부터 신경도 쓰지 않는 기막힌 현상을 보여 줍니다.

 

아이들은 키우기 나름이고 교육하기 나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우리나라 교육 현장에서 벌어지는 학교내의 엄청난 무질서와 혼란은 인성교육을 무시한 성적제일주의에 매어달린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런 공연 행사를 통해 기본예절과 매너, 협동심과 준비성, 그리고 일하는 요령을 배우도록 해나가는 것입니다.   

 

   

 정해진 시간이 되면 한 아이가 음악을 연주하게 했습니다. 이 여학생은 "아를의 여인"을 플룻으로 능숙하게 연주를 합니다. 물론 피아노 반주자와 같이 현장에서 연주를 합니다. 음악소리가 나면 모두 다 조용해지게 되어 있습니다.

 

사전에 신신당부를 해두었으므로 공연중에 돌아다닌다거나 떠든다거나 휴대전화를 받는 행동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특기를 잘 살펴두었다가 이런 기회에 발휘하도록 해줍니다. 2학기 겨울방학전 연극공연때는 남자 어린이가 "아드린느를 위한 발라드"를 능숙한 솜씨로 연주를 했습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우리나라 교육현장에서는 이런 행사를 하면 소수의 어린이가 낯을 내고 무대를 독점하는 일이 흔하게 벌어집니다. 그런 식의 선택받은 소수가 낯을 내는 행사는 이제 지양할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철저한 공평함 속에서 능력위주의 학급경영이 이루어지면 누가 어떤 장소에서 언제 무대에 서게 되더라도 아무런 군말이 없을 것입니다.

 

 

 

이제 간단한 인사말을 합니다. 이때만은 대표성을 살려 학급 회장 정도가 나서서 간단히 인사말을 드리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단 15초 이상 되지 않도록 하고 원고없이 즉석에서 이야기를 하도록 해두는것이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인사말이 끝남과 동시에 첫번째 모둠의 연극공연이 시작됩니다. 이때 물흐르듯이 끊어지지 않게 연결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첫번째 공연할 팀은 벌써 무대 양쪽에서 대기를 하고 있다가 인사말이 끝남과 동시에 올라와서 시작하는 것이죠.

 

그러므로 첫번째 팀이 공연할 때 필요한 무대 소품은 미리 셋팅해두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음악 소리에 맞추어 올라와서 자기들 소개를 한다든가 아니면 곧바로 연기를 시각하게 해도 좋습니다. 절대로 지루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배우들도 큰 소리로 능숙하게 자연스럽게 연기를 해야 관중의 박수를 끌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첫번째 팀이 '레 미제라블"을 공연했습니다. 공연 시간은 평균 15분 내외가 되도록 했습니다. 

 

 

 

 첫번째 모둠의 공연이 끝나면 잠시 무대위의 조명을 어둡게 하고는 두번째 모둠이 공연할 무대를 셋팅합니다. 절대 2분 이상은 넘어가지 않도록 해둡니다. 하여튼 아이들이라고 해도 이런 정도는 자기들끼리 알아서 척척 해낼 것입니다. 이때 어지간하면 교사는 나서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교사는 제일 앞 자리 한구석에 앉아서 손으로만 신호를 하며 아이들을 통제하는 것이 보기에도 좋습니다. 2층 조정실에는 예전에 제가 가르쳤던 어린이 가운데 이제는 대학생이 된 청년이 대본을 들고 확인해보면서 화면을 넘겨주고 조명을 조절하도록 했습니다. 미리 교섭해서 부탁해둔 것이죠.

 

 

 

 아이들 모습을 크게 잡은 것은 분장한 모습을 잘 보시라는 의미입니다.

 

 

 

 "나뭇꾼과 도끼"라는 제목의 공연입니다.

 

 

 

 끝나고 나서 보여주는 이 모둠만의 멋진 한판의 춤인데요, 이런 순서를 넣어서 분위기를 돋구어 줍니다. 이때 미리 연기를 끝낸 다른 아이들도 함께 보며 즐기도록 하고 박수를 크게 쳐서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이제 가장 잘하는 모둠이 마지막 순서를 보여줍니다. 분장 자체가 그럴듯하지 않습니까? 거듭 이야기하지만 우리반 모든 아이들이 한번씩은 무대위에 다 등장하도록 했고 한마디 이상은 다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가장 잘하는 모둠을 제일 뒤에 공연하도록 하겠다는 말 한마디에 눈에 안보이는 팽팽한 경쟁이 모둠 사이에 이루어집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