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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타이페이 1

by 깜쌤 2006. 12. 10.

  

 국광객운 버스를 타고 타이페이 중앙역까지 오는데 한시간 10분이나 걸렸다. 버스에서 내리니 비가 많이 추적추적 내린다. 비옷 대신으로 쓰는 옷을 꺼내 입고 배낭 커버를 다시 확인한 뒤 일단 방향부터 찾아야 했다.

 

밤이어서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는데 기차역만 덩그렇고 앞뒤로는 도로가 큼직큼직한게 사통팔달인데 높은 빌딩들이 도로를 따라 이리저리 널려있었다. 민주대로(民主大路)에서 부터 찾으면 쉽다고 해서 확인해보니 역앞으로 지나가는 도로를 말하는 모양이다. 고가도로를 이리저리 지나고 호텔 네임카드(Name card)에 나와있는 중경북로(重慶北路)를 찾아헤맸다.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묻고 물어 드디어 찾았다. 큰길 가에 있었는데 건물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영어대화가 잘 안되면 한자로 써서 묻기도 했다. 기어이 찾고 나니 가슴이 다 시원해진다. 배낭을 매고 리셉션에 찾아가서 이야기해본다.

 

"장개석 국제공항에서 오늘 저녁 미스터 진국강의 소개로 예약금을 걸고 찾아왔습니다."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죠? 그렇찮아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방도 두개 모두 준비해두었습니다. 나머지 금액만 내시면 됩니다."

 

일이 엄청 쉽게 풀렸다. 잔금을 치르고 나서 열쇠를 받아들고 방에 가보니 그런대로 묵을 만했다. 조금 오래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어떠랴? 하루밤만 자면 되는데....

 

방을 해결했으니 이젠 저녁을 먹으러 가야한다. 1층으로 내려와서 살펴보니 1층 한구석에 멋진 양식당이 자리잡고 있었다. 지금 이 시간에 분위기 잡을 일이 없으니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을 찾아 헤맨다.

 

야시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가려고 돌아다니다가 불이 켜져있는 가게에 들어가 아가씨에게 물어보았다. 영어가 안되니 할수없이 필담을 해야했다.

 

"야시장 가려고 합니다. 어떻게 가지요?"

"여기서 멉니다. 전철타면 되는데....."

 

어설픈 한문 실력으로는 대화가 잘 안되니 결국은 아가씨 사진만 찍고 돌아서고 말았다. 한국인이라고 했더니 앳되 보이는 아가씨가 너무 좋아했다. 결국 호텔 부근에서 국수 한그릇을 먹고 돌아와서 자는 신세가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고 보니 호텔 뒤쪽 거리는 많이 후줄근하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실력은 뒤만 봐서 모른다. 구걸하며 사는 남루한 차림의 거지라고 해도 몸 어딘가에는 어마어마한 돈을 지니고 사는 사람들이 중국인 아니던가?

 

 

 

 오늘 하루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다. 오늘의 목표는 고궁박물관이다. 그런 뒤 대만무역센터를 보고 손문기념관 정도를 본 뒤 용산사를 보는 정도로 그칠 생각이다. 아침부터 비가 왔다.

 

호텔 카운터에서 어제 밤에 받은 시내지도를 밑천삼아 고궁박물관을 찾아 나섰지만 처음부터 헷갈리고 만다. 304번 버스를 타면 된다는데 처음에 만난 버스에 올라탔더니 가지 않는단다.

 

그렇다면 방향이 틀리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럴 땐 도로 건너가서 타면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는데 설명이 어렵다. 영어가 안되니 어려울 수밖에.... 304번 버스가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는데 서는 곳이 없다. 결국 버스 뒤를 따라 추격전을 한 끝에 버스는 도로 한가운데에 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이고, 고생이다. 고생! 정보없는 여행은 할게 못된다.

 

 

 대만인들은 스쿠터를 즐겨타는 모양이다. 왠 스쿠터가 이리도 많은가? 확실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자기 과시욕이 강한 사람들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대만인들은 실속파 같다.  

 

 

 

 사내버스는 저런 식으로 서는구나. 드디어 버스를 찾아서 탔다. 운전기사에게는 고궁(故宮)박물관 간다고 한자로 쓴 종이를 보여주고 엉터리 발음으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나는 어느 나라에 가든지 버스나 기차를 타면 실내를 유심히 살펴보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안에 써붙여 둔 광고나 공지사항을 보면 그 나라의 의식수준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실내금연은 전세계적인 공통사항이구나. 당연한 소리같지만 중국 대륙에서는 버스나 기차 안에서 담배 피우는 인간들이 많다. 학생들이나 군인은 우대를 받는 대신 증명서를 가지고 다녀야 하고......  여기는 학생들이 교복 입고 다니던데...... 으흠, 사복입고 탔을 경우를 말하겠지.

 

 

 

 "제발 부탁하노니~~" 그런데 남자 그림이어서 더욱 더 재미가 있다. 보통 이런 그림 속에는 예쁜 여자들이 등장하는데.....

 

 

 

 버스는 도심을 벗어나 변두리로 나간다.

 

 

 싱가포르처럼 숲이 많아서 보기가 좋다. 버스 정류장도 간결해서 눈에 쉽게 들어왔다. 한참을 가는데 기사가 돈을 내라고 요구를 해왔다. 아까 분명히 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가?

 

이미 냈다고 했더니 기사는 자기대로 한참을 이야기하는데 중국어를 알아들을 재간이 있는가? 다행스럽게도 어떤 아줌마가 영어로 통역을 해주었다. 그러니까 이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다른 행정구역으로 가는 것이므로 추가 요금을 더 내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별수있나? 돈 더 내야지. 

 

 

 

 확실히 번영하는 대만답게 보인다. 중국인들은 정치만 안정되어 준다면 언제 어디서나 잘 살 인간들이다.

 

 

 

 드디어 다 왔다. 여기가 고궁 박물관 입구다. 거긴 버스종점이기도 했다. 산밑에 있다더니 진짜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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