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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보석 치앙마이 5

by 깜쌤 2006. 12. 5.

 주차장에 도착하고 보니 자동차도 몇대 서있고 영어 간판까지 보였다. 그렇다면 여긴 이미 문명의 때가 끼인 곳이라는 말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이런 생각과 표현 속에는 우리의 엄청난 이기심이 도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문명의 혜택을 입어서 지구 어디라도 다니면서 구경하기를 원하고 이런 사람들은 그냥 예전 풍습과 모습대로 살아주었으면 하는 그런 얄팍한 욕심이 숨어있는 것이 아닐까?

 

  

 도이푸이! 여긴 도이푸이라는 마을이다. 족 마을이다. 몽족은 다른 말로 메오족이라고도 한다. 태국내에 거주하는 전체 인구는 13만 내외 정도쯤 되는 모양이다. 원래 살았던 곳은 중국의 황하유역인데 남쪽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단다.

 

그들이 입는 전통의상을 판매용으로 걸어두었다. 도이푸이 마을 사람들은 이젠 상업화 되어 돈맛을 알게 되었는가 보다. 그들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선진화 된 마을의 표본인 것이다. 

 

  

 화살표를 따라 골목으로 들어가보면 예전 마을길이 조금 나타난다. 아마 옛날에는 그냥 흙길이었을 것이다. 이젠 시멘트로 말끔하게 포장되어 있다. 내가 어렸을때만 해도 보통 이런 길은 흙탕길이었다.

 

봄날이 되면 해동이 되어 사람이 지나 다니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신발을 버리지 않고 집까지 들어온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던 그런 길이었겠지만 지금은 투박한 회색길로 변해버렸다.

  

 

 마을에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아직 대처(大處)로 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여기도 도시화의 바람이 불면 사람들은 모두 도시로 도시로 나갈 것이다. 그러면 인구는 줄어들고 마을은 썰렁해진 뒤 결국 황폐화 될 것이리라. 태국내에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지방이 태국 동북부 이산이라고 한다.

 

  

 이런 곳은 화장실이거나 헛간이지 싶다. 털빠진 초라한 장닭 몇마리가 골목길을 그냥 돌아다니고 있었다. 1960년대 우리나라 시골을 보는 것 같다.

 

  

 이것은 병아리 통이지 싶다. 원래 부르는 말이 있었는데 이젠 다 잊어버렸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용하지도 않고 안보니까 잊어버린다. 이런 식으로는 족제비의 습격을 이겨낼 수 없다.

 

자고 일어나면 하룻밤에도 몇마리씩 닭들이 없어지던 때가 있었다. 족제비가 물어가고 삵이 습격해서 물어가고.....도대체 남는 것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여기도 그럴까?

 

  

 집집마다 가게를 만들었다. 그만큼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는 이야기가 된다.

 

"모두들 부자되기 바랍니다. 돈맛이란게 묘해서 한번 맛들이게 되면 빠져나올길이 없게 됩디다."

 

  

 널어놓은 빨래를 보면 집안에 누가 사는지 대강 짐작을 할 수 있다. 이 집엔 장정들이 조금 있는가 보다.

 

   

 빨간 우체통! 그래, 한때 이런 것들이 있었다. 이젠 거의 사라져 가는 물건들이지. 적어도 우리나라에선....

 

  

 돌로 축대를 쌓고 산비탈을 깎아 집터를 잡았다. 지금은 이렇게라도 살지만 예전엔 어떻게 살았을까? 안봐도 뻔하다. 이런 환경이라면 초근목피로 간신히 연명하고 살아야 한다. 그런 식의 삶은 생활이 아니라 생존이고 그냥 버텨나가는 것이 된다.

 

  

 골목이 모두 장삿집으로 변했는데 신기하게 가게를 지키는 사람들이 보이질 않았다. 다 어디로 간 것일까? 언뜻보면 그렇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다 보인다. 어디에 있어도 다 있는 것이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슬쩍하겠다는 생각을 하면 그건 큰 오산이다.

 

   

 이 마을에 사는 몽족 생활박물관인 모양이다. 들어가봐야 초라한 생활용품 몇점 뿐이지만 가난의 시대를 살아온 우리들에게는 눈에 익은 물건들이 몇점 보였다. 인간의 삶은 기본적으로 서로 비슷한 모양이다.

 

  

 

 

 옹가지, 버지기, 독, 옹기..... 이런 말들을 젊은 양반들이 아는지 모르겠다. 더러는 사투리도 있으니 더욱 더 알아듣기 어렵지 싶다.

 

  

 골목길 순례가 끝나면 스리살짝 조금 넓은 공터로 나오게 되는데 여긴 동네 꽃밭인지 사당 앞마당인지 신당 앞이어서 거룩하게 여기는 곳인지 구별이 안된다. 하여튼 온갖 꽃들을 심어 아름답게 장식을 해두었는데 인공적인 냄새가 물씬 나는 묘한 곳이다.

 

  

 밝은 초록색 잎을 가진 나무들이 분위기를 한껏 돋구어 주었다. 나는 누가 뭐래도 밝은 색이 좋다. 어두운 분위기는 질색이다.

 

   

 저 꼭대기에 있는 작은 건물은 사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길래 이렇게 아름답게 주변을 가꾸어 놓지 않았을까 싶다.

 

  

 인공적인 느낌이 들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꾸며 놓으니 안꾸며 놓은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사는 동네에 꽃이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까 싶다.

 

  

 산에서 흘러내려오는 물을 이용하여 인공 폭포도 만들어 두었다. 폭포 위로 올라가보면 작은 물 웅덩이를 만들어 물을 가두어 두고 흘러넘치게 했음을 알 수 있다.

 

  

꽃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나는 정신없이 셔터를 눌러보았다. 이럴땐 디지털 카메라의 좋은 점을 만끽한다. 즉석에서 사진 구도를 확인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울수도 있고 거의 무한정 찍을 수도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예전에 가지고 다니던 필름 카메라라면 이렇게 많이 찍어볼수도 없을뿐만 아니라 막찍어버릴 경우 현상비만 해도 너무 엄청나게 들어서 뒷감당을 할 길이 없었다.

 

보관하는 것은 또 어떻고? 나는 앨범 사는 돈도 부담이 되어 클리어 파일을 사서는 거기에 넣어 보관하고 있는 중이다. 그래도 양이 많아서 서재의 책장 윗부분에 가득 꽂아두었지만 내가 죽고나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위에 있는 집은 손님용 숙박시설이 아닐까 싶다. 시간이 난다면 이런 곳에서 하루 정도 묵어보면 좋은데.....

 

 

 군데군데 우산을 꽂아 두었다. 뭐하는데 쓰는 것일까?

 

 

 이런 우산은 무늬와 색깔이 좋다. 내 눈에 좋게 느껴진다는 말이다.

 

  

 여기저기 한참을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백인 관광객들이 떼거리로 몰려들어 왔다.

 

  

 단체관광객들인 모양이다.

 

  

모두들 열심히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엄청 신기한 모양이다.

 

  

 왜 이사람들은 건물에 창문을 낼줄 모르는지 모르겠다. 우리 조상들이 살던 초가 삼칸은 약 7평이나 8평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 사람들 집은 몇 평쯤될까?

 

  

 마을에 서서보면 저 멀리 미얀마 쪽으로 끝없는 산악지대가 펼쳐져 있다. 그들은 저 너머에 있는 친척들과 친구들을 그리워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산들이 정말 아득하기만 하다.

 

  

 이런 산중에 마을을 만들 생각을 했다는 사실이 대단하다. 산 앞자락에는 치앙마이 도시인데 왜 그쪽에는 마을을 만들 생각을 못한 것일까? 아마 이들은 뒤늦게 마얀마나 라오스 혹은 중국에서 이동을 해왔기 때문에 고작 이런 곳 정도만 차지할 수 밖에 없었을지도 모른다.

 

  

 경치는 아름답지만 삶은 안봐도 뻔하다. 사방을 둘러봐도 서글픔과 고달픔이 묻어 나온다.

 

 

 무심한 나그네들은 양귀비 꽃에 관심을 쏟는다.

 

  

아편의 재료가 되는 양비귀 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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