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깜쌤의 세상사는 이야기 : '난 젊어봤다' - 자유 배낭여행, 교육, 휘게 hygge, 믿음, 그리고 Cogito, Facio ergo sum
  • 인생 - 그리 허무한게 아니었어요. 살만했어요
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보석 치앙마이 4

by 깜쌤 2006. 12. 4.

  

 "어떻소? 태국 왕실의 여름궁전 푸삥이 바로 여기 뒷산에 자리잡고 있고 조금 더 가면 소수민족 마을이 있는데 거길 가보시지 않겠소? 물론 돈은 더 내셔야합니다만..... 250밧만 더 내면 얼마든지 시간을 충분히 내어 드리리다."

 

다섯명이 50밧씩, 그러니까 우리돈으로 1500원만 더내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길래 우린 거기에 혹해서 더 가보기로 했다. 유혹에 약한 우리들이지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보겠는가 싶어서 기꺼이 동의를 하고 썽태우를 탔다.

 

 

 

 포장된 오르막길 도로를 따라 썽태우는 신나게 달린다.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니 이런데서는 보기 어려운 소나무 숲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사방이 깔끔하게 정돈된 숲속의 어떤 장소에 도착했던 것이다.

 

 

내려서 보니 멋진 매표소가 눈에 들어오고 부근에 자리잡은 상가 건물들이 보였다. 이 산중에 이런 상가들이 줄을 지어 서있다면 많은 손님들이 구경하러 온다는 이야기가 된다.

 

 

 

 왕궁답게 민소매나 반바지 차림은 입장이 안된다고 한다. 나는 반바지 차림이었으므로 안들어가기로 했다. 물론 이런 곳은 안에서 옷을 대여해준다. 그런데 나는 왜 그런지 몰라도 거부반응이 왔다.

 

국가를 통차하는 분들 정도가 되면 어느 정도의 품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인정하지만 이 나라 서민들의 삶을 보면 좀 그렇다는 느낌이 든다. 마침 옷차림에도 문제가 있고 해서 나는 부근을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다른 분들은 표를 끊어서 입장을 하는 동안 나는 부근을 살펴보기로 했다. 나야 원래 혼자놀기의 고수이므로 슬금슬금 돌아다니는데는 강하다.

 

 

 

 마침 배낭여행을 온 한국인 여학생들이 있어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는데 젊은 아가씨들이 얼마나 영근지 모른다. 그런 모습을 보면 마음이 훈훈해지고 가슴이 뻑적지근해 오는 것을 느낀다.

 

 

 

 입국 양쪽엔 태국 국왕내외의 사진이 걸려있다. 이 나라에서는 어딜 가든지 국왕내외의 모습이 여러분과 나를 환영해준다.

 

 

 

 푸삥궁전이라고 쓰여져 있는 표지석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저 숲속에 왕궁이 있는 모양이다.

 

 

 

 그 동안 나는 부근을 배회해본다. 워낙 깊은 산속이어서 그런지 비안개 같은 구름이 산을 휘감았고 사방이 어둑어둑해지도 했다.

 

 

 

 여러가지 종류의 꽃들이 화사함을 내뿜지만 분위기 자체가 어두우니 크게 아름답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꽃들이라도 없으면 얼마나 음습하랴 싶다.

 

 

 

 입구 부근에 팔레노프시스 꽃들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어서 보기가 좋았다.

우리가 호접란(蝴 蝶 蘭)이라고 부르는 이 꽃이 매력을 한껏 발산한다. 자세히 보면 꽃 자체가 나비 모양으로 생겼음을 알 수 있다.

 

 

 

 

 

 위에 올린 꽃 사진 두장은 우리나라의 꽃집에서 찍어둔 것이다. 이런 종류의 꽃이라는 것이니 오해는 하지 마시기 바란다. 

 

 

 

 입구 부근에 자리잡은 상가의 모습들이다. 지붕을 양철로 덮어 두어서 비가오면 소리 하나는 요란하지 싶다.

 

 

 

 하나 사입을까 하다가 참았다.  태국 아니면 입을 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돈을 아껴야 하므로 참는 것이다.

 

 

 

 이런 작은 집들은 숙박시설일까?

 

 

 

 상가 건물들이 제법 단촐했고 아주 깨끗했다. 왕궁이 옆에 있기 때문이리라.

 

 

 

 태국 개들은 아주 점잖은 편이지만 이녀석은 나를 보더니만 확실하게 이방인 취급을 해왔다. 전투적인 자세를 갖추고 맹렬하게 짖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제풀에 지쳐 곧 조용해지고 만다.

 

 

 

 짙은 비구름이 스쳐 지나가자 순식간에 어두워지기 시작한다. 바로 앞도 안보일 지경이 되었다.

 

 

 

 

 열대지방에서 털실모자를 볼 수 있다니 좀 앞뒤가 안맞는 일이 아니던가? 하기사 대항해시대때 영국 탐험대가 케냐를 다녀와서 영국왕립지리학회에 적도에서 눈을 보고 왔노라고 보고했다가 미친 사람 취급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한다.

 

겨울철 치앙마이 최저 온도가 섭씨 4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니 산중에 사는 사람들은 털실모자라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상가를 둘러싼 울창한 소나무 숲을 보실 수 있을 것이다. 소나무는 지구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지 싶다.

 

 

 

 호박잎을 보니 구수한 된장찌게와 호박잎 쌈 생각이 저절로 났다.

 

 

 

 나는 여기저기를 다니며 서성거렸다. 자세히 보니 나같은 사람들이 제법 된다. 모두들 썽태우 기사 어른들 같다.

 

 

 

 소수민족 마을로 가려면 저 길로 올라갈 것이다. 사못 기대가 된다.

 

 

 비안개가 끼이기 시작하지 신비감이 감도는 길로 변모하고 만다. 은근히 겁이 나기도 했고.....  한참을 기다린 끝에 구경간 사람들이 나왔다.

 

"볼만 합디까?"

"안들어가는 게 나을 뻔 했습니다."

 

물론 나를 위로해주기 위해서 하는 소리라는 것을 알지만 괜히 내가 잘했다 싶어서 고소한 생각이 드는 것이다. 왜 그럴까?

 

 

 

 다시 우리들은 썽태우를 잡아타고 산악도로를 달렸다. 갑자기 길이 좁아지더니 험한 골짜기 속으로 들어간다. 언뜻언뜻 비치는 광경으로 보아 대단한 산악지대가 저 나무 가지 너머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다기 마침내 작은 집들이 올망졸망하게 산비탈에 붙어선 동네에 도착했는데...... 느낌상으로는 다 온것이 틀림없었다. 그렇다면 망설일 필요없이 내려야 한다. 

 

 

 

'배낭여행기 > 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석 치앙마이 6  (0) 2006.12.06
보석 치앙마이 5  (0) 2006.12.05
보석 치앙마이 3  (0) 2006.12.03
보석 치앙마이 2  (0) 2006.12.02
보석 치앙마이 1  (0) 2006.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