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묵고 있는 이 집의 샬레 가운데 몇채는 현지인이 장기 임대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아는 사람만 해도 스쿠버 다이빙 강사, 안마로 먹고 사는 노총각, 저녁마다 자그마한 햄버거 포장마차(포장마차라고 할 것도 없는 아주 작은 임시가게)를 차리는 부부 등 몇집이 되었으니 말이다.
샬레 주인은 테켁에 있는 초등학교의 운영위원정도가 되는 모양이었다. 우리글에게 그런 종류의 회의에 간다고 자랑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짐작하는 것이다. 이 섬에는 위성수신 안테나들이 많았다.
주인 숙소및 식당으로 쓰는 샬레 뒤에는 자연 암석 사이를 교묘하게 막아서 만든 인공 연못이 있었는데 주인은 거기에다가 비단잉어를 키우고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물을 이용하여 급수시설까지 깔끔하게 해두었다.
바로 이 바위 사이에다가 작은 인공 못을 만든 것이다. 이런 바위 사이에 무엇이 있을 것 같은가? 정답은 바로 아래 사진에 있다.
그런대로 멋진 아이디어 아니던가? 민물 물고기를 기르는 것이 자기 취미라고 했다. 나는 열대어 기르는 것이 예전 취미였는데.....
샬레 지붕 위로는 원숭이들이 놀고 있었다. 아주 떼거리를 지어 놀고 있었으니 꽤 자주 볼 수 있었다. 유심히 보면 지붕 위에 원숭이 한마리가 앉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녀석은 전선을 타고 놀기도 한다. 저러다가 감전되어 죽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사실은 굵은 케이블 선이다.
이제 식당과 손님용 샬레가 한꺼번에 보일 것이다. 다리 너머로는 바로 바다가 나온다.
오늘은 정글 탐험을 떠나기로 한 날이다. 비행장과 학교가 있는 테켁 마을까지 간 뒤 산을 넘어 섬 반대편에 있는 주아라 해변까지 가보기로 한 것이다. 열대지방에 왔으니 정글 트래킹 정도는 한번 해보고 가야 하는 것이 아니던가?
아침은 면 종류로 먹었다. 그래도 맛있다. 국물이 얼큰해서 우리 입맛에 맞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랫만에 커피를 한잔 하기로 했다. 꽤 달콤하다.
우리가 묵던 샬레의 문단속을 한 뒤......
어젯 밤 잠을 잔 나무 밑에서 하늘을 한번 쳐다보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전화기 위치도 확인하고 나서는......
길을 나선 것이다. 이 길을 따라 쭈욱 걸으면 된다.
어제 저녁에 우리가 도착한 부두이다.
디카의 좋은 점이 무엇이던가? 메모할 필요가 없이 이렇게 중요한 전화번호나 주소를 찍어두기만 하면 된다. 하기사 건전지 효능이 다 되면 볼 방법이 없다는 약점이 있긴 하지만 기록용으로 써도 훌륭하다.
탐험을 떠나는 길이니 기록용으로 슬슬 찍어본다. 나야 또 야생화와 꽃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 꽃 사진도 슬금슬금 찍으며 간다.
바닷가 길을 따라 가면서 찍어도 별별 꽃이 다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음에 나갈 때는 또 저 부두를 쓰게 되리라.
꽃도 종류가 다양하지않은가?
밀물때 바닷물이 다 들어오면 물에 잠기는 나무들도 있다. 아주 특이한 나무가 아닌가? 마치 경북 청송의 주산지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의 한장면 같다. 물 속에서 자라는 나무를 보시려면 중국 사천성 구채구를 가시기 바란다. 평생 잊혀지지 않는 기막힌 광경을 보실 수 있다.
코코넛 나무나 맹그로브 나무라면 이해가 되는데...... 저게 과연 맹그로브 나무일까?
이건 클로톤이지 싶다. 색깔이 밝아서 좋다.
어떤가? 조금은 신기한 장면이 아니던가? 바닷물속에서 자라는 나무들이다.
빨간 보트도 한척이 같이 있다. 바다가 잔잔하면 더 멋지게 보일텐데.... 아깝다.
이번엔 열대 소나무도 나타난다. 열대 소나무는 온대 소나무보다가 잎이 훨씬 더 부드럽다.
바닷가에는 길을 따라(정확하게는 해변을 따라) 많은 살레나 방갈로 혹은 게스트하우스들이 자리잡고 있다. 긱 숙소마다 나름대로 아름답게 보이기 위해 예쁜 꽃들을 골라 심었다. 이 꽃도 그런 꽃들 가운데 하나다.
가늘게 위로 쭈욱 뻗어 올라간 이런 나무는 무엇인지 모르겠다. 파파야는 이런 나무에 안달리지 싶은데...... 태국 북부 지방 철길 가에 이어진 전봇대는 이런 종류의 나무로 된 것이 아닌가 싶지만 확인할 길이 없다.
이런 작은 개울에는 검은 줄이 가로로 그어진 작은 물고기들이 살았다. 처음 배낭여행을 간 필리핀에서 본 것인데 동남아시아에는 공통적으로 자라는 고기 같았다.
하지만 단언컨데 열대어 가운데 움직임 활발하기로 소문난 수마트라는 확실히 아니다. 수마트라는 줄무늬가 세로로 그어져 있지만 이런데 사는 물고기는 무늬가 가로로 그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야자나무는 그렇게 종류가 많단다. 전세계에 220속 2500여종류 정도가 있다니 입이 벌어질 정도이다. 워낙 종류가 많다보니 열매도 엄청나게 다양한가보다.
이란에서는 교과서에만 본 대추야자 열매를 보았다. 수퍼 마켓에 가니까 큰 통에다가 대추야자 열매를 담아서 팔고 있었는데 알은 왕대추 만했다. 맛은 진짜 꿀맛이었다. 흔히 꿀맛이라고 하면 맛이 좋다는 의미로 쓰이지만 내가 지금 꿀맛이라고 하는 것은 정말 꿀을 떠 먹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다.
야자 열매가 저렇게 노랗게 변하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가끔가다가 저런 식으로 매달려 있는 것을 스쳐 지나가면서 본 적은 있었지만 가까이서 본 적은 드물었기 때문이다.
모두들 자기 샬레 이름은 독특하게 지어두었다. 자세히 보면 샬레의 모습은 거의 다 비슷하다.
이 집은 바닷가에다가 테이블을 두었다. 의자와 테이블 색깔이 조금 부조화를 이루는 것 같다.
어린 코코 야자의 모습이다. 저런 식으로 자라서 나중에는 커다란 그늘을 만드는 멋진 나무가 되는 모양이다.
우린 계속 바닷가로 난 작은 길을 따라 간다.
이런 집도 있고, 저런 집도 있고.....
이것도 야자나무의 일종인 모양이다. 꼬리가 공작 꼬리마냥 부채살처럼 퍼지는 야자는 공작야자(Toddy Palm)라고 한다던데.....
이집에서는 인터넷 서비스도 되는 것 같다. 자전거도 빌려준다고 해두었다.
집집마다 꽃을 잘 가꾸어서 걸어가는 맛이 난다.
바로 옆은 바다지......
눈만 마주치면 눈인사를 해오는 원주민이 있지.....
양란들이 가득하지......
그러니 걸을 맛이 나는 것이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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