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을 내려온 우리들은 교회를 보러 갔다. 시계탑 뒤에 교회가 있고 기념품 가게들이 있어서 볼만하기 때문이다.
붉은색으로 칠해진 교회와 부근의 건물들이 상당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 교회는 지금도 잘 사용되고 있다. 주일 낮에 가면 예배를 드릴 수 있으므로 참고로 하기 바란다. 단 중국어나 영어, 혹은 말레이어를 알아야 한다.
교회 앞에는 트라이쇼도 많고 기념품 가게들도 자리잡고 있다. 품질이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구경은 할 만하다.
교회 정면 벽에 쓰여진 글자를 보면 Melaka로 써두었음을 알 수 있다. 영어식으로 그대로 읽으면 멜라카지만 발음은 다르게 하는 모양이다.
기념품을 판매하는 사람들이 펼쳐놓은 양산들 색깔이 화려했다.
그런데 말이다, 교회 앞에서는 뱀 쇼를 하는 사람이 있어서 성업중이다. 커다란 비단뱀(?)을 한마리 들고 와서 사람들에게 만져보게 하거나 들어보게 하고 돈을 받는데 에배당 앞이어서 그런지 조금은 찜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황금색 뱀을 든 청년은 관광객이었다.
같이 온 일행들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사진을 찍느라고 정신이 없다.
청년은 더욱 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고......
길이와 굵기가 장난이 아니다. 실제로 저런 뱀을 목에 감고 있으면 느낌이 어떤지 모르겠다.
이번에는 뱀 주인이 나와서 시범을 보였다.
뽀뽀도 하고 그러는데..... 내가 보기엔 하여튼 징그럽기만 하다. 이 정도의 뱀은 애완용이라고 봐야할까?
붉은 벽에 주황색 지붕이 잘 어울린다.
교회 정문 맞은편을 보면 작은 로터리가 보이고 건너편에는 관광안내소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직원이 상당히 친절하고 영어도 잘 해서 도움이 된다. 물론 필요한 자료들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나는 거기에 들어가 말레이지아 동부 여러 주(州)와 티오만 섬 자료를 수집했다. 우리들의 다음 행선지는 열대낙원으로 알려진 티오만 섬이기 때문이다.
바로 이 건물이다. 색깔도 주위 건물과 같은 색을 칠해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여행자는 인포메이션 센터를 잘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영어가 안되다고 포기하지 말고 들어가 보자. 자주 들락거리는 만큼 정보 수집이 되고 그만큼 여행이 편해진다. 이 사실을 결코 잊으면 안된다.
이 사진은 저번에 소개를 했다. 교회 앞이다.
여기도 금잔화가 만발했다. 색깔도 노랗거나 황색이어서 보기에 좋았다. 잘 어울린다는 말이겠지.
양산 높이도 맞추어서 눈에 거슬리지 않도록 했다. 색깔이 좀 더 화려했으면 보기 좋았으리라. 아니면 파스텔 톤으로 부드럽게 하든지.....
이렇게 부드러운 색깔을 가지고 연출을 하면 한결 돋보이지 싶은데.....
트라이쇼 주인들이 타보기를 강요하지 않아서 마음이 편했다. 큰 소리로 호객행위를 하거나 무리하게 잡아끌면 불쾌해지지 않던가?
오토바이 앞바퀴에 붙여놓은 번호판이 특이했다. 으흠.... 저렇게 할 수도 있는것이구나.
금발 머리 딸아이와 함께 온 백인 아버지는 딸아이와 함께 트라이쇼를 타기로 한다. 엄마도 금발머리 여인이었는데 보기가 좋았다.
교회 부근 구경을 끝낸 우리들은 다리를 건너 바바논냐들이 살던 구역으로 가보았다. 어제 밤에 야시장을 열었던 곳이다. 언제 그런 시장이 열렸던가 하는 흔적은 어느 곳에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만큼 뒷정리를 깔끔하게 잘 해두었다.
중국인들 밀집지역이니 한자 간판은 정말 흔하다. 중국인들은 이 거리를 외국 관광객을 위한 호텔이나 가게로 사용하는 듯 했다. 이쪽으로 오면 그럴듯한 민박집이 많이 보인다.
자동차는 한쪽 구석으로 단정하게 주차시킨다. 햇볕이 뜨거워서 그런지 지나다니는 사람들 숫자가 적어서 한결 조용하게 느껴졌다. 지난 밤 야시장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 중국인들의 동향(同鄕) 의식은 유별난 것 같다.
이 거리를 걷다가 보면 무슨무슨 회관이라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동남아시아에 거주하는 중국인들은 주로 중국 남부의 광동성이나 복건성 혹은 절강성 출신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여기서 사용되는 언어는 정통 만다린어가 아니다. 남쪽에서 쓰는 광동어가 흔하다. 같은 동향 사람들끼리는 같은 말을 쓰지 않는가? 그러길래 더욱 더 끈끈한 유대감을 느끼는지도 모른다. 같은 고향 사람들의 후손끼리 회관을 지어 모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았다.
예를 들어 복주(福州) 출신이라면 복주회관을 지어 자기들 회관에 모인다는 식이다. 출신 성(省)별로 모이는 것이 아니라 도시별로 모이는 것 같다. 잘 살펴보면 중국 남부 지방의 도시 이름을 찾아볼 수 있다.
이 구역속에 자리잡은 초등학교다.
제법 깔끔하게 정돈이 되어 있었다.
그런데 나는 여기서 참 신기한 모임 하나를 찾았다. 간판을 잘 보시기 바란다. Swastika라면 나치 독일의 표시가 아니던가? 일명 하켄크로이츠다. 간판에 있는 글자는 만(卍)자이다. 하켄크로이츠와는 방향이 반대인 글자이다.
어쨌거나 여기에 그런 모임이 있다는 것이 너무 수상하다. 어떤 단체일까? 혹시 일루미나티나 프리 메이슨과 관련이 있는 단체일까? 말래카는 한자로 마육갑(馬六甲)이라고 쓴다. 그러므로 이 건물은 말래카 지부인 셈이 된다. 도대체 무슨 단체일까?
중국인들이 모여사는 올드타운을 탐사한 우리들은 방향을 틀어 바닷가로 향했다. 여기 해변은 그저 그렇다. 그러므로 해변에서 뭘 기대한다는 것은 무리다.
단순히 바닷가로 한번 가본다는데 의의를 두는 것이다.
우리가 찾아가본 바닷가에는 그냥 준설선만 떠 있었다. 날씨가 더워 쉴 곳을 찾았는데 마침 노인들이 앉아있는 장소가 보이길래 무작정 찾아들어갔다. 일종의 간이 휴게소 비슷했다.
마실 것을 찾았지만 적당한 것이 없어서 그냥 눈에 띄는 것을 찾아 마신다. 노인들에게 영어가 통할리가 없으니 눈에 보이는 대로 찾아 마시면 되는 것이다.
바닷가로 흘러드는 작은 도랑엔 연꽃이 피어 있었다. 자연의 법칙은 어디나 다 마찬가지인가 보다. 조금 더럽다고 여겨지는 그 물속에도 연꽃이 피었고 금붕어들이 살고 있었다. 이건 의도적으로 노인들이 기르는 모양이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래 위쪽으로 철망이 보였다.
고기들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해 놓은 것이다. 낚시를 엄청 즐기던 내가 낚시대를 손에 못잡아 본지도 꽤 되었다. 한때 경주 부근 어떤 저수지에서는 대형 금붕어들이 낚였다.
처음엔 굉장히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나중에 그 비밀이 풀렸다. 금붕어를 양식하던 곳의 그물이 터져 버린 것이다. 그때 탈출한 녀석들이 저수지에서 마음대로 자란 것이다. 저 녀석들을 대상으로 낚시를 해보면? 으흐흐흐흐.....
한쪽 구석엔 중국인들이 모시는 신상이 있었다. 남자모습일 경우 옥황상제가 아니면 문창대신이리라....
강변에 미모사가 많았다. 건드리면 잎이 오그라들고 잎줄기가 밑으로 차악 쳐지는 미모사 말이다. 도시에서 자란 청년들은 너무 신기한지 그저 장난치기에 바빴다. 모두들 모처럼 어린 아이가 되어 장난을 해본다. 그런데 여기 미모사는 조금 대형이다. 크다. 그러니 꽃도 크게 핀다.
이젠 시내로 돌아갈 시간이다. 도로를 따라 슬금슬금 걷는다. 말래카 시내 바닷가 매립지를 신주택지구와 종교지구로 쓰는 모양이다.
우리가 걸어온 도로와 바닷가 도로의 모습이다.
말래카 강을 가로지른 다리 위에서 고적지구를 본다. 으흠.... 저렇게 생겼구나 싶었다. 같이 가는 양반들은 이런 모습에는 신경도 안쓰고 그저 부지런히 걸어서 가버린다.
범선도 보이고, 세인트 폴 힐도 보이고.....
지금은 밀물때인 모양이다. 강물이 깊게 보인다. 오전에 뻘이 보이던 곳이 지금은 바닷물로 덮여있음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도 집장수들이 돈을 버는 모양이다. 같은 집들이 좌악 들어서 있는 것을 보면 건축경기를 짐작해 볼 수 있겠다.
말래카여! 안녕!
새로 지은 주택들을 잘 살펴보니 분양이 안된 곳이 제법 있었다. 가격은 크게 안 비싼 것 같았다. 말래카에 가서 게스트 하우스를 하나 차려 볼까?
클래식 카가 보이길래 요모조모 살펴보지만 어느 시대 모델인지 구별이 잘 안된다. 하여튼 귀여운 녀석이다.
어제 저녁에는 조금 지저분하게 잤으므로 아침에 주인에게 이야기를 해서 방을 바꾸어 달라고 요구를 했었다. 그러니 이젠 조금 나은 방에 잘 수 있게 된 것이다. 배낭여행자 처지에는 이정도 방이면 오케이다.
하루밤 몸만 눕히고 나오면 되기 때문이다. 잠시 쉬었다가 인테넷 방을 찾아 나섰다. 마땅한데가 없어서 헤매다가 결국은 피닉스 호텔에 갔는데 시설과 성능이 그저 그만이었다.
저녁은 어제 그 중국집에 가서 다시 거하게 먹었다. 저번에 말래카에 도착할때 메르싱 가는 버스시간을 알아두었었다. 가는 버스는 8시 출발이다. 그 이후에도 차는 있지만 그럴 경우 내일 중으로 섬에 들어가는 것이 어려워진다.
그러므로 일찍 자야한다. 여기에서 7시에는 나서야 버스정류장에 도착할테고 그래야 표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자. 일찍 자자. 하루종일 걸었으니 잠드는 것은 아주 쉽다. 피곤하고 늘어지는데 잠이 안오고 배길까?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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