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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야생화, 맛/야생화와 분재사랑 Wildlife Flower

백일홍을 보며

by 깜쌤 2006. 9. 14.

작년 가을 교정에 핀 백일홍씨를 받아 두었다. 마음이 자꾸만 끌렸기 때문이다. 올봄에 화분에다가 그 백일홍 씨앗을 묻었다.

 

 

 

나는 이런 모습을 상상했다. 싹이 잘 텄기에 거름 넣은 화분에다가 담아 거실에서 잘 보이는 처마밑에 두고 길렀다. 거름기가 너무 강했던지 키만 멀대처럼 크더니 꽃을 달긴 달았다. 그러더니만 방학전에 휩쓸고 지나간 작은 태풍에 여지없이 쓰러지고 말았다.

 

꽃집에 가서 양란을 받쳐주는 지주를 얻어와 세우고 끈으로 묶었더니 가녀린 몸뚱이를 간신히 지탱하고 버텼다. 그 이후론 병도 하고 골골거리면서도 꽃을 피웠다.

    

 

 

나는 이란이스파한에서 본 백일홍 화단을 그리워하며 산다. 세상에 태어나서 그렇게 화려한 백일홍 꽃밭을 본 것은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다.

 

 

 

 

시내에서 작은 백일홍 화단을 보았다. 내가 다니는 교회 입구에 설치된 작은 꽃밭에 백일홍이 만발했다.

 

 

 

 

색색으로 곱게 어우러져 보석상자 속에 담긴 구슬같이 영롱한 아름다움을 나에게 선사해 주었다. 백일홍에게 향기가 없다는게 너무 아쉽다. 다 좋을수야 없겠지.

 

 

 

이스파한에는 언제 다시 가볼지 모르겠다. 그리워진다. 이란의 백일홍은 지난 여름 내가 키우던 백일홍처럼 키가 컸다. 

  

 

 

 

이연년이 남긴 시귀이던가? 소동파가 남긴 시의 한구절이던가?

 

 

 年年歲歲花相似(연연세세화상사)

 歲歲年年人不同(세세연연인부동)

 

 

해마다 피는 꽃은 변함없건만

해마다 사람은 달라지누나.......

 

굳이 의역하면 이렇게 될까?

 

 

 

그렇게 세월이 가는가보다. 어스름 속에 백일홍 꽃빛이 낡아가고 있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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