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골든트라이앵글 지대로 들어온 우리들은 마스지드 자멕 모스크를 향해 걸었다.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하니까 단번에 태국 라오스 미얀마 3나라 국경이 모여드는 곳을 생각하기 쉽겠지만 KL 번화가가 모여있는 곳도 말레이지아에서는 골든 트라이앵글이라고 한단다.
우리가 구한 지도에도 그렇게 표기되어 있었다. 방금 위에서 마스지드 자멕 모스크라고 했는데 거길 가면 메르데카 광장이 바로 옆에 있는데다가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말레이지아인들의 생활 모습을 조금이라도 엿볼 수 있으므로 가보기를 권한다.
다른 글에서도 누누히 밝힌바 있지만 모스크에 들어갈때는 조금 신경을 써야한다. 여자분들은 맨다리가 드러나지 않게 하고 민소매 차림도 그들이 불쾌하게 여기므로 소매있는 옷을 입으시기 바란다.
빌딩들로 둘러쌓인 가운데 지점에 모스크가 자리잡고 있어서 작게 보일수도 있지만 아름다운 건축물이므로 한번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KL이라는 도시는 곰백 개울과 켈랑 개울이 합쳐지는 부근에 도시의 핵심지대가 자리잡고 있다. 이 두개의 작은 개울이 합쳐지는 곳에 마스지드 자멕 사원이 자리잡고 있으므로 지도를 조금만 세밀하게 살피면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 KL관광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도보기를 결코 두려워하지 마시기 바란다. 지도와 친하게 지내는 것이 배낭여행의 첫걸음이니 만큼 용기를 내기 바란다. 의외로 내가 만난 많은 여자분들이 정밀한 지도 보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야자 나무에 둘러싸인 모스크의 모습이 정겹다.
미나렛과 돔이 있는 부분을 조금 더 잘 보이도록 사진을 찍었다. 색깔과 디자인이 아름답지 않은가? 이 모스크는 셀랑고르 주를 통치하던 술탄에 의해 1907년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바닥과 기둥이 대리석이어서 귀품이 배여있다.
이 정도를 개울이라고 불러야 할지 도랑이라고 불러야할지 모르겠다. 이쪽은 켈랑 개울쪽이다. 야자나무 밑에 있는 건물들이 모스크이다.
모스크 부근 거리 풍경이다. 여자들은 히잡을 쓰고 있지만 남자들은 복장이 아무래도 조금 자유로운 편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이 무더운 열대지방에서 저런 히잡을 쓰고 어떻게 살아가는가 싶어도 이 사람들은 아무 불편없이 잘 살아가는 모양이다.
사실 이런 차림이 불편한지 안한지 물어보지 않았으니 함부로 판단하기가 어렵지만 언뜻 보기에는 답답하고 갑갑해보인다. 사막에서는 긴옷이 확실히 덜 뜨겁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경험으로 보면 짧고 간편한 옷이 덜 덥고 생활하기에 편한 것 같은데 이 사람들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모양이다.
사진에서 보는 모스크(아까부터 장황하게 설명하고 보여드렸던 바로 그 모스크다)를 지나 조금만 더 큰길로 나가면 메르데카 광장이 눈앞에 펼쳐진다. 광장의 한가운데는 파란 잔디가 싱싱하게 자라는 잔디밭이고 잔디밭을 뺑 둘러싸고 얕으막한 건물들이 둘러싸고 있으므로 다른 장소와 구별하기는 너무나 쉽다.
옛날 행정관청으로 쓰던 건물들이 아주 아름답게만 느껴진다. 다른 사람들이 올린 여행기를 보면 이게 대법원 건물이고 이건 예전 시청건물이네 하는 식으로 상세히 설명해 놓은 분들도 계시던데 솔직한 말로 나는 잘 구별이 안된다.
메르데카 광장을 아름다운 건물들이 비잉 둘러싸고 있다는 것 밖에는 모르겠다. 광장 한구석엔 분수대도 있고 뷰겐빌리아 꽃도 늘어져 있으니 만약 가게 되시면 그냥 한번 천천히 걸어보시기 바란다.
나름대로는 아주 신경써서 다듬어 놓은 구역이다. 말레이지아는 1957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니까 영국풍의 문화유산들이 남아 있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이 광장 주위에는 그런 냄새가 조금씩 묻어난다.
건물 양식이 좀 그렇지 아니한가?
여기 메르데카 광장은 관광명소 가운데 하나여서 그런지 관광버스들이 많이 보였다. 메르데카라는 말은 독립이라는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광장 잔디밭은 출입금지구역인 모양이다. 식민지 시대엔 이 광장을 무엇으로 썼던것 같은가? 영국인들이 죽고 못산다는 축구 경기장이었을까? 예전에는 여기가 영국판 야구라 할 수 있는 크리켓 경기장이었던 모양이다. 럭비정도도 했음직한데.....
잔디밭 가로는 예쁜 차단 철책을 만들어 두었다. 들어가지 말라는 뜻 아니던가?
국기게양대 하나는 엄청 높다. 어떤 사람들 말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기게양대라고도 한대나 어쨌대나......
들은 이야기 한가지, 말레이계 사람들은 성씨가 없단다. 진짜인지 궁금하다.
성이 없으니 아버지 이름과 자신의 이름을 같이 쓴다는데.....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아버지가 이스마일이고 아들이 라만이면 라만 빈 이스마일로 쓴단다. 빈은 아들을 의미하고 딸은 빈티라고 한단다. 빈 빈 하니까 빈 라덴 생각이 난다. 그 양반은 지금 잘 살아있는지 궁금하다.
회교도이니만큼 어떤 사람이 회교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라도 다녀오면 남자일 경우는 이름 앞에 하지를 붙이고 여자들은 하자를 붙인다고 한다. 라만 빈 이스마일씨가 메카를 다녀왔다면 하지 이스마일 빈 압둘이 된다는 식이라니 허허 그것참......
분수대 한쪽엔 왠 그리스 스타일의 기둥들이지? 내가 잘못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광장의 전체 모습이 이젠 대강 짐작되시지 싶다. 뜨거운 땡볕에 구경하려면 힘도 들테니 해 어스름쯤에 슬금슬금 가보면 좋지 싶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블로거님께서 도야지 고기를 좋아하신다면 회교도 말레이지아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 가서는 어지간하면 참으시는게 좋다. 이 나라는 회교 국가 아니던가? 회교국가에서 돼지고기는 금기사항이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많이 사는 나라이므로 중국인 식당에서는 도야지(=돼지) 고기 먹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음식을 시킬때 일단 신경은 쓰고 있는 것이 좋을 것이다.
40미터가 넘는다는 빅토리아 풍의 시계탑 뒤로 KL타워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젠 메르데카 광장 구경도 다 한것 같으니 슬금슬금 발걸음을 옮겨본다.
광장을 둘러싼 고층빌딩들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 나라의 미래상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광장을 한바퀴 둘러본 우리들은 그늘길만 골라서 걸었다.
신구의 조화가 놀랍기만 하다.
이젠 우리가 묵을 호텔을 향해 걷는다. 바투 동굴을 못간것이 아쉽지만 일정이 그러니 어쩔수 없다. 이제는 죽고 없는 왕년의 가수 최병걸씨의 노래 한귀절이 그립다.
"발길을 돌리려고 바람부는 대로 걸어도~~"
배낭여행자는 항상 이렇다. 바람이 불면 부는대로 가고 그저 발길 닿는대로 가는 신세지만 저녁에는 어김없이 숙소를 찾아가야 한다. 가자. 어서 숙소로 돌아가서 샤워도 좀 하고 쉬어보자. 오늘은 어떤 일이 있어도 침대에서 잠을 한번 자보자는 소망을 품고 부지런히 걷기만 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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