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터미널을 나와서는 이제 말레이지아가 자랑하는 쿠알라룸푸르 타워에 가보기로 했다. 터미널을 나와서 보면 육안으로도 보이므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혹시 쌍동이 건물인 페트로나스 빌딩과 혼동하실 분이 있을까 싶어서 미리 이야기해두는 것이지만 쿠알라룸푸르 타워와 페트로나스 빌딩은 완전히 다른 것이다.
하지만 위치는 서로 인근에 자리잡고 있으므로 방문하기는 아주 쉽게 되어 있다. KL타워에 올라가는 길은 따로 있지만 우리는 푸두라야 터미널에서 가는 길이므로 가로 질러가기로 한 것이다. 질러가는 도로 한쪽에 아름다운 흰색 건물이 자리잡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교회 건물이다. 말레이지아는 한때 영국의 식민지였었다. 그러니 영국의 영향을 받은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는 것이다.
KL타워는 이름그대로 타워이다. 이건 빌딩이 아니다. 전망대 구실을 하는 것이므로 모습은 단순하다. 요즘 세상에 단순히 전망대 구실만 하는 건물을 짓는 바보는 없다. 타워 위에는 안테나를 달아서 다목적용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높다는 것은 사방을 조망하기에 좋다는 말이다. 그러니 인기가 있고 누구나 올라가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올라가는 정문길은 쌍동이 빌딩 가는 쪽으로 나있는데 거길 가면 타워 바로 밑까지 공짜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으므로 사용해보시기 바란다. 셔틀버스 사용은 무료다.
메르데카 광장에서 본 KL타워의 모습이다. 하늘높이 치솟은 이 녀석인 바로 쿠알라룸푸르 타워인 것이다. 위치 자체가 낮은 산 위에 있어서 더 높게 보이는 것이리라. 이 타워는 KL시내 어디에서라도 거의 다 보이는 편이다. 그러니 더욱 더 찾기 쉽다.
타워 입구 부근에는 전통 악단이 앉아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요즘은 어느 나라든지 이 정도 서비스는 기본으로 하는 것 같다. 이런데 빨리 눈을 돌리지 못하는 나라가 바보요 등신이다. 많은 외국인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구경을 하고 있었다.
이왕이면 앞에 의자를 좀 놓아두지 그러는가? 아무리 아이디어가 좋아도 관객들에 대한 배려에 눈을 뜨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엘리베이터에는 당연히 안내하는 아가씨가 있는데 제법 상냥하다. 문이 열리면 먼저 엘리베이터 천장을 한번 보시가 바란다. 재료는 크리스탈이라고 하는데 잘은 모르겠다. 이란에서 왔다고 하는데 이란 양식(=스타일)이라는 말인지 이란에서 수입해 왔다는 말인지 구별이 잘 안된다.
내 생각에는 이란(Iran) 스타일이 아닌가 싶다. 화려하고 아름답다. 아, 참 입장료는 내어야 한다. 절대 공짜가 아니다. 입장료는 20링깃이다. 우리돈으로치면 6000원 정도 되는 셈이다.
타워에서 내려다보는 경치 하나는 압권이므로 반드시 올라가 보기를 권한다. KL이 한눈에 쫘악 들어오므로 정말 안보면 손해다. KL이 왜 아름답다는 소문이 나는 것인지 위에 올라가서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다.
사진 오른쪽에 자리잡은 대형 빌딩은 메이 은행이다. 앞쪽을 보면 고가도로 비슷한 도로망이 보일 것이다. 그 길 건너편 부근이 차이나타운이고 그 부근에 푸두라야 버스 터미널이 있다. 그러므로 KL을 뒤지고 다니는 것은 아주 간단하고 쉬운 것이다.
이쪽은 메르데카 국립경기장 쪽이다. 1970년대를 기억하는 분들은 말레이지아의 메르데카 경기장을 기억할 것이다. 우리 축구 국가대표팀이 말레이지아와 자웅을 겨룰 때 그때 장소가 메르데카 경기장이었던 적이 많았다. 한때는 인도네시아 독립을 기념하는 메르데카컵 축구대회라는 것도 있었다.
건물들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해본다. 방콕의 고층건물들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드는데 여긴 왜 짜임새가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일까? 그건 아마 건물 배치면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방콕의 고층 건물들은 여기저기 산만하게 흩어져 있지만 여기 건물들은 모여 있다.
그러니 스카이라인이 아름다운 것이리라. 마천루를 지을때 함부로 허가를 해주기보다 장기적인 로드 맵을 가지고 하나하나 따져보며 허가를 해주는 것이 필요하리라.
허가를 지나치게 까다롭게 하거나 뇌물을 받고 해주면 부정부패가 되지만 어느 정도 융통성을 가지고 세워놓은 원칙대로 적용을 하면 좋을 것인데 후진국일수록 이권에는 돈이 꼬여서 결국은 일을 그르치게 만드는 것이다.
건물 배치가 상당히 깔끔하고 아름다워서 위에서 내려다 보는 즐거움이 있다.
마치 싱가포르의 보트키 구역을 보는 듯하다. 아름답고 세련된 건물들이 어우러져 멋진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어떤 건물은 옥상에다가 풀장을 만들어 두었다. 풀장의 물이 주는 하중이 상당할텐데 옥상에다가 그런 시설을 배치하는 것을 보면 이나라 건축기술도 대단한 모양이다.
KL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시 우거진 숲이 주는 매력은 상당한 것이다. 나무를 많이 심어 도시 전체의 분위기를 바꾼 대표적인 도시는 대구가 아닐까 한다. 나는 한때 대구를 보고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최근 몇년 사이에 대구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은 적지않게 달라졌다.
내가 사물을 보는 관점이 다 정확한 것이 아니므로 좀 그렇긴 하지만 도시분위기를 바꾼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아닐까 한다. 몰락했다고 하는 대구지역의 섬유산업도 같이 살아나면 더욱 더 좋겠지만 언젠가는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 본다.
열대지방의 좋은 점은 사철 푸르름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니 도시를 가꾸기도 훨씬 쉬우리라. 그런데 왜 방콕은 어지럽고 무질서하다는 느낌이 드는 것일까?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는 방콕보다 더 형편없는 도시라는 느낌을 가진다.
내가 다녀본 도시 가운데 최악으로는 이란의 테헤란을 꼽을 수 있지 싶다. 거긴 정말로 나무 보는 것 자체가 힘들다. 고원지대에 자리잡은 도시라고 변명할 수 있겠지만 거긴 예전에 숲으로 둘러쌓인 곳이었다는 증거들이 있다고 한다.
황하(黃河)가 크게 물결치는 모습으로 휘어지는 중국의 오르도스 지방은 현재는 거의 다 개발되어 밭으로 쓰이는 곳이 많다.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 지금부터 2천년 전까지만 해도 그곳은 숲이 울창한 지역이었다는 것이다. 이란 영토의 상당부분도 그렇다.
결국은 근시안적인 삼림 벌채와 가축 방목과 난개발이 토지의 황폐화를 가져온 것이다. 아프리카 북부 해안은 어떤가? 로마제국이 세력을 넓혀갈 때였던 기원전후 시기만 해도 거긴 로마 제국이 필요로 하는 밀을 공급하던 곡창지대였다. 그게 지금은 사막지대로 변한 것이다. 사막화 된 원인은 똑같다.
지나친 개발과 벌목으로 인해 기후 자체가 변화해 버린 대표적인 사례가 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의 밀림지대를 개간한답시고 대대적으로 삼림을 벌채하고 산불을 놓아 몇년전 동남아시아 일대가 연기로 덮였던 일이 있음을 기억할 것이다. 답답한 일이고 서글픈 사례이며 한심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 의미에서 이 도시를 좋아한다. 엉성하지 않고 산만하지 않으면서도 인간적이 냄새가 나는 곳을 좋아한다는 말이다. 물론 겉만 보고 판단하는 내 판단이 잘못된 것일수도 있음을 인정한다.
위 사진에 나타난 숲지대를 잘 보시기 바란다,. 숲이 울창한 저곳은 KL중앙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이다. 저곳, 레이크 가든이 있는 저곳을 꼭 가보기를 권한다. 너무 현대적인 시설만 보고 말레이지아에 대한 인상을 나타내기 보다는 한번쯤 둘러볼 만한 곳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중앙에 잔디밭이 보이는 이곳은 예전 KL의 행정 중심지역이었던 메르데카 광장이다.(위에서 세번째 사진이 메르데카 광장의 모습이다) 행정관청들이 몰려있던 곳이었는데 아름다운 건물들로 둘러싸여져 있다. 나중에 여러분들에게 자세히 소개해 드릴 생각이다. 그 너머로 펼쳐진 광대한 숲은 보기만 해도 싱그럽다.
사진의 중간 살짝 좌측을 보면 흰색의 하얀 건물이 올라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 지붕 위로 붉은 색 지붕을 가진 건물군들이 보일 것이다. 그 왼쪽 바로 부근에 KL중앙역이 자리잡고 있다. 흰색 빌딩 부근에 우체국과 각종 박물관 들이 자리잡고 있으므로 KL가시는 분들은 꼭 기억해두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밑에 있는 사진을 보시기 바란다., 조금 왼쪽을 찍었으므로 확인하기 쉬울 것이다.
아까 언급한 붉은 색 지붕을 가진 건물군들을 찾으셨는가? 사진의 오른쪽 끝부분에 있다. 그 바로 앞에 보면 쌍동이 모습으로 치솟은 건물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게 바로 KL 중앙역 부근의 힐튼호텔과 메르디앙 호텔이다.
호텔 바로 앞을 유심히 보면 납닥한 모습의 사각형 건물이 자리잡고 있을 것이다. 그게 새로지은 기차역이다. 사진의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우리가 묵고 있는 숙소 YMCA는 그 앞쪽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역 앞쪽, 그러니까 사진의 왼쪽으로 보면 도로가 보일 것이다. 그쪽으로 여행자들이 머물만한 숙소들이 조금 몰려 있으니 여행 가시는 분들은 참고하시기 바란다.
바로 아래 사진은 KL 타워쪽으로 조금 당겨서 촬영한 것이므로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젠 KL 도심부를 거의 다 소개해 드렸다. 그런데 왜 페트로나스 쌍동이 빌딩이 들어간 사진이 없는 거지? 자료를 새로 찾아야겠다.
타워 바로 밑에 자리잡은 이 건물은 분위기 상으로 학교같다. 식민지 세대에 만든 학교가 아닐까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교복입은 아이들이 왔다갔다 하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이 학교일 것이다.
이제 찾았다. 우리나라 삼성 건설이 두 건물 가운데 하나를 지었다고 해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페트로나스 빌딩이다. 이따가 우리는 저기를 찾아갈 것이다.
KL타워에서 어느 정도 지형지물을 익힌 우리들은 타워를 내려왔다. 쌍동이 빌딩 위치도 확인했으니 이젠 가기만 하면 된다.
기념품 판매소에서는 아름다운 기념품들을 팔고 있었지만 눈요기만 하는 것으로 끝냈다. 이젠 페트로나스 빌딩으로 간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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