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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6 동남아시아-여행자의 낙원(完)

말레이지아 행 장거리 국제열차 1

by 깜쌤 2006. 8. 28.

으흠......  이동네에는 별별 것이 다 있구나 싶었다. 놀부 심보를 가진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구경중에는 불구경 싸움구경 시장구경이 재미있다고 그러던데 확실히 여기 시장은 다른 곳과는 달리 신기하고 재미있다.

 

 

 

이것은 무엇인지 도저히 짐작하기가 어렵다. 어찌보면 과일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니 도대체 갈피를 못잡겠다.

 

 

 

 

좁은 골목길을 가다가 보니 어떤 여자가 담아놓은 그릇을 건드려 쏟고 말았다. 그런데 주인 여자는 언성하나 높이는 법 없이 조용히 쏟아진 것들을 쓸어담고 있었다.

 

확실히 태국인다운 태도다. 여유가 있고 부드럽고 점잖다. 성질 강퍅한 사람 같으면 단번에 험악한 소리부터 나올터인데 여긴 그런게 없다.

 

 

 

여긴 무슨 튀김을 파는지 모르겠다. 과자 같기도 하고 튀김같기도 하고.....

 

 

 

드디어 열대지방에서 곶감을 보았다. 내가 잘 찾아보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껏 여행을 다니면서 감나무를 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축에 들었다. 터키 남부 안티오크에서 감나무를 본 기억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이제 태국에서 곶감을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곶감이란게 따지고 보면 감을 말린 것 아니겠는가? 알이 굵고 실해서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지만 일부러 사먹어보지는 않았다.

 

 

 

중국인들은 고기라면 돼지고기를 치고 알이라면 오리알을 친다고 한다. 통닭도 맛있지만 통오리도 보통은 넘는다. 저번에 청년들과 같이 왔을때 통오리를 사서 먹어본적이 있었다. 맛있다.

 

 

하여튼 별별 집이 다있다. 별별 음식이 다 있고.....

 

 

 

밤도 있구나. 그러고 보니 의외로 군밤 장수들이 많았다. 말레이지아에서도 군밤 장수가 있었는데 알은 우리 한국 것보다 잔 것들이 많았다. 밤을 구워 팔려면 아랫부분 정도에다가 칼집을 내어서 구워야 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밤이 없다.

 

사먹어보면 우리 밤보다가는 확실히 맛과 향이 떨어진다. 역시 한국밤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이 곶감은 때깔은 좋은데 곶감 특유의 하얀 가루가 없다. 그러면 맛이 별로일텐데......

 

 

 

여긴 빵집이다, 장식이 특이하고 깔끔해서 눈이 갔다.

 

 

 

아니 이게 뭣인가? 조선배추 아니던가? 이 사람들이 조선배추를 다 아는가 싶다. 우리가 기르는 배추는 속이 꽉차서 양배추처럼 보이는데 이것은 우리가 어렸을 때 본 길다란 조선배추를 닮았다.

 

 

 

꼬치다. 여기서는 사테로 부른다. 사테라면 단연 동남아시아지 싶다. 별별 종류가 다 있다. 향신료 종류가 다양해서 그런지 맛도 아주 다양하다. 이런 것 안사먹고 한국으로 돌아가면 두고두고 후회하게 된다.

 

 

 

 

차이나타운의 분위기를 대강 파악하면서 시장구경을 어느정도 끝낸 우리들은 이제 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기차 출발시간이 오후 2시 반이 넘으니 뭐라도 요기를 하고 가야했다.

 

오늘 오후 기차를 타면 기차에서 날밤을 세우는 것은 물론 잘하면 내일 낮이나 되어야 음식을 먹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미리 먹어 두어야 했던 것이다. 날이 더웠으므로 시원해보이는 곳을 찾아 들어갔는데 에어컨디셔너가 설치되어 있어서 그런대로 땀을 식힐수 있었다.

 

대신 음식값이 조금 비쌌다. 비쌌다기 보다는 양이 조금 적었다고 하는 것이 옳은 표현이지 싶다. 나는 국수를 선택했는데 두세번 젓가락질을 하면 없어질 것 같았다.

 

 

 

간단히 요기를 한 우리들은 다시 화람퐁 역으로 왔다. 이젠 들어가서 짐을 찾고 플랫폼을 찾아 나서야 한다.

 

 

 

 

화람퐁 역 대합실은 가운데에 빈 공간을 두고 양쪽 옆으로 의자를 놓았다. 가운데 큰 공간에는 그냥 앉아서 쉬도록 해두었다. 태국사람들은 신발을 벗고 앉아있는 경우가 많았고 백인들은 그냥 아무렇게나 않는 것 같았다. 전면 한가운데에 초상화가 걸려있는 곳이 개찰구이다. 기차를 탈 때는 표를 들고 그냥 나가기만 하면 된다. 

 

 

 

어떤 사람들은 누워서 자기도 한다. 아주 독특한 풍경이다.

 

 

 

확실히 태국에는 백인 여행자들이 많다. 많다는 정도를 넘어서 백인 여행자들이 관광지를 점령했다는 표현이 맞지 싶다. 그럴 정도로 백인들에게는 태국이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연평균 관광객이 1000만명을 넘어서는 국가라고 하니 할말을 잃고 만다.

 

 

 

배낭여행자는 항상 전광판과 게시판, 안내판을 살피는 습관을 들여두어야 한다. 모든 것을 자꾸만 남에게 물어서 여행을 하는 것은 좋은 습관이 못된다. 모르면 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말이다.

 

어느 정도 시간이 되어 우리들은 기차를 타기 위해 플랫폼으로 나갔다. 이때 기차표에 나타난 플랫폼 번호를 잘 기억두었다가 대조해 보는 것이 현명한 행동이다. 그리고 어지간하면 차장에게 물어보기 바란다. 그래야 실수를 하지 않는다.

 

 

 

플랫폼에는 말끔하게 청소가 되어 있었다. 태국 전체가 모두 다 이런 식으로 깔끔하다면 타일랜드도 참 멋진 나라라는 소리를 듣지 싶은데.....

 

 

 

마치 이탈리아 사철(私鐵) 기차처럼 화려한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나폴리에서 폼페이가는 기차의 지저분한 그림과 낙서는 못말릴 정도이다. 하기사 그것도 예술이라고 그러더라마는 예술이라면 예술일 수도 있겠다. 내 눈에는 낙서로 보여서 탈이었지만 말이다.

 

 

 

플랫폼 여기저기엔 간이 매점들이 들어서 있어서 장거리 여행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할 수도 있다. 우린 차이나타운 거리에서 수퍼마켓에 들어가 물과 과자 과일들을 미리 준비해왔다. 우리가 누구던가? 특히 나는 자타가 인정하는 짠돌이 그룹 멤버 아닌가? 모두 조금씩 돈을 내어서 공금(公金)으로 만들어두고 그 돈으로 장을 봐 온 것이다.

 

 

 

처음에는 좌석 번호를 찾지 못해 어리버리하게 굴었지만 곧 적응을 해서는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침대를 펴기 전에는 윗자리 손님도 아랫자리에 앉아 같이 이야기를 하고 가는 것이다.

 

기차는 정시에 출발했다. 우리의 목적지는 말레이지아의 북부 지방에 있는  알로르세타르라는 도시다. 거기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버터워스라는 역이 나온다. 버터워스 건너편에 있는 섬이 너무나 유명한 페낭이다. 버터워스나 페낭은 예전에 다 가본 곳이어서 양해를 구해 이번에는 알로르 세타르에서 내리기로 한 것이다.

 

거기에서 말레이지아의 수도인 쿠알라룸푸르 가는 기차로 갈아 탈 생각이다. 물론 버터워스까지 가도 되지만 나는 거기서 내리고 싶었다. 처음에는 아주 시원하고 좋았던 열차안이 차츰차츰 무섭다는 느낌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에어컨 때문이다. 얼마나 세게 트는지 무릎이 다 시리고 춥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나는 추위에 약하다. 한기가 들면 몸이 떨려오는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아주 조심을 하면서 다닌다.

 

 

 

남행열차는 신나게 달리기 시작했다. 남행 노선은 아무리 달려도 터널이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만큼 평탄하다는 뜻이다. 풍경도 상당히 단조로워서 곧 싫증을 내기 마련이다.

 

도시도 얼마 없다. 후아힌, 프라주압키리칸, 수라타니, 파탈롱, 핫야이 정도가 큰도시 축에 들어간다.. 역과 역사이의 거리도 넓고 해서 한참을 달리다가 한번 서는 식이다. 물론 중간에 간이역이 올망졸망하게 달려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논 사이로 야자수가 늘어선 풍경을 뒤로하고 기차는 줄기차게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어리

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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