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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싱가포르를 찾아서(未完)

오쳐드로드는 쇼핑 거리이다

by 깜쌤 2006. 7. 10.

 

몇 번 이야기 한 사실이지만 배낭 여행자들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먼저 숙박장소를 해결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거운 배낭을 매고 시내를 돌아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여관이나 호텔들의 체크아웃 시간이 12시 전후이므로 적어도 9시나 10시 부근에는 숙박할 여관에 도착해야 싼 방을 구할 수 있다. 비수기라면 느긋하게 움직여도 방구하는 것이 가능하겠지만 성수기라면 동작을 빨리 해야 방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이동을 할 때는 보통 야간 기차나 버스를 사용한다. 버스나 기차에서 잘 수 있다면 하룻밤 숙박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하루만 머물고 그날 밤에 떠날 예정이라면 호텔을 구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럴 경우는 버스 터미널이나 기차 정거장의 코인 라커(coin locker)에 짐을 맡기면 된다.

 

 허름한 싸구려 숙박업소에 묵을 경우 자기 짐 관리는 자기가 철저히 해두어야 하는 법이다. 주인에게 귀중품을 맡겨두는 것도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다. 고급 호텔이라면 안전금고 속에 보관을 부탁하면 되지만 우리들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처지이다. 결국 큰 짐은 여관에 남겨두고 귀중품은 따로 챙겨 보조배낭에 넣어서 매고 다니는 것이다.    

 

 

 

 

보통 패키지로 싱가포르를 가면 먼저 오처드 로드를 구경하고 그 다음에 보태닉 가든(botanic garden)을, 그리고는 주롱 새 공원이나 센토사 섬을 방문하도록 일정이 짜여진다. 그럴 정도로 오쳐드 로드는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거리인 것이다. 싱가포르를 상징하는 오처드 로드는 이광요 수상의 제안으로 식민지 시대의 고급 주택지를 둘러싼 과수원이 가득하던 곳을 개발하여 상업 쇼핑 지구로 만들고 간선도로를 내기로 하여 만들어진 쇼핑의 거리이다.

 

 세계적인 고급 백화점들이 길 양쪽에 즐비한데 더 매력적인 사실은 면세품들이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러니 물건값이 쌀 수밖에 없다. 당연히 돈 많은 사람들과 백인 여행자들이 몰려들게 되어 있다. 깨끗한 거리와 친절한 사람들, 그리고 값싸고 품질 좋은 상품이 모여있는데도 사람들이 오지 않는다면 그게 도리어 이상한 일 아닌가?

 

 

 

 

우리나라 제주도는 어떤 식으로 개발될지 정말 궁금하다. 제주도는 싱가포르나 하와이, 해남도, 홍콩이 가지고 있지 않은 강점을 몇개 가지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눈이 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다른 경쟁자들과 구별이 된다. 동남아시아 사람들에게 눈(snow)이 가지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열대지방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눈을 만져보고 눈밭에서 딩굴어보는것이 소원일 정도로 눈에 대한 호감도가 절대적이다. 제주도에는 눈이 풍부하다. 이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싱가포르에는 200미터짜리 산도 없다. 그냥 밋밋한 섬이다. 하지만 제주도는 해발고도 1950m짜리 산이 있다. 그것도 그냥 산이 아닌 화산인 것이다. 이런 기막힌 자원을 놓아두고 세계적인 관광휴양지로 만들지 못한 것은 우리들 잘못이다.

 

눈에다가 화산섬이라면 이것만해도 얼마나 어마어마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가 말이다. 거기다가 우리 남해안의 섬들은 외국인들의 눈으로 볼 때 얼마나 이국적이고 환상적인 경치를 가지고 있는 것인가? 가지고 있다고 자랑만 하면 뭣한가? 써먹고 우려먹고 팔아먹고 해서 돈을 벌어야지.  

 

 

자연환경만 가지고 따진다면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아말피 해안이나 소렌토보다 우리나라 남해안이 부족한 것이 무엇이 있는가? 내가 보기엔 아름답게 가꾸고 환경과 어울리게 적절히 개발하는 것에 우리가 너무 쳐진다는 느낌을 갖는다.

 

우리에겐 역사적인 자원이 모자란다는 그런 식의 어설픈 변명은 이제 그만하기로 하자. 홍콩과 싱가포르가 언제 역사를 자랑해서 돈벌어먹고 사는가? 문제는 안목(眼目)이고 경륜이며 실천의지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광요를 배출한 싱가포르가 부러운 것이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