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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카파도키아 13

by 깜쌤 2006. 6. 4.

 

농부 일가족을 보내고 나니까 갑자기 허전해져 왔다. 짧은 만남이지만 이렇게 헤어지면 영원히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들 아닌가? 인생살이가 그런 것 같다. 만남과 헤어짐의 반복......

 

 

난전에 펼쳐놓은 과일 구경을 하기로 했다. 주인은 나무 그늘 밑에 앉아서 나오지도 않으니 양해를 구해서 사진만 찍고 만다.

 

 

호박씨같은데.... 고소할 것 같다. 어렸을 땐 부지런히 까먹었다. 해바라기씨일까?

 

 

이건 모르겠다. 짐작이 안된다.

 

 

옥수수 알갱이 같기도 하지만 하여튼 이상하다. 옥수수 알갱이는 마르면 엄청 딱딱해서 이도 잘 안들어갈 지경 아닌가? 삶아서 다시 다른 방법으로 요리한 뒤 말려서 파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씨앗일까?

 

 

건포도인지 오디인지 모르겠다.

 

 

곶감일까? 도저히 짐작이 안된다.

 

 

만약 이게 살구 말린 것이라면 이렇게 빛깔이 좋게 날리가 없을텐데...... 내 기준으로 우리 과일과 비교해서 판단하려니 아무래도 무리수가 따른다. 그만하는게 낫지 싶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혼자 슬금슬금 산길을 오르기 시작했다.

 

 

날이 뜨거운데다가 혼자이니 일사병에 조심해야겠다.

 

 

산길로 접어들어 밑을 보니까 말린 과일 팔던 좌판가게가 바로 저기 주차장 한구석에 나타난다.  

 

 

관광오셨다는 호주인 부부를 만나 잠시 대화를 나누어 보았다. 나도 이젠 머리카락이 제법 허연 편에 들어가므로 대화가 잘 통할 수밖에 없다.

 

 

길이 제법 가파르게 변했다. 푸석푸석한 흙길인데다가 가파르므로 잘못하면 미끄러지기 쉽다.

 

 

이 산 밑에는 다양한 계곡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로즈밸리가 유명하다. 골짜기 색깔이 장미빛인가 보다. 어느 골짜기인지 올라가서 찾아보아야겠다. 

 

 

봉우리들이 칼날처럼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중국 운남성 곤명에서 기차를 타고 한시간 가량 동쪽으로 가면 유명한 석림(石林)이라는 곳이 나온다.

 

석림은 석회암 작은 봉우리들이 진짜 칼날처럼 숲을 이루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주 기묘한 곳인데 여기 카파도키아 만큼 규모가 크진 않다. 갑자기 석림 생각이 났다.

 

 

저멀리 있는 우치사르가 가깝게 느껴졌다. 골짜기에 자리잡은 괴레메 마을도 이젠 한눈에 들어왔다.

 

  

도로 끝부분에 위르깁 마을이 있다. 이젠 이 동네들 위치가 대강 파악이 된다.

 

 

이젠 거의 다 올라왔다. 잠시 앉아 쉬며 사진을 찍어 본 것이다.

 

 

발치에 패랭이꽃이 피어 있었다. 초등학교 다닐때 숱하게 본 꽃이다. 어렸을때부터 이 꽃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지금도 화분에다가 패랭이꽃을 키운다. 부산까지 가서 일부러 사와서 키우는 것이다.

 

남이 보면 죽은 것처럼 보이겠지만 꽃이 피어있으니 엄연히 잘 살아있는 것이다. 가뭄에 특별히 강한 이 놀라운 생명력은 외경심을 불러 일으키고도 남는다.   

 

 

이제 완전히 평평한 산 꼭대기에 다 올랐다. 사방이 한눈에 다 들어왔다. 위에는 나무 한그루 없으므로 쉴 곳이 없다. 넓디 넓은 대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내려가는 길이 있을까 싶어 살피다가 작은 길을 하나 발견해두고 사진을 찍어 두었다. 이게 디카의 좋은 점이다. 기억용으로 미리 찍어두었다가 생각이 안날때 확인해보면 되기 때문이다.

 

 

오른쪽 붉은 빛 나는 곳이 로즈밸리 같다. 으흠..... 저긴 다음에 가본다. 터키는 앞으로도 두번 정도는 더 갈 생각이니까 그때 걸어보면 되는 것이다.

 

 

저 멀리 아주 예전부터 인간이 살아온 흔적이 남아있는 아바노스 마을이 나타나고, 언덕 밑에는 가려서 안보이지만 젤베 골짜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젠 지형지물 파악이 거의 다 끝났다.

 

 

산꼭대기는 이런 식으로 평평했다. 그러길래 멀리서 보면 테이블처럼 반듯하게 보이는 모양이다.

 

 

아바노스 마을도 제법 크다. 다음에 가게 되면 아바노스 마을위 뒷산에도 한번 올라가 볼 생각이다.

 

 

편편한 대지 아래는 절벽이다. 가까이 가려니까 겁이 났다.

 

 

그런데 신기한게 있다. 저 건너편에도 이와 똑 같은 모습의 산이 하나 나타나는게 아닌가? 저긴 또 어떻게 생겨먹었을까 싶은 호기심이 발동한다.

 

 

 

잠시 쉬긴 쉬어야겠는데 쉴만한 장소가 없다. 나는 계속 여기저기 걸어야만 했다. 너무 더워서 어질어질했지만 가만 있으면 쓰러질 것 같아서 자꾸 움직이기로 했던 것이다. 더구나 여긴 평생에 한번 올라올 장소이다. 한개라도 더 보고 내려가야 할 것 아닌가?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