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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터키 헤매기-카파도키아 2

by 깜쌤 2006. 5. 18.

 

 지도 출처- 론리 플래닛 터키 편

 

위의 지도를 자세히 보자. 왼쪽 위를 보면 붉은 글씨로 Istanbul 이스탄불이라고 씌여져 있는 곳이 있다. 우린 거기서 출발한 것이다. 거기가 예전의 비잔티움이고 콘스탄티노폴리스이며 콘스탄티노플이다.

 

그런 뒤 제일 왼쪽 가운데 조금 밑의 Ephesus 에페수스(=에베소)를 거쳐 검은 색의 파묵칼레를 거친 뒤 지금은 지도 한가운데 네브셰히르에 와 있는 것이다. 그 부근이 카파도키아 지방이다. 네브셰히르에서 괴레메는 바로 옆이라고 보시면 된다.

 

붉은 글씨로 "요정 굴뚝의 골짜기"라고 표시된 부분이 그 유명한 젤베 부근이다. 오른쪽 밑을 보면 Harran 하란이라는 곳이 보일 것이다. 거기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갈대아 우르(오늘날의 이라크 남부)를 떠나 정착한 곳이다. 그러다가 다시 거기를 떠나 오늘날의 이스라엘 땅으로 이주한 것이니 아주 유서 깊은 곳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오른쪽 끝머리에 보면 아라라트 산의 위치도 보이고 왼쪽 끝에는 트로이의 위치까지 나타나 있으니 이 정도만 둘러봐도 터키 여행의 진수는 본 셈이다. 트로이 위에 붉은 색으로 갈리폴리라고 씌여진 곳은 제 1차 세계대전의 격전지로 유명하다.

 

거기에서 호주군과 영국군, 뉴질랜드의 젊은 군인들이 윈스톤 처칠의 잘못된 작전 때문에 아까운 목숨을 수없이 바쳐야했다. 그때 터키군의 지휘는 터키 건국의 아버지인 케말 파샤가 담당했다. 덕분에 갈리폴리에는 호주와 뉴질랜드의 청년들이 꾸준히 찾아든다.

 

우린 베트남의 다낭이나 나트랑, 안케에 꾸준히 찾아가는가? 잘못된 전쟁에 미제국주의의 용병으로 끌려갔느니 하는 소리는 많이 해도 이국땅에서 다치거나 전사한 우리 젊은이들의 슬픔과 노고는 진정으로 위로해 주는 분위기가 존재하는지 조차 의심스럽다.    

 

 

 

삭사안 호텔 지붕에서 보면 바로 길 건너편에 오리엔트 레스토랑이 보인다. 상당히 유명한 곳이다. 요리가 맛있는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호텔 옥상 난간엔 청포도가 영글어 가고 있었다.

 

 

 

우리는 동굴 방을 선택했다. 둥글게 된 것이 동굴방 입구이고 출입문 앞에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마당에는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스모스와 금잔화, 샐비어 같은 꽃이 피어있다.

 

위도가 비슷하니 피는 꽃의 종류도 비슷하겠지만 그래도 왠지 한국의 시골 마당을 연상시킨다. 2인 1실로 방배정을 했으니 넓기도 하다. 샤워실도 깨끗해서 그 정도면 쾌적한 편이었다.

 

 

 

이제 옥상의 모습이 한눈에 드러난다. 옥상에 펼쳐놓은 안락 의자에 누워 있으면 만사가 편안해지는 곳이다. 하지만 여긴 1층 옥상이고 2층 옥상은 또 따로 있다.

 

 

 

난간에 익어가는 포도가 입안 가득히 침을 고이게 했다. 여기 포도는 익기만 하면 설탕 덩어리나 마찬가지다. 정말 환상적인 맛을 자랑한다.

 

 

1층 옥상에서 본 동굴방의 모습이다. 커다란 봉우리를 파서 방을 만들었으니 여름에는 정말 시원하다. 우리방은 왼쪽 네모난 건물 아래층에 있는 셈이다.

 

 

 

 

아치 모양으로 파진 방이 우리가 묵는 방인 것이다. 짐을 정리하고 9시 반까지 마당에 모이기로 했다. 그래야 오늘 오전엔 트래킹에 나서는 것이다. 비둘기 골짜기(=피젼 밸리)로 알려진 곳을 지나 우치사르 꼭대기에 올라갔다 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얗게 칠한 벽이 땡볕 속에서는 위력을 발휘한다. 보기에도 깔끔하니 그저 그만이고 햇볕을 반사하니 실내를 시원하게 만드는 것이다.

 

 

 

저 위에 우치사르 봉우리가 보인다. 오늘의 목표는 저기인 것이다. 도로를 따라 가도 되지만 그럴 경우 여행의 즐거움을 다 놓치고 만다. 실제로 사진에 나타나 있는 이 도로를 따라 걸으면 30여분만에 갈 수 있다.

 

나는 남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는 우치사르 봉우리를 마법의 이라고 표현했다. 마치 동화 속에 등장하는 그런 성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터미널 부근 수퍼에 간 우리들은 물과 빵을 사서 피젼 밸리(=비둘기 계곡)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마을을 지나면 곧 이어 하얀색 절벽이 등장하고 이어서 침니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볼수록 신기해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처음 온 분들은 벌써부터 눈이 휘둥그레지기 시작한다.

 

 

 

봉우리 속엔 교회나 일반 가옥들이 자리를 잡았다. 이젠 모두 예전 일이 되었지만 여기 이 지방에서는 기독교 흔적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골짜기엔 온갖 과일 나무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메마른 이 골짜기에 물이 스며 나온다.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터널은 수시로 나와서 통과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터널 바닥에 고여 있는 물이 보일 것이다. 4년전에 혼자 이 골짜기를 걷다가 기막히게 차가운 물이 절벽 밑에서 솟아나와 숨겨져 있는 그런 아름다운 샘을 발견한 적이 있다. 물맛도 기가 막혔고 차갑기는 말로 설명이 안될 정도였다. 얼음물 같았으니 말이다.

 

 

 

 

골짜기가 깊어지면서 양쪽으로는 기어 오를 수 조차 없다. 오직 앞으로만 나가야 했다. 땀은 비오듯이 쏟아진다. 마치 서부 영화에 등장하는 골짜기를 통과하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기운이 비치는 곳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었다. 물기가 없는 곳에는 바싹 말라 비틀어진 꽃들이 모진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고.....

 

 

골짜기엔 미루나무가 많이 자라서 낙원 같은 느낌을 준다. 위로 시원하게 뻗어 올랐다. 나는 이상하게도 미루나무가 솟은 것이 좋다.

 

 

 

골짜기엔 물이 흐르는 흔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여러 종류의 식물이 가득했다.

 

 

 

 

사과도 맛있다. 살구도 자두도 맛있다. 다 맛있다. 여긴 과일 천국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열대지방의 과일은 다양하고 신기한 것이 많았고 건조 지방의 과일들은 당도가 특별히 높아 달기가 그지 없었다.

 

 

 

 

기기묘묘한 모습을 지닌 봉우리들이 즐비하다. 아주 좌악 깔려 있는 것이다. 봉우리에 이름을 붙여 나가기로 한다면 만물상을 수백개 만들수 있는 곳이 카파도키아가 아닐까 싶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