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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아이들의 능력은 어느 정도일까요? - 2

by 깜쌤 2006. 4. 24.

 

아인슈타인이 우리 시대에 한국에서 태어났더라면 과연 세계적인 천재과학자로 성장할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도 나는 내가 가르치는 아이들을 바보로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내가 가르치는 방법은 과연 옳은 것인지 회의가 들기도 합니다. 또 어느 정도로 교육 이론에 맞는 방법을 적용하는 것인지도 모를 때가 많습니다. 잘 가르친다는 정의가 무엇인지 궁금해질 때도 많고 우리 교육 현장의 모습이 과연 옳바른 것인지에 대한 회의를 느끼는 때도 많이 있습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과연 어디까지 일까요? 이십세기 초반을 빛낸 한국의 유명한 시인들이나 소설가들은 한결같이 이십대 초반에 그들의 걸작들을 남겼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을 어떻게 지도해야 옳은 것인지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이 보고서를 한번 보시겠습니까? 다른 카테고리 속에서 한번 소개한 글이기도 합니다만 혼자 보기에는 조금 아깝다는 생각을 하기에 거듭 소개를 해봅니다. 2004년에 제가 가르친 아이들 가운데 한 학급내에서 이 정도로 글을 써오는 아이들은 35명 가운데 예닐곱명 정도는 되었다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나는 그때 아이들이 특별히 우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 아이들은 지방의 중소도시 아이들이었으며 가정 환경이 뛰어나게 좋은 아이들도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일년 가르쳐 본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단순히 시험 성적만 가지고 이야기한다면 크게 우수했던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그들의 재능이었고 인간됨됨이였습니다. 말썽한번 부린 적이 없었고 내어준 과제는 철저히 해왔습니다. 그 아이들을 생각하면 나는 아직도 행복합니다.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네명의 어린이가 마음을 맞추어 준비물을 챙겼고 함께 모여 실험을 했으며 인터넷을 뒤져 지식을 모으고 보고서를 썼습니다. 물론 하나의 모둠을 만든 이 네명의 아이들은 모두 각자 다른 보고서를 써왔습니다. 실험은 같이 했으되 보고서는 따로 만들어 온 것이죠.

 

 

 

 

실험용 숯과 자갈을 구하기 위해 고기집을 다니기도 했고 강에도 갔다고 합니다. 간이 정수기를 만들기 위해 부녀가 같이 고생을 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보며 가슴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아이들이 단순한 지식의 암기를 위해 내몰리는 우리 교육 현실이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자기들이 준비한 디카로 실험과정을 찍고 문서를 편집하기 위해 컴퓨터 앞에 앉았을 아이들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뜁니다. 이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일년을 살았습니다. 영어 연극에 도전해보기도 했고 우리말 연극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아이들은 수업공개를 해도 아주 쉽게 평소에 하던 대로 해주었습니다. 나는 승진을 위해 필요한 점수를 모으고 밝히는 그런 사람이 아닙니다.

 

점수와는 거의 상관없는 인생을 살았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그냥 아이들의 소질과 능력, 적성과 자질을 살리는 교육을 해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은 우리 어른들이 생각하는 그 이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초등학교 아이들이지만 클래식 음악을 즐겼고 오페라 아리아들을 흥얼거렸으며 고전을 읽었습니다. 조금 더 교육환경이 좋았더라면 슈타이너 학교 학생들에게 적용한다는 방법을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오면 조용히 앉아 책을 읽었고 상소리와 싸움은 거의 모르고 살았습니다. 확실히 인간은 교육시키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물론 약간의 자질은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달았죠.

 

이 아이들은 모두 다 경주시립도서관 대출증을 가지고 지역사회의 도서관 출입을 하며 책을 빌려 보기도 했습니다. 나는 모든 아이들에게 도서관 대출증을 만들어 다니도록 했었습니다. 그건 올해 아이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찌 교과서만 보도록 해야하겠습니까? 

 

 

 

올해 얘들은 중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겨울방학을 앞두고 무대 위에서 연극 발표를 하고 난뒤 뒤풀이를 할때 대표가 클리어 화일철을 내밀었습니다. 모든 아이들이 담임선생에게 드리는 편지글을 써와서 클리어 화일속에 넣은 뒤 한권의 포트 폴리오를 만들어 저에게 선물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제 일생에 받아본 가장 커다란 선물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제가 시킨 것도 아니었는데 아이들이 나 모르게 회의를 해서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만큼 선생한 것이 즐거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고등학생도 아니고 중학생도 아니었습니다. 나이 열두살, 열세살 먹은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나는 부족함을 깨달으며 삽니다. 모든 아이들에게 다 잘해주지는 못했음을 압니다. 선생으로서 많이 부족했음도 알고 있습니다. 내가 하는 교육방식에 적응하지 못해 마음고생을 한 아이도 있음을 압니다.

 

 

 

아이들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나는 잘 모릅니다. 아이들은 작은 어른이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기에 아직도 그들의 능력이 궁금합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