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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학교가기를 싫어해요? 1

by 깜쌤 2006. 4. 14.

 

아이들은 당연히 학교 오는(가는) 것을 즐겨야 합니다. 이것은 어른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직장가는 것이 즐거워야 하고 집에 가는 것이 즐거워야 합니다. 아이들이 학교오기를 싫어한다면 문제가 심각한 것이 아닐까요?

 

학교에 오면 집에 가는 것이 싫을 정도가 되는 것 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학교에 오고가는 것이 싫지는 않아야 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학교 오는 것이 즐겁도록 할까요?

 

사실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습니다. 제가 가르친 아이들 중에는 담임 선생인 저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은 아이들도 분명히 있었습니다. 나도 아이들 가슴에 상처를 남기기도 했고 잘못하기도 했으며 모자란 것이 많았음을 인정합니다.

 

이제 어느 정도 인생을 알 나이가 되어서는 예전의 철없는 행동이 부끄러움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확실한 것은 지금 이순간까지도 제가 모든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으로 남아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제목으로 글을 쓰기가 두렵고 겁이 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글을 써보는 것은 내가 저지른 많은 잘못과 실수를 반성해보고 새로운 각오를 다져본다는 의미에서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오고 싶은 학교라고 하면 제목이 너무 거창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학교라는 것은 학급을 의미함을 먼저 밝혀두고 싶습니다. 이제 용어의 제한도 되었고 글을 쓰는 목적도 밝혔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생각과 제가 생각하고 말하는 것이 서로 다른 점이 많더라도 양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놀이공원에 아이들을 데려가보면 그지 없이 즐거워합니다. 논다는 것이 싫은 아이들이 어디 있겠습니까? 학교도 놀이 공원이라고 생각하면 안될까요? 많은 아이들은 학교를 의무감에서 오기도 하고 습관적으로 오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가 되면 아이들이 학교를 싷어하는 이유는 아주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교사가 싫을 수도 있고 공부 자체가 싫을 수도 있으며 과제가 많아서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등하교길의 폭력조직이나 불량배들 때문에 학교가는 것 자체가 두려울 수도 있고 친구들 사이의 갈등 때문에 두려워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거나 교사에 의해서 무시를 당하거나 핀잔을 자주 들을 때는 학교 가는 것이 죽기만큼이나 두렵고 싫을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 속에서는 이렇게 수많은 경우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닙니다.

 

여기서는 수업 시간 그 자체를 즐겁게 만드는 몇가지 어설픈 방법을 소개해보고자 하는 뜻밖에는 없습니다. 우리반 아이들은 제가 수업시간에 하는 말들을 가지고 깜쌤의 명대사라고 부르며 저희들끼리 흉내내고 말하기를 즐겨하더군요. 몇가지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깜쌤)  여봐라아~~~

(아이들) 예이~~~

 

제가 아이들을 부를때 하는 우스개 소리입니다. 제가 무슨 임금이나 된 듯이 "여봐라"하면 아이들은 한꺼번에 "예이~~"하고 대답합니다. 실제 해보면 그저 우습기만 합니다. 처음에 이렇게 하도록 시키면 아이들이 우스워죽는다는 시늉을 합니다.

 

그러다가 교사가 어투를 확 바꾸어 서울 말씨로 "얘들아"하면 우리 아이들은 짧고 간단하게 "예"하고 대답합니다. 그렇게 훈련을 시켜 두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제가 하는 말을 집중해서 듣습니다. 하지만 가끔씩은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제가 "얘들아"하고 불렀는데도 "예이~~"하는 식으로 대답하기도 합니다.

 

그럴때 짧게 한마디만 해줍니다.

"집중력이 부족하지 않니? 뭘 원하니?"

 

그렇게만 말해면 아이들 태도가 싹 달라집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이것입니다. 교사는 말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들 귀에 쏘옥 들어오도록 해야하며 동시에 재미있게 해야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너무 코미디언이나 개그맨 처럼 하면 수업분위기가 급속도로 흩어져 버려서 수업하기가 불가능한 상황으로 변해 버립니다.

 

그러므로 교사는 아이들을 자기 마음대로 쥐락펴락 할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사가 표정을 싹 바꾸기만 해도 아이들이 자세를 고쳐앉고 마음자세를 가다듬을 수 있도록 능수능란하게 자유자재로 다루어야 한다는 것이죠. 요즘처럼 아이들이 별난 이런 시대에 그런 것이 과연 가능할까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것은 교사가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제가 이런 말을 합니다. 아이들 자세가 나쁘거나 교사를 잘 보지 않을때 쓰는 말이죠.

 

(깜쌤)  선생님 보기를~~

(아이들, 동시에 큰 소리로) 동지 섣달 꽃 보듯이 보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깜쌤) 그런데 왜 안보니?

 

이렇게 나오면 아이들이 바르게 앉아서는 교사를 쳐다봅니다. 떠들다가도 입을 다무는 것은 물론이고 교사를 보고 가만있는 것이죠. 말이 쉽지 사실은 그렇게 만들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표현들을 몇개 더 만들어 둡니다. 여기에서 다 공개하기엔 조금 그러므로 기본 요령만 이야기해 두는 것으로 끝내고자 합니다.

 

아이들과 교사가 통하는 구호 비슷한 대화가 있으면 효과적이라는 것이 오늘 이야기의 핵심입니다. 작은 대화지만 아이들은 재미있어 하고 담임교사인 제가 하는 수십가지의 표현을 우리 반 아이들은 학급 카페에 글까지 올려가며 자기들끼리 즐기기도 합니다. 유쾌하다면 유쾌한 일이고 버릇없다면 버릇없는 일이지만 나는 그 정도는 너그럽게 봐 줍니다.

 

 

 

이제 마지막 우스개 대화 하나만 소개하고 마칩니다. 아이들 태도가 영 좋지 않다고 생각하면 제가 점잖게 한마디 합니다.

 

(깜쌤) 이라나? ("이렇게 하느냐"의 경상도 사투리)

(아이들) 선생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깜쌤) 뭘 통촉해?

(아이들) 선생님! 고정하시옵소서.

(깜쌤) 뭘 고정해?

(아이들) 선생님! 한번만 용서해 주시옵소서.

(깜쌤) 저번에도 그러지 않았니?

(아이들) 선생님! 만번만 용서하시옵소서.

(깜쌤) 그래, 용서하노라.

(아이들) 성은이 망극하옵나이다. (박수까지 열렬하게 쳐가며......)

 

서로 웃고 치웁니다. 물론 우리 아이들은 태도를 바르게 싹 고칩니다. 제법 엄숙한 표정까지 짓고는 진중한 자세로 앉아서 제 눈치를 보는 것이죠. 그럴땐 아이들이 너무 귀엽습니다.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