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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교육, 초등교육/내반 아이 일류만들기

학교가기를 싫어해요? 2

by 깜쌤 2006. 4. 17.

저는 아이들이 망아지 같은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천방지축으로 놀기 때문이죠. 훈련이 덜 된 아이들은 순진하긴 하되 생각이 덜 익은 상태이므로 자기 중심적으로 행동합니다. 따라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거의 모든 학교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는 아이들이 교실에서 저지르는 잘못이나 실수를 보고 안타깝고 자비로운 마음으로 위로하고 슬픔을 함께 하기보다는 희롱하고 비웃고 즐기는 듯한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아이들이 학교 오는 것을 즐거워할 리가 없습니다. 간단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수업시간에 어떤 아이가 걸상에 앉은 채로 몸을 뒤로 너무 제끼다가 넘어지는 사고(?)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단 그런 일이 벌어지면 다른 아이들은 모두 크게 웃고 봅니다.

 

넘어진 아이는 엄청나게 무안해하고 부끄러워하죠. 성격이 털털한 아이라면 그냥 한번 툭툭 털고 일어나서 자기를 향해 웃는 아이들은 보고 한번 씨익 웃어주고 앉을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반응을 보입니다. 부끄러워하고 무안해하는 것이죠.

 

만약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교사는 웃는 아이들을 꾸짖어 주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요? 인간적인 아이들이라면 넘어진 친구를 일으켜 주고 걱정을 해주어야 하는게 아닐까요?

 

"다친데 없니?"

"어쩌다가 그랬니?"

 

다같이 함께 걱정해주고 위로해 주는 학급분위기 속에서는 왕따라는 것이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급식을 받다가 국을 쏟거나 밥그릇을 엎는 일이 발생해도 요즘 아이들은 남의 일을 즐기는 듯한 자세로 가만히 쳐다보기만 합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먹던 음식을 계속먹습니다.

 

걸레나 쓰레받기, 빗자루를 가지고 와서 뒷정리를 하는 아이들은 드물다는 말이죠. 나는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아이들의 반응을 특별히 유심히 살핍니다. 누가 나서서 도와주는가를 아주 세밀하게 살펴둡니다. 도움을 주는 아이들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도록 특별히 신경써서 반드시 보상을 해줍니다. 

 

     

가슴이 따뜻한 인간적인 학생이 많은 학급은 사고도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일어난다고 해도 뒷수습이 쉽습니다. 불우한 환경에 있는 아이일수록, 소심한 성격을 가진 아이일수록 따뜻한 교실 분위기를 원합니다.

 

성격탓이 아니더라도 인간은 누구나 다 따뜻하고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좋아할 것입니다. 요즘은 6학년만 되어도 교사에게 반항하고 덤벼드는 경우가 자주 일어납니다. 그만큼 아이들의 심성이 거칠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심지어는 교사의 말에 딴지를 걸거나 대놓고 비아냥을 퍼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 교사 자신이 스스로 흥분하여 아이에게 감정을 폭발시키는 것은 옳지 못한 태도가 될 것입니다. 냉정한 태도로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말이 그렇지 사실은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문제아를 지도할 때 꾸중이나 징계는 크게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나는 교실에서는 칭찬과 인정, 격려와 상찬이 꾸중과 질책보다 앞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교사는 엄함과 따뜻함을 동시에 가진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위기를 동시에 풍긴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이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어서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도 합니다. 농담을 하다가도 교사가 말을 끊거나 얼굴 표정을 바꾸면 그 순간부터 정적이 흐르도록 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교실은 따뜻한 기운이 넘쳐나는 곳이어야 합니다. 특히 초등학교 교실은 더욱 더 그렇게 되어야할 것입니다. 질서가 잡힌 가운데 자유로움이 넘치고, 따뜻함과 사랑이 넘치는 학급 분위기가 존재할 때 아이들은 학교에 오고 싶어 할 것입니다. 집에 갈 때는 하루의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해주고 웃으면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 더욱 더 좋을 것입니다. 우리 반에서는 아이들이 집에 갈때 마지막 인사를 한 뒤에 교사를 쳐다 봅니다.

 

 

제가 엄지 손가락을 들고 있다가 옆으로 눕히면 우리 아이들은 일제히 손가락으로 딱딱 소리를 내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6학년이라고 해도 아직은 귀여운 구석이 있으므로 두손을 들고 손을 반짝이는 동작으로 흔들며 노래를 부르도록 합니다. 쑥스러워 하는 아이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즐거워 합니다. 

 

(아이들, 노래로)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

(깜쌤, 웃으며 말로 ) "뭘 또 만나?"

(아이들, 노래로) "지금은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깜샘, 짖궂게 말로) "또 만날까봐 겁난다. 욘석들아"

   

그래도 아이들은 내일 또 만나야 된다며 아우성을 칩니다.

 

 

그런 뒤 가벼운 농담을 하나 던집니다.

 

"드라큘라 아니?"

"예!"

"드라큘라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이 누구지?"

"모르는데요. 누군데요?"

"누구긴 누구야. 목에 때낀 사람들이지."

 

아이들은 모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순간적으로 웃음을 터뜨립니다. 그럴때 한마디 덧붙입니다.

 

"오늘 체육시간에 목부분에 땀을 너무 흘린 사람들은 안심하기 바란다. 드라큘라도 피해갈테니까 말이다. 그렇지만, 좀 씻고 다녀라."

 

 

 

가끔 짧은 농담을 던져 보시지요. 아이들은 집에 가는 마지막 시간까지도 목을 빼며 기다립니다. 오늘은 우리 선생님이 무슨 재미있는 짧은 이야기를 들려 주실까 싶어서 말입니다. 첫시간도 이런 식으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어리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