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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여행기/05 유럽 남동부-지중해,흑해까지(完)

루마니아, 로메이니어 15

by 깜쌤 2006. 3. 16.

루마니아 역사속에는 미치광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지도자가 여러명 등장했었다. 그 대표적인 인물이 차우세스쿠(=차우체스쿠)이다. 김일성과 형님 아우 할 정도의 친분을 유지했었다는 그가 평양의 주석궁에서 영감을 얻어 짓기 시작한 것이 인민궁전이라고 하는데......

 

 

인민궁전 정면으로 똑 바로 난 길 한가운데 통일광장이 자리잡았다. 그 광장 한가운데는 대단한 규모의 분수대가 있다. 그 옆으로는 루마니아 최고의 번화가가 나름대로의 영화를 자랑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우리 한국회사들 광고판이 자랑스럽게 붙어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분수를 봐왔지만 이렇게 큰 대규모의 분수시설을 보는 것도 드물지 싶다. 통일광장 한가운데는 분수에서 뿜어올리는 물이 찬란한 무지개를 만들어 준다.

 

 

엄청나게 규모를 크게 해서 조성한 것 까지는 좋았지만 누가봐도 관리상태가 부실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다.

 

 

이런데 돈을 허비하지 말고 산업발전을 위해 투자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하지만 이것이라도 만들어두었으니 나같은 어리버리한 여행자가 꼬이는게 아닐까 싶다.

 

 

 

저기 낯익은 저 회사 이름은 누구였던가?

 

 

 

 

 

 

 

광고판을 자세히 보면 일본계 회사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쯤에서 퀴즈를 하나 내어 보자.

 

문제1. 다음에서 밉지 않은 사람을 한명만 골라보시라.

 

1) 이치로

2) 2치로

3) 27로

4) 275

5) 이75

 

위에 든 5명이 모두 밉다고 한 당신, 당신은 애국자이므로 지금 즉시 배낭을 매고 루마니아를 다녀오시기 바란다. "열심히 정답을 맞춘 그대, 떠나라"

 

 

"앞으로 275년 동안 이치로 같은 인간은 한국땅을 밟지 못하도록 해주자.

정말 앞으로 275년간은 그 인간이 한국을 밟지 못하도록 해주자."

 

오늘도 한국 야구는 일본을 2대 1로 이겼다. 말이 났으니까 말인데 사실 우리 회사들이 전세계에서 일본을 이기는 날, 우리는 세계 최고의 강국이 되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한국 회사들은 모두 분발하시기 바란다. 어떤 일이 있어도 일본에게만은 이겨야 한다. 우리를 분단의 비극으로 몰아넣은 원흉 가운데 하나는 일본이 아니던가?  

 

 

 

어찌보면 차우체스쿠도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사실 독재자들의 능력은 보통이 넘는다고 보아야 한다. 권력을 틀어쥔채 남으로 하여금 충성을 다 바치게 하는게 어디 쉬운 일이더란 말인가?

 

 

 

이제 우리들은 인민궁전을 향해 걸어갔다. 이 궁전을 실물로 보는게 내꿈 가운데 하나였었다. 저 멀리 인민궁전의 한쪽 모퉁이가 모습을 내비치고 있다.

 

 

 

이제 거의 전모를 드러냈다. 엄청나게 넓은 도로 양쪽으로는 똑같은 모습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부하들에게 나눠주기 위해 선심용 아파트로 만든 건물이 상당수라고 한다.

 

 

괴물처럼 웅크리고 앉은 건물이 약간은 괴기스러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렇거나 말거나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평화롭게 보였고.....

 

 

거리 양편으로 자리잡은 호화 아파트들의 모습이다. 이런 식으로 수백채를 지었던 모양이다.

 

 

 

 

드디어 정면에 도착했다. 이 인민궁전은 미국 국방부건물인 펜타곤에 이어 세계 두번째 크기란다. 단일건물로 그렇다니까 할말이 없다. 정면길이 270미터, 높이 84미터라고 한다. 그 정도 높이면 일반 아파트 27층이나 28층 정도의 높이가 아닐까 싶다.

 

그것만 있으면 놀라지 않을 것이지만 지하로도 90여미터 내려가 있다니까 어안이 벙벙해진다. 핵전쟁 대비용 건물은 아니지 싶은데...... 이 건물 속에 들어있는 방의 수만해도 약 3000여개쯤 된다니까 할말이 없어진다.

 

 

건물 앞 도로를 지나면 이런 모습의 건물들이 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민궁전은 미완성 건물이라니까 이를 어쩔까나.....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 나도 참 웃기는 사람이다.

 

 

방금 우리가 걸어온 통일거리 양쪽에 자라잡은 건물들이다. 이 길을 따라가면 분수대가 즐비한 통일광장이 나오는 것이다.

 

 

차우세스쿠!

그는 누가봐도 참 대단한 공사를 했다. 현대판 진시황 같다. 결국 자기부인 엘레나와 함께 분노한 인민들 총에 맞아죽었으니 할말이 없게 되었다. 1989년 12월 25일 저녁의 일이었다.

 

 

이 거리에는 대우회사의 차들이 즐비했다. 정부 시설물들이 가득 들어찬 거리에 국산 자동차들이 줄을 이어 서있으니 괜히 내가 우쭐해졌다. 그런데 대우 회사를 정치논리로 말아먹은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던가? 대우 회사 경영진들도 실수를 했겠지만 거기에 붙어 배를 불린 사람들은 오늘도 뻔뻔스레 잘만 다니는 것 같다.

 

  

한 관공서 건물 앞에는 모조리 대우 누비라로 채워져 있었다. 동부유럽에서 대우라는 이름은 굉장한 메리트를 갖는 모양이다.

 

 

우린 인민궁전을 한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안쪽 출입은 금지된 모양이다. 그래서 겉으로 한바퀴를 도는 것이지만 걸어가는 거리가 굉장했다.

 

 

담장이 건물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한바퀴를 다 돈 우리들은 지도를 보고 다시 역을 향해 걸어가기로 했다. 엄청 멀었다. 그래도 죽을동 살동 모르고 걸어야 했다. 남아있는게 시간이니 택시를 탈 일이 없는 것이다. 걸어오다가 본 루마니아 인민들의 생활모습은 평화스러움 그 자체였다.

 

 

어리

버리